여자는 두번 울지 않는다
시드니 셀던 지음 / 북앳북스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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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결혼을 약속한 한 여자가 남자의 갑작스런 배신으로 버림받는다. 남자는 한 여자와 그녀의 아버지를 배경으로 삼아 권력과 야망을 향해 나아간다. 버림받은 여자는 남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서서히 그의 몰락을 계획하고 실행해간다. 결국에는 그에게 복수하지만 실은 그게 그녀의 몰락이다. 이런 '뻔한' 내용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엮은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여기에는 권력과 음모, 여자, 돈 등 다양한 요소들이 들어 있다.

미국은 문화적으로 우리와 많이 다른 면을 가지고 있다. 개방적인 성, 살인이나 폭행 등의 빈번한 묘사, 게다가 부도덕하거나 무능력한 대통령을 소재로 해서 영화나 소설을 만들어 내는 것도 흔하다. 이 작품에서도 주지사를 거쳐 대통령이 된 후에 여전히 복잡한 여자 관계를 보여주는 남자가 있고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겉과 속이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남자가 있으며 권력과 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남자가 있다. 우리의 정서와는 많이 다른 부분이 있고, 소설의 소재로 인정하고 덮어두기에는 종종 꺼림칙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너무도 흔해 보이는 내용이라서 감동적이거나 흥미롭거나 재미를 느끼기에는 뭔가 아쉽다. 어느 정도 생각을 해보면 범인이 누구인지 쉽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 완벽한 미스터리로 보기에도 부족한 점이 많다.

게다가 한 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은 미리엄의 죽음이다. 원본에서는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앞부분에서 미리엄은 올리버와 만나서 엑스터시를 마신 후에 죽는 것으로 되어 있다. 결론에서는 피터 테이거 비서실장이 그녀에게 약물을 잘못 사용했다고 되어 있다. 미리엄과 올리버가 만나는 것이 아니라 미리엄과 '그'가 만나는 것이 아닐지? 이것이 작가의 실수인지 역자의 오역인지 독자의 부족한 이해력인지는 알 수 없으나, 미스터리 소설답게 멋진 미스터리를 남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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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미 유어 드림 -상
시드니 셀던 지음, 정성호 옮김 / 북앳북스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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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본절판


시드니 셀던의 소설을 처음 접했던 것이 고등학교 1학년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 추리 소설을 좋아했지만 읽을 것이 없었기에 친구에게 책을 빌렸었고, 표지도 찢겨나간 너저분한 상태의 책이라서 제목이나 작가를 전혀 알 수 없었다. 단지 본문 아래쪽에 적혀 있던 제목이 <벌거벗은 얼굴(naked face)>이었고, 단순한 추리 소설로 알고 읽었지만 훗날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었음을 알고 그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살려 기억하고 있다.

시드니 셀던의 소설은 읽는 이를 집중시키는 매력이 있다. 전체적으로 단순하거나 빈약한 내용을 보이지도 않고, 복잡 미묘한 심리를 그려내고 시간을 거슬러 오가는 구성은, 마지막에 가서 작품의 전체적인 틀을 이해하게 해준다. 즉, 제목이나 평론만으로 대략적인 내용을 짐작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읽은 후에야 비로소 결말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옮긴이의 머리말과 표지에 있는 추천사 등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읽는다면 흥미가 반감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섣부른 평가는 금물이다. 추리 소설이나 미스터리 작품에 익숙하고 관심이 많은 이라면 책의 도입부에서 언급되는 내용들과 서두를 읽은 후에 어느 정도의 짐작을 하게 되고, 그 예측이 맞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 권의 책으로 나누어 번역되어 있지만, 실제로 우리가 기대하는 미스터리는 전편(상권)에서, 그것도 일찌감치 끝나버린다. 정말 그럴까? 절반은, 사실이다. 하지만 하권에서 약간은 지루한 듯 진행되는 법정 상황이 전개된 후에 결말로 이어지는 부분은 우리를 다시 당황시키기에 충분하다.

살인 사건을 다루는 내용에 대해서 '재미'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은 분명 잔인할 수도 있겠으나, 소설이라는 작품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 책은 분명 재미있다. 옮긴이의 말처럼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 그것은 거짓이 아니다. 숀 코너리의 '함정'에서 볼 수 있는 반전을 예상하게 되고 시고니 위버의 '카피 캣'과 안소니 홉킨스의 '양들의 침묵'에서 보이는 잔인한 살인 사건을 경험하며 '타임투킬'의 감동적인 판결을 그려내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느낌은 각자의 몫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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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대박 모르면 쪽박
박현철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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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신문에 연재했던 내용을 정리하고 보완해서 구성한 이 책은 주식 거래에 필요한 다양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최근에 출간되는 대부분의 서적들이 차트나 그래프와 같이 과거의 자료를 분석하여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는 기술적 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에, 이 책은 기술적 분석이나 기본적 분석에 관계없이 저자의 경험과 주식 시장의 전통적인 격언을 토대로 해서 투자의 기초를 제시하고 있다.

흔히 주식에 관한 책을 읽기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다행히 이 책은 만화로 되어 있어서 빠른 시간 내에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책은 주식에 관한 기본적인 개념을 알고 있는 초보 투자자가 실수하기 쉬운 부분들을 골고루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권할만하다. 증시 격언, 기술적 분석, 심지어는 세력주에 대한 이야기까지 설명하고 있는 책은 찾아보기 드물다.

다만, 모든 책이나 전문가의 조언이 그렇듯이, 주식 투자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공개된 사실을 100% 받아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이 책의 내용 역시 그대로 믿고 따르기 보다는 여러번 읽어서 자신만의 원칙과 기법으로 받아들인 후에 실전에 응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다만, 이 책은 기술적 분석이나 매매 형태에 대한 자세한 이론을 다루고 있지 않으므로 좀 더 자세한 이론을 배우려면 다른 서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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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랩소디 3 (반양장) - 죽지 않는 선장 폴라리스 랩소디
이영도 / 황금가지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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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계속해서 이어지는 서평)

국문학을 전공한 작가는 작품에 쓰는 어휘에도 많은 노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롱 레인저(무장정찰병), 핸드건(총), 패스 파인더(여행 안내자), 패신저(여행자), 자유호, 서 소사라(소사라 경)... (사실 한글로 표현하면 때론 우습고 유치해진다.) 한글과 영어, 그리고 근원을 알 수 없는(마치 독일어를 연상시키는 단어까지) 어휘의 사용에는 어느 정도의 절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윈디어(windeer)를 '바람 사슴'이라는 우스운 말로 만들고(굳이 이렇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좀 '할머니호'라고 하기 보다는 더 품위있게(또는 작품답게) 보이려고 그랜드마더호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왜 '자유'호는 freedom이나 liberty로 표현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면 독자는 할말이 없지만, 그저 격을 높이기 위한 외래어(또는 알 수없는 말들)의 혼용과 남용이라면 한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작가는 상상력과 창조력을 통해 너무도 멋진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은가. 환타지 분야의 게임과 소설이 많은 일본풍의 작명법, 외래어 도입 방법이 국내 환타지에도 너무 당연한 듯이 퍼져 있다면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짧은 시간 안에 작품을 써야 하는 부담'이 작용해서인지, 혹은 '주제의 부각을 위해서는 다른 사소한(?) 소재와 구성 요소들을 무시해도 된다'는 주관 때문인지, 너무도 성급하게, 치밀한 계획없이 써내려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작가가 한 작품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그의 사상과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는 외에도 재미와 흥미를 줄 수 있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좀 더 독자의 입장에서 세세한 부분을 되돌아보는 관점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랬더라면 굳이 종교적인 측면에서 주님을 언급하면서 인간의 '존재'를 부각시키거나 현실과 비슷한 날짜와 시간의 개념을 도입하면서 명칭을 약간 바꾸는 식으로 어설픈 변형을 주려는 시도도 없었을테고 주제와의 연관성이 떨어져 보이는 하이마스터라는 창조물을 끌어다 마지막 권에서 급격히 결론을 내리는 식으로 억지를 부릴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그 넓은 제국이 다름 아닌 도시 국가에 불과하고 남해의 영역이 때로는 너무도 먼, 때로는 하루만에 갈 수 있는 고무줄식 거리라는 논리적이지 못한 창작은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소설에서, 그것도 '생각대로 제멋대로 될 수 있다'는 인식이 되어 있는 환타지에서 이런 논리를 기대하는 것 자체에 논리적인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도 비평가도 아닌 무지한 독자의 입장에서 이런 지적을 하는 자체가 실제로는 작품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임을 작가는 기억해야 할 것 같다.

결론... 이 평가는 이 책을 흠집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에게 전체적인 구성과 문학성에 비해 부족한 세세한 요소와 소재에 대한 보완이 필요함을 건의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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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랩소디 2 (반양장) - Royal Blood's Gift 폴라리스 랩소디
이영도 / 황금가지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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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권의 서평에서 이어짐)

사실, 이 작품은 환타지임에도 진정한 환타지다운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환타지라는 것이 단순한 '허구'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그런 점에서 모든 소설은 환타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용, 중세의 기사, 마법과 같은 소재들을 갖춘다고 해서 모두 환타지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독자들이 기대하는 환타지에는 다양한 소재 외에도 그 소재를 적절히 조화시켜 만들어내는 재미와 흥미가 분명 필요하다.

예를 들어, 최근에 인기를 끌었던 '해리포터' 시리즈는 전체적인 주제와 문장의 수준을 평가하기에 앞서, 다양한 소재를 적절히 배치시켜 필연성을 통해 결과를 이끌어내는, 상당히 평범하면서도 자연스럽게 결론으로 이어지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 책은 다양한 소재만을 접목시켜서 그때그때 이끌어내고 분산시켰다는 외에는 별다른 반전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정치, 종교, 철학 등 다소 난해한 주제들을 연결시킴으로써 환타지라는 분야를 억지로 끌어맞춘듯한 느낌을 준다. 중세의 기사들이 등장한다고 해서 환타지가 되어야 하는 법은 없다. 굳이 끌어다맞춘다면 '중세를 배경으로 다양한 사상과 주제를 끌어다맞춘 모험 소설' 정도로 평가해야 할 것 같다. 바로 이런 내용이 환타지라면 틀린 평가는 아니지만 말이다.

또한, 이 작품은 읽는 이에게 짜릿함을 주는 요소가 없다. 소설이란 것이 그저 되는대로 끌어다맞추면 될 뿐이라고 여길 정도의 작가는 분명 아닐진대, 그런 요소들이 보인다는 것은 아직도 작가의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런 요소는 인물의 성격, 사건의 전개, 필연 관계, 소재의 선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볼 수 있다. 키 드레이번이 잡히자 느닷없이 배가 도착한다. 마법의 힘을 빌어 빨리 왔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탑에서 자리를 지키면서 감시하던 대사(뱀)는 키 드레이번의 한 방에 패하고 물러난다. 그 이유는 굶어서 힘이 없기 때문이다.

훌륭한 가정에서 태어난 율리아나 공주는 책을 좋아하고 활발한 성격이다. 그녀는 모르는 것이 없다. 정치 흐름은 물론이고 철학적인 주제에도 쉽게 답을 내릴 수 있다. 게다가 웃음 한번에 모든 사내는 사랑에 빠진다. 평생 노예로 노를 젓던 오스발은 초반에 힘없이 쓰러지는 등 별볼일 없는 인물이지만 공주를 구출한 이후에 점점 더 똑똑해지고 마음이 넓어지고 못하는게 없는, 죽음도 두려워않는 이 세계의 왕이다. 그는 악마이니까. 등장부터 무력하고 빈약한 모습을 보이던 휘리는 언젠가 공주로부터 깨달음을 얻은 후에 표현력과 사고력이 몇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제국의 새로운 공적이 된다. 그리고는 우습게도 불에 휩싸여 죽는다. 키 드레이번에게서 궁극적인 질문의 답을 얻기 위해 그와 함께 하는 마법사 세실은 결국 주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진다... 그 밖에도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어설프고 불안전하게 얽혀 있다.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했기에 그의 문체에 대한 느낌을 단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다만 흔히 보이는 말장난 같은 표현과 비약적인 문장, 그리고 심오한 의미를 담으려고 하지만 결국에는 너무 가볍게 보이는 것으로 끝나는 글이 많다. 율리아나 공주와 오스발, 파킨슨 신부와 데스필드, 키 드레이번과 세실, 퓨아리스 성하와 플로라, 심지어는 해적 선장들 간의 대화 등 어디에서도 이런 문장을 쉽게 볼 수 있다.

뭔가 의미를 주려고 하지만 결국에는 그것이 문장을 난해하고 가볍게 만들어 오히려 가치를 떨어뜨린다. 작가의 의도가 어찌했던 종교관, 정치관, 철학적인 심오한 주제들을 모두 묶어서 넣으려고 했던 것은 다소 무리한 욕심이 아니었을까 한다. 이 책이 철학을 다루거나 선문답 형식으로 주제를 찾는 교양서가 아니라면 이런 방식은 분명 무리가 있다. 더욱 아쉬운 점은, 이런 것들이 작품의 결론으로 향해가는데 그다지 영향을 주지도 못한채 흐지부지 사라져버리는 점이다.

(서평이 길어서 다음 책에 계속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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