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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 없이 살아보기 - 삶의 기적을 이루는 21일간의 도전
윌 보웬 지음, 김민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도 실패다. 하루 24시간 단 한번도 불평을 하지 않고 작은 것에 만족하고 소중함을 느끼고 깨달으며 살아가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심지어는 가까운 가족에 대해, 우리는 항상 크고 작은 불평을 하며 산다. 그 불평이 상대방에 대한 "불만"이든 불특정 다수나 개인에 대한 "비판"이든 불평은 우리 삶에 꼭꼭 숨어서 떠나려 하지 않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내가 삶의 가치관으로 정한 것은 가족의 화합과 긍정적인 삶의 자세였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마법과도 같은 말이 농담이 아님을 깨달아가며, 그러나 살아가는 순간에서 불평하고 불만을 갖고 비꼬고 비난과 비판을 일삼으며 살기 보다는 가급적 이해하고 배려하고 포용하는 마음을 갖고 사는 것이 짧은 인생을 대하는 자세임을 생각했기에, 항상 감정을 드러내거나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자 노력하기로 했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나 대상을 발견할 때의 기분은 보물을 캔 듯한 느낌이다. 이 책이 그랬다. 생각은 할 수 있지만 겉으로 불평을 드러내지 않고 21일동안 살아보면 삶에 변화가 찾아온다는 주제로 글을 써내려간 저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성공담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불평없이 살아보기"를 실천해오며 성공적인 삶의 모습과 자세를 가르치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책과 함께 주어지는 보라색 고무밴드를 한쪽 손목에 찬다. 그리고 아무런 불평없이 21일을 살아본다. 한번이라도 불평을 하면 고무밴드를 빼어 다른쪽 손목에 차고 다시 처음부터 21일을 시작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이 일을 성공적으로 마치기까지 4개월에서 8개월정도가 걸린다고 하니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그 정도의 기간 동안 자신을 절제하고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작은 것을 소중히 하며 삶에 대한 애착을 갖고 주변을 돌아보며 함께 살아감을 깨닫는다면, 당연히 인생에도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은 너무도 뻔한 결과가 아닐까?
저자는 네 단계로 나누어 진행할 것을 권한다. 첫째는 의식하지 못하고 불평하는 단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자신은 불평임을 느끼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불평과 불만을 토해낸다. 때로는 자신에게 때로는 타인에게, 불평은 우리 삶에 숨어 있는 윤활제처럼 너무도 자연스럽다. 저자는 이에 대해 "불평을 하는 이유는 이득을 취하기 위함"이라고 하며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상대방에게 불평을 이야기 함으로써 동정과 관심을 얻고 자신이 싫은 일을 상대방이 인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가 설득했음에도 스스로 죽음을 믿고 확신하여 죽은 사람의 이야기는 너무도 섬뜩하고 마음이 아프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내뱉는 많은 불평이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부정적 신호를 주어 삶을 더욱 힘들고 아프게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불평의 두번째 단계는 의식하면서 불평하는 단계다. 이제 어느 정도 노력을 했다면 불평을 하고 있다는 자신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습관은 남아 시도때도 없이 불평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족이나 타인에 대해 불평하며 변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자체도 하나의 불평이며, 실은 타인의 변화를 바란다면 먼저 스스로 변해야 하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한 가지 기교를 제시하는데, 불평을 하는데 있어서 머리로 하는 생각은 불평이 아니라는 것이다. 생각으로 하는 것은 인정하고 밖으로 내뱉는 말에 대해서만 불평이라고 하니, 불평스러운 말을 줄인다면 두번째 단계에서 뛰어넘는 것도 가능할 듯 싶다.
세번째 단계는 의식하면서 불평하지 않는 단계다. 즉 불평의 습관은 남아 있으되 의식적으로 불평을 하지 않으려고 자제하는 것이다. 이를 넘어서면 마지막 네번째 단계인 의식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네 단계를 완성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을 듯 하다. 나는 불평을 하지 않고 살려고 노력하고 가급적 말을 줄이려고 하니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불평을 하는 삶이 나 자신을 더욱 불평스러운 인생으로 몰아감을 깨닫고 작은 일상에 만족하며 타인을 인정하고 공존하려는 노력을 깨달을 수 있었다는 것은 내게는 큰 선물이다. 그저 평범하고 습관에 젖은 삶의 자세에서 벗어나 변화를 시도하는 자체가 충분히 의미있는 인생의 시작인 셈이다.
이 책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나온다. 내 경우도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짜증나고 화나는 일이 많다. 저자는 어떤 마을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행복하면 경적을 울리세요"라고 말한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다. 마음 속에 가득한 불평과 불만을 떨치고 긍정적인 생각과 작은 행복, 현실에 대한 만족을 느낄 때 우리의 인생 자체도 달라지기 시작함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
불평제로 캠페인 사이트 http://www.complaintze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