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전쟁 - 세계 최강 해군국 조선과 세계 최강 육군국 일본의 격돌 우리역사 진실 찾기 2
백지원 지음 / 진명출판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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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잘 알려진 임진왜란이, 사실은 축소 왜곡된 기록도 있음을 꼬집어 조선과 일본의 전쟁인 조일전쟁이라 해야 옳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역사를 전문으로 하는 학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다양한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흔히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들춰내고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인간적인 면과 조선의 해군력에 대해 소개하는 과정은 놀랍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우상을 가지고 있고, 그 우상의 이미지가 깨어질 때 허탈감과 상실감을 맛보게 된다. " 삼국지의 내용을 예로 들어 제갈공명의 허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도 인간적인 측면에서 접근하여 솔직하게 정리하려는 의도는, 실은 이순신을 폄하하거나 욕보이려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만 드러나는 조일전쟁의 실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역사를 바로 배우고 인식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이며 나가서 그와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지금을 사는 우리가 어떤 자세를 가지고 현실을 맞을 것인지에 대한 간접적인 답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1. 들춰보기

책을 펼치면 저자의 막되먹은(?) 표현에 가끔 당황스럽다. "등신같은 임금 선조", "일본애들", "역사 책은 왜 보셔?" , "무식의 표출에 다름 아니다", "그냥 쳐먹고 놀다가 조청전쟁 때 또 거지가 되냐?" 조선 시대의 인물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가끔 던지는 적나라한 표현은 때론 당황스럽고 때로는 그 재치있는 표현에 웃음이 난다. 그러나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느끼지 못하고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바라보는 이의 시각에서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를 매력적인 표현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좀 더 객관적이고 차분한 의도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은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저자는 조선의 역사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갖고 강한 어조로 역사를 비판하고 있는 개혁적인 자세를 드러내 보인다. 한 때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자랑했던 조선이 지금에 와서 뒤지고 또 일본 등에 침략을 받아 지배당했던 것은 모두 어리석은 임금과 권력욕에 집착한 신하들로 인한 뻔한 결과라는 것이다. 조일전쟁 역시 어쩔 수 없이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과정이었고, 그나마 이순신 장군과 같은 위대한 인물과 백성들을 중심으로 하는 의병 활동이 있었기에 가까스로 이겨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 나라의 날씨와 명의 지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소개한다. "무능하고 비겁한 임금과 한 번도 실전을 경험해보지 못해 제대로 된 전술 하나 없이 우왕좌왕하는 장군들과 신료들, 훈련이라고는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하고 겁만 많은 오합지졸의 군사들, 썩어빠진 지방 수령과 아전의 수탈에 시달려 나라에 대한 원망만 있고 애국심이라고는 쥐뿔도 찾아볼 수 없는 백성들, 아무리 봐도 당시 나라를 지킬 인물이 없었다." 이것이 저자가 바라보는 당시의 조선 상황이다. 지금과는 얼마나 달랐을까?
 
625와 현실 정치에 대한 저자의 견해도 엿볼 수 있다. "조선의 경우와 비슷하게 도망가고 비겁하게 뒤에 숨은 지도자들, 나라를 빼앗으려는 외세에 밀려 결국 양분되어 버린 조국이다." 저자의 표현이나 견해가 모두 맞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조일전쟁을 통해 역사를 돌아보며 그리고 지금의 현실을 살펴보며 느끼는 바는 분명하다. 조일전쟁에서 힘을 발휘한 의병들의 활약은 오늘날과 같이 어떤 목표를 위해 힘을 모으는 국민들의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 결국 나라를 살리는 것도 민족을 이끌어 가는 것도 미련하고 이기적인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라 나라를 진정 위하고 보존하려는 국민들에게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조일전쟁의 대략적인 상황을 소개하고 인물들을 평가하며 전쟁 당시의 상황을 묘사하거나 전쟁의 경과, 의병 활약상, 각종 화기 및 해군력, 그 밖의 내용들을 차례대로 정리하고 있다. 이는 저자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다양한 역사 서적 및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니 만큼 우리가 미처 알 수 없거나 알 지 못했던 사실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자료라 할 수 있다. 특히 조선의 해군력이 전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것이었음에도 임금과 신하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없었고 여러번의 외세 침입을 겪었음에도 당쟁과 권력욕에 물든 신료들의 이기적인 태도로 결국 백성들만 힘들게 생활했고 국력도 저하되어 지금에 이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란 것이 결국 그들 자신만을 위한 것임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손꼽히는 영웅으로 존경받는 이순신 장군에 대한 해설도 색다르다.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과 경쟁 상대였던 원균, 권율, 유성룡, 그리고 심지어 토요토미 히데요시 등의 일본 장군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을 싣고 있는 것은 이순신 장군을 폄하하거나 낮추려는 의도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인간적 면모를 이해함으로써 영웅시되어온 장군의 일생과 모습을 좀 더 깊이있게 이해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영웅시를 통한 정치권의 교묘한 동일선상의 비교 시도를 배제하자는 것이다. 즉 이순신 장군의 우상화가 문제가 된게 아니라 그를 자신과 동일시 하려는 정치인들의 의도를 배척하자는 것이다. "병약했던 이순신은 육체적 질병으로 거의 매달 앓아 누웠고, 알 수 없는 운명 앞에서는 초조하여 점을 쳤으며, 가족의 안부에 노심초사했고, 피붙이를 잃은 슬픔으로 통곡했던 약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의 인간적 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묘사가 아닌가.

이런 내용도 있다. "두 사람은 공을 다투었던 것이다. 이순신이 원균을 따돌리고 몰래 혼자 장계를 올려 자신과 자신의 부하들은 모두 포상받았으나, 반대로 원균과 원균의 부하들은 공이 적어 포상받지 못했던 것이다. 여기서부터 둘의 틈이 갈라진 것이고, 사실 그 최초의 잘못은 원균이 아니라 이순신에게 있었다." 저자는 원균이 간신으로 비춰지고 이순신과 사이가 좋지 않게 평가받는 것에 대한 근본적 이유를 조심스레 밝히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당시 임금이었던 선조에게 책임이 있다. "선조의 공신 책봉에 대해, 목숨을 걸고 싸운 인물들은 겨우 18명이 포상되었고, 전장에서 멀리피해 있으면서 밤에 발 뻗고 편히 자빠져 잔 인간들은 선조를 수행했다 하여 6배나 더 포상한 것이다." 근현대 정치사에 있어서도 조국과 민족을 위해 봉사한 사람들보다는 지도자의 측근으로서 행동한 이들을 보상하고 포상하는 것은 이전부터 이어온 수치스러운 과거일 것이다. 물론 측근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겠으나 정말 모두를 위해 필요한 삶을 살아온 이들을 소외시키는 정책이 결국은 지금까지의 많은 어려움과 고난을 만들어온 것은 아닐까. 그런 어리석음으로 인해 유능한 인물은 소외되고 나라는 항상 어려움에 처했으니 훌륭한 지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사실 두말할 필요가 없는 진리가 아닌가.

행주대첩이 아낙네들의 행주치마에 돌을 날라다가 던져서 이겼다는 내용이 허구라는 것, 기생으로 알려진 논개가 신안 주씨 가의 후손이자 진주성 전투를 지휘한 경상우병사 최경희의 부실이라는 것 등도 이 책에서 새롭게 접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언젠가 쓴 적이 있지만, 역사라는 이름으로 흔히 알려진 사실을 그대로 믿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다면 우리가 배워오고 알고 있는 사실이 때로는 진실에서 먼 것일 수도 있음을 느끼게 한다.

장군은 노량해전에서 전사했다. 백성과 병사들을 사랑하고 나라를 위한 마음이 지극하여 인간적으로도 매우 훌륭했던 이순신 장군은 오늘날까지 존경받기에 한 점 부족함이 없는 분임을 이야기하며 조일전쟁의 대략적인 결론을 정리한다. 그 과정에서 거북선의 실체와 조선의 해군력에 대한 해설은 막연하게 알려져 있는 조일전쟁에서의 이순신 장군의 활약상과 당시의 시대상을 간접적으로 짐작하고 이해하게 해주는 유용한 내용이다.

2. 평가

조선 시대는 중국에서 넘어온 학문으로 인해 실용적이지 않고 원론적인 이론과 가치관, 또 그를 바탕으로 하는 권력에 대한 집착이 넘쳐나며 다양한 분쟁과 문제를 만들어낸 시기이기도 하다. 비록 이 책은 조일전쟁, 즉 흔히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알려진 조선과 일본의 전쟁에 대해 기록하고 있지만, 실은 조선 시대에 근본적으로 존재했던 파벌 싸움으로 인한 시대적 어려움과 무능하고 책임감없는 군주에 대한 비판, 그리고 되풀이되는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 권의 책을 통해 당시의 여러 역사적 사실과 조일전쟁의 실상을 이해할 수 있고 그와 함께 흔히 알려지지 않은 여러 가지 사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때론 통쾌하고 때론 난처한 느낌이 들게 하는 저자의 문체는 서당에서 훈장님이 실감나는 말투로 들려주시는 역사 이야기처럼 머리 속에 깊은 인상을 남기곤 한다. 되풀이되는 역사를 겪지 않고자 우리는 어떤 자세로 오늘을 맞이해야 할까. 이 책이 작은 답을 제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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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 2010-05-11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불평 없이 살아보기 - 삶의 기적을 이루는 21일간의 도전
윌 보웬 지음, 김민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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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늘도 실패다. 하루 24시간 단 한번도 불평을 하지 않고 작은 것에 만족하고 소중함을 느끼고 깨달으며 살아가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심지어는 가까운 가족에 대해, 우리는 항상 크고 작은 불평을 하며 산다. 그 불평이 상대방에 대한 "불만"이든 불특정 다수나 개인에 대한 "비판"이든 불평은 우리 삶에 꼭꼭 숨어서 떠나려 하지 않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내가 삶의 가치관으로 정한 것은 가족의 화합과 긍정적인 삶의 자세였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대로 이루어진다"는 마법과도 같은 말이 농담이 아님을 깨달아가며, 그러나 살아가는 순간에서 불평하고 불만을 갖고 비꼬고 비난과 비판을 일삼으며 살기 보다는 가급적 이해하고 배려하고 포용하는 마음을 갖고 사는 것이 짧은 인생을 대하는 자세임을 생각했기에, 항상 감정을 드러내거나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자 노력하기로 했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나 대상을 발견할 때의 기분은 보물을 캔 듯한 느낌이다. 이 책이 그랬다. 생각은 할 수 있지만 겉으로 불평을 드러내지 않고 21일동안 살아보면 삶에 변화가 찾아온다는 주제로 글을 써내려간 저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성공담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불평없이 살아보기"를 실천해오며 성공적인 삶의 모습과 자세를 가르치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책과 함께 주어지는 보라색 고무밴드를 한쪽 손목에 찬다. 그리고 아무런 불평없이 21일을 살아본다. 한번이라도 불평을 하면 고무밴드를 빼어 다른쪽 손목에 차고 다시 처음부터 21일을 시작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이 일을 성공적으로 마치기까지 4개월에서 8개월정도가 걸린다고 하니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그 정도의 기간 동안 자신을 절제하고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작은 것을 소중히 하며 삶에 대한 애착을 갖고 주변을 돌아보며 함께 살아감을 깨닫는다면, 당연히 인생에도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은 너무도 뻔한 결과가 아닐까?

저자는 네 단계로 나누어 진행할 것을 권한다. 첫째는 의식하지 못하고 불평하는 단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자신은 불평임을 느끼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불평과 불만을 토해낸다. 때로는 자신에게 때로는 타인에게, 불평은 우리 삶에 숨어 있는 윤활제처럼 너무도 자연스럽다. 저자는 이에 대해 "불평을 하는 이유는 이득을 취하기 위함"이라고 하며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상대방에게 불평을 이야기 함으로써 동정과 관심을 얻고 자신이 싫은 일을 상대방이 인정하게 한다는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가 설득했음에도 스스로 죽음을 믿고 확신하여 죽은 사람의 이야기는 너무도 섬뜩하고 마음이 아프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내뱉는 많은 불평이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부정적 신호를 주어 삶을 더욱 힘들고 아프게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불평의 두번째 단계는 의식하면서 불평하는 단계다. 이제 어느 정도 노력을 했다면 불평을 하고 있다는 자신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습관은 남아 시도때도 없이 불평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족이나 타인에 대해 불평하며 변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자체도 하나의 불평이며, 실은 타인의 변화를 바란다면 먼저 스스로 변해야 하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한 가지 기교를 제시하는데, 불평을 하는데 있어서 머리로 하는 생각은 불평이 아니라는 것이다. 생각으로 하는 것은 인정하고 밖으로 내뱉는 말에 대해서만 불평이라고 하니, 불평스러운 말을 줄인다면 두번째 단계에서 뛰어넘는 것도 가능할 듯 싶다.

세번째 단계는 의식하면서 불평하지 않는 단계다. 즉 불평의 습관은 남아 있으되 의식적으로 불평을 하지 않으려고 자제하는 것이다. 이를 넘어서면 마지막 네번째 단계인 의식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네 단계를 완성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을 듯 하다. 나는 불평을 하지 않고 살려고 노력하고 가급적 말을 줄이려고 하니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불평을 하는 삶이 나 자신을 더욱 불평스러운 인생으로 몰아감을 깨닫고 작은 일상에 만족하며 타인을 인정하고 공존하려는 노력을 깨달을 수 있었다는 것은 내게는 큰 선물이다. 그저 평범하고 습관에 젖은 삶의 자세에서 벗어나 변화를 시도하는 자체가 충분히 의미있는 인생의 시작인 셈이다.

이 책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나온다. 내 경우도 자동차를 운전하다 보면 짜증나고 화나는 일이 많다. 저자는 어떤 마을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행복하면 경적을 울리세요"라고 말한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다. 마음 속에 가득한 불평과 불만을 떨치고 긍정적인 생각과 작은 행복, 현실에 대한 만족을 느낄 때 우리의 인생 자체도 달라지기 시작함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

불평제로 캠페인 사이트 http://www.complaintze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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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icahandbag 2010-07-2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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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밀레니엄 북스 99
한비자 지음, 김동휘 옮김 / 신원문화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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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한비자는

주周 나라의 분열로 혼란을 맞은 중국은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진秦에 의해 다시 통일을 이룬다. 흔히 말하는 춘추전국시대란 여러 제후국들이 공존하던 춘추 시대와 그 중 강자였던 일곱 나라(진, 한, 위, 조, 초, 연, 제)만이 살아 남아 경쟁하던 전국 시대를 합친 것이다. 그 중 한韓나라는 진晉이 조 한 위로 나누어진 곳으로, 특히 국력이 약했다고 한다. 그 한나라의 왕족 서자 출신으로 태어난 한비가 나라의 부흥을 위해 여러 가지로 연구한 끝에 자신만의 이론을 만들어 펼친 것이 바로 한비의 저서 "한비자"인 것이다. 한비자는 법과 원칙을 바탕으로 하여 훌륭한 임금이 되어 신하와 나라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비록 가치관이 혼재하고 전쟁이 흔하던 시대의 이론이지만 지금의 시대에서도 기업, 정치, 사회 등 여러 분야 뿐 아니라 대인 관계에도 적용해볼만한 내용들이 다양하게 들어 있어 최근에 한비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원래의 한비자는 상당히 어려운 책이다. 고전이라고 하면 따분하고 지루한 내용과 특히 중국 고전의 경우 한자로 된 내용을 어떻게 풀이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므로 편하게 접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이 책은 고전 한비자에서 필요한 내용만을 간추리고 요약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특징이 있다. 마치 흔히 볼 수 있는 처세술에 관한 책이나 탈무드의 여러 가지 우화나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때로는 깨달음을 얻으며 때로는 재미있는 일화를 통해서 삶의 가치관을 배워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에서, 중국 고전이라는 부담이나 어려움없이 한비자를 접하고 그 가치관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2. 내용

이 책은 모두 14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주제별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고 성격도 조금씩 다르며 구성 방식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십과편에서는 전해져오는 일화를 통해 어떤 가르침을 이야기하는 반면에, 그 다음의 고분편에서는 한비가 주장하려는 바를 명확히 전개한다. 설림상편 및 하편에서는 짧은 내용을 통해 의미있는 주제를 전달하려고 하기에 내용이 짧으면서도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군주(임금)가 지켜야할 사항들, 나라가 망할 징조(망징편), 조심하거나 따라야 할 내용들을 적절히 분류하여 정리했으므로, 책 전체로 볼 때 옳은 길을 따라 가며 나라(또는 기업)를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면서 그 반대로 해서는 안되거나 주의해야할 것들을 통해 반대 상황에 대한 예시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책에서는 역자의 짧은 평설을 통해 실제 각 주제별 내용이 어떤 논리나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 설명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내용이나 교훈뿐 아니라 실제 한비가 각 내용을 통해 정확히 어떤 것을 이야기하려 했고 어떤 의도나 상황에서 그러한 글을 썼는지에 대한 설명도 곁들인다. 예를 들어 고분편은 법과 술에 대한 가치관을 정리한 것으로, 왕이 인재를 등용하는데 있어 측근과 상의하지만, 이는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인물을 평가하는 것이 되어 잘못된 행동임을 이야기한다. 이런 고분편을 통해 한비가 한나라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한 울분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짧지만 한비의 재능을 잘 보여주는 의미있는 글이라고 하겠다.

세난편에서 진언의 어려움에 대해 적고 있다. 진언(상대방에게 어떤 주장을 펼치거나 전달하는 일)이 어려운 이유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알아내어 이쪽의 말을 그 마음에 맞게끔 하는데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중심으로 해서 대화를 해야 제대로 된 설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비는 설득의 위험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대화를 하는 방법을 이렇게 언급한다. "벼슬한 지 오래 되지도 않고 또 신임받고 있지도 않는데 있는 지식을 모조리 다 드러내 보이면 설사 자기가 말한 계획이 성공해서 공적을 올렸더라도 상을 받기가 어렵다. 더욱이 계획이 실패한다면 공연한 의심만을 받게 될 뿐 아니라, 말한 사람의 생명마저도 위태롭게 된다" 자신의 능력이 충분하다 해서 자신의 입지가 정확하지 않음에도 모든 것을 드러낼 경우 괜히 이용만 당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이처럼 세상에서는 말과 대화를 잘 풀어가는 것이 매우 어렵다. 세난편은 대화의 방법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주는 셈이다. "상대에 따라 말하기"라는 부분에서 특히 유용한 내용을 찾을 수 있다.

"역린을 건드리지 마라"에서는 "상대방이 나를 좋아할 때에는 옳은 말을 하면 금방 마음에 들어 더욱 가까이 하게 된다"고 한다. 즉 의견을 말하고 일깨워 주려거든 먼저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안 다음에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신하로서의 한비가 강자인 왕이 아닌 약자의 입장에서 쓴 내용들이라고 한다.

망징편은 나라가 망할 징조에 대해 나열하고 있다. 이는 꼭 한 국가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기업을 운영하거나 정치적인 상황에서도 이 모든 내용은 적용해볼만하다. 특히 "기회를 주어라"는 부분에서는 흥미로운 내용을 적고 있다. "아무리 벌레가 속을 먹고 틈이 크게 벌어져 있더라도, 실제로 부러지고 넘어지려면 강풍을 맞는다든가 호우가 내린다든가 하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망할 징조가 있는 것은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일 뿐 실제로 망한 것은 아니니 훌륭한 지도자가 나타나 그 분위기를 오히려 역전시켜 충분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음을 이야기하며 지도자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한다.

비내편의 "화는 사랑하는 자로부터"라는 부분에서는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을 이야기한다. 수레를 만드는 사람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를 바라고 관을 짜는 사람은 사람들이 빨리 죽기를 바라는데, 이는 전자가 착하고 후자가 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결국 각자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그리하는 것이니, 임금이 주의해야할 것은 자신이 죽을 경우에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른 부분을 살펴 간교한 무리들의 사욕을 억제할 수도 있다 하니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데 필요한 과정을 해결책을 곁들여 조언하는 셈이다. 역자는 이에 대해 "인간은 욕망에 의해 움직이고 그 대책이 바로 법술이다"고 한다. 이는 유가의 덕치와는 대비되는 것으로 한비의 사상을 유가에서 이단시하는 이유라고 한다.

설림상편 및 하편은 일화를 통해 교훈을 주고 있다. 관포지교라는 잘 알려진 일화의 경우에도 "결국 관중 같은 위대한 인물도 포숙의 도움이 있어야만 한다"고 적고 있다. 내저설 상편 및 하편은 임금이 신하를 다루는 방법과 조심해야할 일들에 대해 칠술과 육미로 나누어 설명한다. 외저설 역시 예를 들어 주장을 펼치는 내용으로, 의미있는 내용들이 많다.

오두편은 원칙적인 한비의 가르침이 잘 정리된 내용이다. "성인이란 옛 것을 본따 한결같이 변함없는 기준만을 고집하는 사람이 아니다. 성인이란 현재를 문제 삼아 그것의 해결을 꾀하는 사람을 말한다." 즉 "시대에 따라 모든 것은 바뀐다"고 설명한다. 세상이 변함에 따라 그 현실에 맞게 다스리고 정치를 해가는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인의만으로는 교화할 수 없고 시대와 상황에 따라 인의에 겸해서 무력이나 상벌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공이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죄지은 자에게는 용서 없이 벌을 주며, 상에는 명예가 따르고 벌에는 불명예가 따르도록 한다면 착한 사람이고 착하지 못한 사람이고 모두가 있는 힘을 다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원리원칙없이 재주껏 부를 쌓고 지위에 오르는 식의 세태가 있다"며 현실을 비판하고 아쉬워하기도 한다.

'변론의 폐해"에서는, 언변이나 의론에만 집중하면 정작 실천과 행동은 뒤따르지 못해 발전이 없으므로 현명한 사람은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일을 한다고 말한다. 오두편은 한비자 전체를 통털어 한비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도덕적이거나 인간적인 모습보다는 강력한 국가를 위해 지도자의 모습이 어때야 하고 이를 위해 신하와 어떤 관계를 가지며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백성들에게 어떻게 대하고, 어떤 가치관과 기준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옳음을 의미있는 문장으로 주장하고 있다.

3. 이 책은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원래의 고전 "한비자"는 중국 고전답게 상당히 길게 복잡한 내용으로 채워진 두꺼운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한비자에서 필요한 내용들만을 요약하고 발췌하여 누구나 부담없이 한비자라는 고전 명저를 접하고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게다가 역자가 주제별로 의견을 더하여 한비자의 가치관을 설명해주는 점도 특징적이라 하겠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한비의 일생과 한비자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한다. 중국 역사를 잘 모르거나 심지어 열국지 정도라도 읽지 않았다면 후반부에 나오는 소개를 통해 대략적인 흐름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참여했던 책 읽기 강의에서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고전이 어렵다면 요약판을 통해 그 개념을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고전을 모두 읽고 이해하는 것은 시간으로나 난이도면에서도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이럴 때 꼭 필요한 것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이한 책이라면,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딱 맞을 듯 하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원전 한비자를 접해보고 싶은 생각이다. 그러나 그 수준에 이를 때까지 이 책 "한비자"는 한비의 사상과 가치관을 이해하는데 길잡이가 되어줄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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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힘 2 -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이규태 지음 / 신원문화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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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나 뜻있는 선비가 회갑을 맞으면 흠모하는 많은 사람들이 뜻을 받드는 의미에서 병풍에 시구와 이름을 적어 백수를 축원했는데 이를 만인병이라 했다. 친지의 자제가 돌이 되거나 서당에 입학하면 천 명의 친지들이 각자 한 자씩 천자문을 써서 책으로 엮어 선물함으로써 면학과 장수를 축원했던 백수문이란 것도 있다. 공동체로서의 구심력을 잃고 됫박에서 흩어져 나간 콩알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인력을 잃고 사는 현대 사회에서 이 백수문이라는 정신 민속이 싱그럽도 새삼스럽기만 하다."

"신바람 나는 에너지를 가진 긍정적인 한국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한국인의 힘 2권은, 우리의 전통과 문화, 습속과 정신적인 유산에 대한 글을 모았다. 돌아가신 분에 대해 동네 부녀자들이 와서 함께 슬픔을 울어대는 풍습은 한국 여성들의 울음 속에 자신의 감정 분출을 대신하려는 의지와 남을 위해 울어준다는 감정의 나눔이라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기에 토착화되었는가 하면, 많은 말을 하지 않고도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 오가는 정감있는 행동과 대화법은 한국인만의 독특한 통찰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소개한다.

1권에서 한국인의 정서와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재기와 도약의 희망을 전하는데 중점을 두었던 저자는, 2권에서는 우리에게 남아 있는 정서와 예로부터 전해오는 풍습을 통해 과거의 전통을 돌아보고 이어가자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다양한 문화 유산(습속)을 짚어보며 자세한 설명을 곁들이고 있는 점은,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고 배우는데 있어서도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된다. 예를 들어 거문고의 발생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을 보자. 소리와 소리 사이의 묵음의 미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서양의 악기와 달리 독특한 특징을 가진 거문고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비교적 자세히 기술하는데, 누에고치가 뿜는 호르몬 수액을 잘 다듬어서 금줄로 만들었다거나 금줄의 수와 모양에도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가 담겨 있기에 가치있다는 것이다.

"밥상머리 예절"을 소개하는 부분도 재미있고 의미있다. 어른과 겸상을 하면서 밥을 먹고 반찬을 먹는 예절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욕심을 버리고 소박하게 사는 의미를 배웠다는 것이다. 포악한 연산군을 강희맹의 집에 의탁하여 키웠다 하니 그 법도와 기품의 엄격함이 고유의 예절을 만들어낸 것이다. "똑똑한 아이를 만드는 7태도"라는 내용에서도 교육관을 엿볼 수 있다. 서양식 육아법이, 어릴 때부터 글과 말, 셈을 가르치는 영재 교육에 있다면 한국식 육아법은 정서적으로 기품있고 예의바르고 안정된 아이로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지금에야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선현의 명구를 외고 시를 읽거나 붓글씨를 쓰고 품위있는 음악을 듣고 소나무의 바람 소리를 듣고 매화나 난초의 은근한 향을 맡는" 육아법은 문장 자체만으로도 품위가 느껴지는 일이다.

저자가 2권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우리의 훌륭한 전통과 한국인 고유의 사상을 그대로 이어받아 발전시켜 가면서 세계 속의 한국인을 차별화하면서 현대에 맞는 모습을 갖자는 것이다. 세계화란 변화 속에 묻혀가는, 또는 묻혀버린 우리의 정서와 전통이 지금과 같은 도덕과 윤리가 없고 퇴폐적이고 물질적인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자원이라고는 돌과 물과 아름다운 풍경밖에 없는 우리 한국이 가진 가장 큰 자원은 한국의 과거요, 과거 속에 스민 기억들인 것이다. 그 기억 가운데 하나가 바로 경천의식이다"는 저자의 말은, "한국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시대에 뒤떨어졌거나 정치적 편견을 지닌 국수주의자로 몰아가는" 현대 사회의 가치관을 비핀하면서,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과거의 전통을 이어가고 발전시켜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때로는 세계화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거나 너무 편협하고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모습을 보일 때도 있지만, 긴 역사 속에 이어져온 우리만의 정신적인 유산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결국 "한국인의 힘"을 세계 속에 펼쳐보이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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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힘을 합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 김미경이 전하는 가족 성공학
김미경 지음 / 명진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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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족이란, 어려울 때 가장 큰 힘이 되는 존재다. 살면서 그 존재를 많이 느끼지 못하고 그저 있는 그대로 생각하고 당연한듯이 받아들이곤 하지만, 우리 자신에게 가장 가깝고 가장 필요하고 가장 따뜻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가족이다. 이런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가정의 행복과 화목을 일깨워주는 김미경님을 처음 본 것은 TV를 통해서였다. 재미있게 이야기 하면서도 그 말 속에 깨달음과 교훈을 심어주는 김미경님의 열성적인 강의는, 요즘과 같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힘을 얻어 다시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의미로 남을 것이다. 사회에서의 성공이나 인생의 의미는 가족의 행복과 화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씀이 그대로 담겨있는 책, "가족이 힘을 합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지금의 시대에, 행복한 가정을 이룬 이들은 물론이고 가족의 행복을 찾지 못한 이들에게도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머리가 맑아지는 순간이 있다. 가슴 속으로 뭉클하게 느껴지는 진한 감동이 전해지는 깨달음의 순간이 그러하고,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확인할 때 "그래 바로 이거다"하는 감동을 얻는 시간도 있다.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가족의 참 모습에 대해 소개하는 첫 부분은 길게 느껴지기만 한다. 그러나 후반부에서 적고 있는 내용들은 새로운 감동을 준다. 책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다가 무언가를 발견한 느낌이랄까, 가족의 의미를 깨달아가며 어느 새 책을 덮고 새로운 각오를 다져보게 된다.

이 책은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저자의 경력이나 책의 제목과 주제로 볼 때 가족과 행복, 사랑에 대해 강의하듯이 쓴 책이 아닐까 하는 의문도 가질 수 있지만, 책의 내용은 가족의 행복을 넘어 사회에서의 성공과 자녀 교육에 대한 가치관, 올바른 인생 항로를 설정하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삶의 원칙들과 경험을 다양하게 쓰고 있다.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인내하면서 사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부모의 의미를 배웠다거나 친구들의 모습과 자신의 인생 역전 과정을 통해 노력하면서 사는 삶의 자세가 인생의 올바른 길임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

가족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그 해답은 앞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가족 간의 불화가 생기는 이유, 이를 해결하는 방법과 마음의 자세, 부부의 갈등을 극복하고 사랑하고 이해하는 방법, 가족의 경제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고 발전시켜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들려주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의 무형자산을 유형자산으로 바꿔라"는 내용은 요즘과 같이 어려운 시대에 절약하고 아끼며 미래를 대비하고 현실을 극복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유행에 민감한 습관을 버리고 부지런하게 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훈이 아니라 가족 비전을 만들어라"는 말도 의미있다. 단순히 형식적인 가훈이나 멋진 말로 치장하여 가훈을 정하는 것보다는 희망을 담은 가족의 비전을 만들어 꿈을 꾸며 산다면 분명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내용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 저자가 이런 내용들을 통해 말하려는 것은 긍정적인 생각과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면서 살면 분명 그 꿈을 이룰 수 있으며, 꿈의 바탕을 위해 가족이 화목한 모습으로 사랑하며 돕고 이해하고 배려하며 함께 살아가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불황은 불황일 뿐 절망할 필요가 없고 위기는 위기일 뿐 새로운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꿈을 이루려면 먼저 가정이 희망제작소여야 한다. "희망"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저자의 두번째 이야기는 희망과 꿈에 관한 것이다. 가정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자 개개인이 노력해야 하고 능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를 제안하는 것이다. 어려웠던 시절 자신이 강사로서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는 내용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능력을 파악하여 그 능력을 키우고자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용기"와 "대화"는 삶의 자세를 일깨워주는 말이다. 가족들이 대화하는데 있어서 서로에 대해 점검하듯이 캐묻기 보다는 따뜻한 마음을 담아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그로 인해 더욱 사랑스러운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팔과 다리 없이 태어난 닉 부이치치의 이야기를 통해 살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용기"임을 강조하기도 한다.

저자가 마지막으로 던지는 말은 "추억"이다. 어려울 때 서로 탓하고 비난하지 말고 좋은 시절을 추억하면서 서로를 더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노력하면 현실은 힘들더라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며 결국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꿈과 목표를 세우고 진실하게 대하면서 믿음으로 대화하고 사랑하면서 화목하게 산다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행복과 풍요도 가족이 함께 해야 더 커지고, 고난과 위기도 가족이 함께 힘을 합해 넘어가야 더욱 수월하다." 가족을 중심으로 해서 아내의 역할, 가장의 모습, 자녀 교육에 있어서의 가치관,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자신을 깨닫고 능력을 발견하여 키워가는 과정, 직업과 사업에 임하는 자세 등 다양한 주제를 저자 특유의 입담과 글솜씨로 풀어가고 있는 이 책의 주제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있다. 가족 구성원의 진실한 마음과 노력, 그리고 사랑이 행복한 가정을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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