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계절
윤성용 지음 / 스토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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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읽는 이유

에세이는 인생에 대한 일종의 사례집이자 질문입니다. 다시말하면, 에세이는 작가가 글을 통해 우리에게 ‘나는 외로웠어요.
그리고 행복했어요. 당신은 어때요?‘라고 묻는 방식입니다. 에세이를 읽는 동안, 우리는 작가에게 대답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글이 아무리 쉽게 쓰여있어도 페이지를 넘기는 일은그리 쉽지 않습니다.
에세이를 읽는 일은 거울을 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작가의야기를 펼치고, 그 옆에 나의 이야기를 나란히 놓습니다. - P172

글에 비추어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묘한 위로를 얻습니다. 이를테면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라든지 ‘나는이런 고통을 겪지 않아서 다행이야.‘ 라든지 ‘이런 면에서는 내가나은 점이 있네.‘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조금은 미안해지는 것입니다. 타인의 고통으로 내가 위로를 얻는다는 사실에 죄책감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특히 나처럼 불안을 비싸게 주고 사는 사람에게는 타인의 사례가 절실합니다. 비교할 대상이 필요하다기보다는 오히려 공동체 의식‘에 가깝습니다. 나와 같은 사람이 나와 같은 환경에서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는가를 보고 듣게 됨으로써, 나는닳고 닳은 외로움을 견디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어 왔습니다. 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삶의 안식을찾았던 것입니다.
오히려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나다운 사람이 되어가는것 같습니다. 우리는 너무도 닮았고 또 너무나 다르기에. 함께이고 싶으면서도 혼자이고 싶기에.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증오하기에. 늘 갈구하면서도 정을 붙이기는 어려운 것이 삶이기에. 그렇기에 우리는 에세이를 읽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P173

글이라는 불완전한 그릇에 담을 수 있는 것은 불완전한 기억이나 불완전한 상념밖에 없다.‘라고, 슬픈 일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요히 여겼던 것은 사라지고,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작고 불완전한 것들만이 선명하게 남는다. 책을 읽으면서마주하는 몇 개의 불완전한 단어들로 그것들을 떠올리곤 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이유 중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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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2-27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비교가 아니라 성찰과 공감 위로 , 에세이를 읽은 일은 거울을 보는 것과 비슷하단 말 이 정말 딱 맞는 거 같아요 ~

가필드 2022-02-28 07:06   좋아요 2 | URL
미니님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그래서 에세이를 많이 읽게 되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