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의 딸 1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9
퍼트리샤 콘웰 지음, 박아람 옮김 / 노블하우스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P91...

연못에서 피어 오르는 물안개를 보자 물이 부글부글 끓던 냄비가 떠올랐고, 연기가 솟아오르는 커다란 굴뚝들을 지나칠 때는 화재 사건이 생각났다.

P115...

캐리 그레센이 진과 홀치기 염색 패턴이 들어간 셔츠를 입고 병원 직원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던 것이다. 적갈색으로 염색한 머리를 귀밑까지 기르고 있어서 처음엔 알아보지 못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봤을 때는 쇼트커트에 하얗게 탈색한 헤어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치 블랙홀처럼 나를 끌어당긴 것은 그녀의 눈이었다. 그녀는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며 음식을 씹고 있었다. 싸늘하게 빛나는, 내가 기억하는 악마의 눈...바로 그것이었다.

 

사랑하는 남자 웨슬리에게 이성을 잃고 짜증을 부리기도 하고, 괴로움에 운이 떠지지 않을만큼 펑펑 울기도 하는 여인...스카페타...

냉철한 모습과 완벽하지만은 않은 인간적인 모습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 그녀...

악마의 화신같은 캐리의 마지막은 너무 쉽고, 빠르게 끝난것 같아 내심 씁쓸...

어쩌면 요즘 시류에 걸맞게 나 역시 좀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결말에 물들여졌는지는 모르겠지만...캐리와 공범이 저지른 엽기적이기까지한 범죄의 댓가로는 그저 '쾅' '펑' 하고 끝나는 결말은 오히려 자비로워 보인다. 아, 그녀의 시리즈를 모조리 읽어야 하는데...;;;

 

* 정말 유명하신 분의 '추천의 글'이 들어 있어 흐뭇했었다.(그 분이 누굴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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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사요코
온다 리쿠 지음,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바람에 떨어져 날리는 벚꽃의 이미지와 영화 여고괴담에 딱 어울릴듯한 으스스한 분위기가 만났다고나 할까?


신학기의 약간은 서먹한 분위기에 새로 전학 온 미모와 두뇌를 고루 갖춘 여학생...게임의 방법을 설명해주며 시작하는 묘한 공포 분위기...
입시를 앞둔 고3 수험생들의 바쁜 스케줄을 비집고 들어가는 호기심...

학교 축제는 긴장감이 초고에 달하는 부분이다...
1.296명의 학생들이 한 문장씩 이어서 읽어 나가는 방법의 연극...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네모난 상자 같은 교실에 들어가 같은 책상에 앉아 각자 무슨 생각을 할까?


때로는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아~안돼...하며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갈듯한 그 무엇을 잡고 싶은 기분이 드는...
학창시절의 기억과 미스터리가 잘 융합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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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성석제의 투박하고 거친 표현들...책내용 전반에 걸친 욕설과 상소리...반복되는 시답잖은 말장난에 식상하다고 느끼면서도 그 밑에 깔려 있는 토속적인 정취(?)에 마음이 끌리는 것을 거부할 수는 없는 기분...

이치도는 남들이 가지기 힘든 재능을 타고났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사나이다. 그 재능이 무엇이냐...바로 훔치기의 달인이라고 해야 하나? 도둑으로써의 권리와 의무를 충실하게 실천하고 자부심까지 가지고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가 의적 로빈훗이나 괴도루팡처럼 그 모습이 멋지게 표현되느냐하면 그건 아니다.

외모는 일단 중소도시에서 '소'쪽에 해당하는 은척에서 임자있는 남정네들을 하루가 멀다하고 바가지 긁히게 하는 일에 크게 공헌한바가 있는 '춘매옥'의 여주인인 어머니 '성춘매'여사와 또 성격은 무책임하고 과격하나 그 외모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을 이름도 모르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정말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부잣집 도령처럼 멀끔하게 생겼다.

그러나 하는짓은 뺀질뺀질하니 정이 홀딱 떨어지는 짓만 골라서 하니...

그런 그에게도 뭐 사나이로써 지켜주고 싶은 여자가 생겼으니...그녀의 이름은 '왕두련'

그녀는 장차 밤의 세계에서 '왕장미'로 이름이 날릴만큼 일류미모와 지성을 겸비하였으나, 인생의 아픔을 겪기도 하는......................그런 슬픈 전설이 있다~

어쨌든 이러저러해서...여차저차하고...나쁜일에선 미꾸라지가 빠져 나가듯 스르륵 빠져 나가는 재주 또한 탁월한 치도가 결국 은척과 두련에게 돌아오는...그런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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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5
다나베 세이코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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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수많은 부류의 인간들이 존재한다. 그 속에 분명 반은 여자들일테니 여자들을 하나하나 알아가기엔 길다면 긴 우리들의 삶의 시간도 그리 넉넉하지는 못할듯하다.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난 사실 같은 여자이면서도 남자들의 심리보다는 여자들의 심리가 더 궁금하고 흥미롭다. 남자들보다는 훨씬 더 다양한 미사여구를 붙여 표현할 수도 있고, 소소한 감정을 표현해 내는것도 남자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역시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얼핏 보기엔 그리 정상적이지만은 않은 여성들의 은밀한 심리를 독자 입장에서는 그리 껄끄럽게 받아들이지 않게끔 표현해 낸 작가에게서 일본 소설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나 여성들의 연애관에 대해서는 옳고 그르다고 결론을 짓는것이 상당히 모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카와의 하룻밤 사랑이라던가, 가정이 있는 남자와의 연애는 평범하지도 않고 현실적으로는 지탄받아 마땅한 행동들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에는 나 역시 책속의 그녀들이 되어 그 사랑이 아름답게 끝날 수 있기를 바라게 되니 딱히 누가 잘못된 것인지 가리는 것은 옳지 않은것 같다.

우리가 아침을 맞으면서 저녁이 다가오는 것을 거부할 수 없는 것만큼 그녀들의 일상도 거부감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남자들에게 얽매이지 않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들이 멋져 보이기 까지 한다.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살지만 남자로 인해서 그것을 완성하려 하지 않고 그저 홀로 서기를 당당히 이루는 그녀들을 본받고 싶다.

남자들의 틀에 자신을 끼워 넣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여성들이여...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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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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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가지고 싶은 것들이 있다. 어떤이는 뛰어난 두뇌가 부러울 것이고, 어떤이는 엄청난 부가, 아니면 건강한 육체가 부러울 것이다.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중에서 어느것 하나라도 갖고 있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부러울것이 없다고 느낄 것이다.

여기 가히 천재적이라고 불리울만한 한 남자가 있다. 세상사에는 관심이 없는듯한 그의 고민은 오로지 수학적인 연구에만 국한된다. 그랬던 그에게도 어느날부턴가 살아가는데 아무런 의미를 찾을수 없는 시간들이 찾아오고 막 자살을 하려던 순간 그의 도어벨을 울리는 운명의 사건이 생긴다. 천재이기는 하나 그의 외모는 한마디로 볼품없다는 말로 그려질 수 있는 수준이다. 어느 여자라도 두번은 쳐다볼것 같지 않은 그이기에 눈앞에 나타난 옆집여자와 그녀의 딸...''야스코''와 ''미사토''는 그에게 새로운 삶의 의지를 가져다 줄만큼의 한줄기 빛으로 보일만큼 아름다워 보였다.

야스코는 이혼하고 딸과 둘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평화로운 일상에 하이에나 같은 전남편이 나타나 모녀를 괴롭히고 끝날것 같지 않은 시달림에 우발적으로 두 모녀는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이제부터 그가 두모녀의 흑기사가 되어 뛰어난 두뇌로 교묘하고 정치적인 속임수를 사용하여 살인사건을 숨기려 한다......

범죄자가 있으면 그 범죄를 밝히려고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흡사 명탐정 홈즈와 왓슨 박사처럼, 여기 ''이시가미''의 친구인 물리학자 ''유가와''와 살인사건 담당자인 형사 ''구사나기''가 등장한다. 이시가미의 친구이자 학문적인 라이벌이었던 유가와는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사건을 추리해 낸다.....

처음부터 범인을 보여주고 어느 정도 범행의 순서를 알려주며 시작하는 추리소설...
그러나 반전도 있고,인간적인 고뇌도 들어 있는 내용이었다.

자신을 돌보지 않는 순수하고도 끝없는 사랑...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죄없는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이시가미이지만 그 잔인함에 앞서 그의 절박한 마음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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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 2007-10-10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굵직한 스포일러 있네요. 책 안읽은 분들 위해 제목에 스포일러 있음이라고 표시라도 해두셔야 예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