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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누군가 이 책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저도 좋아했음 좋겠다고... 그날 저녁 읽기 시작한 이 책은 간만에 내 눈에서 따뜻한 눈물을 길어내었습니다. 그리고 움푹 파인 내 눈물자리에 오목히 주저앉아 내게도 소중한 책이 되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에게 삶은 결코 관대하지 않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도 하며, 운명의 날카로움에 할퀴기도 합니다. 때로는 자신의 방종으로 젊은 세월을 낭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코 곱지 않은 인생의 매질에도, 주인공은 따사로움을 잃지 않습니다. 사랑을 잃지 않습니다. 사람에게 따사로움이란 거... 사랑이란 거... 익숙하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그 말들이 가시 채찍같은 삶을 이리도 따뜻하게 감싸안을 여유로움과 힘을 주는 건지 이 책을 통해 알았습니다.
참 따뜻합니다. 살아간다는 것을 눈부신 축복으로 알고 고통마저도 감미롭게 끌어안을 수 있는 작은 촌부의 넉넉함이 이 책을 마냥 가슴 뭉클하게 합니다. 삶이 지치고 외로워질 때 그래도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고픈 희망을 얻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어보세요. 살아간다는 것을 봄날 햇볕같이 감싸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처럼 그 봄볕을 내내 가슴 속에 품어두었다가 마음이 추워질 때마다 꺼내들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