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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포인트 - 작은 아이디어는 어떻게 빅트렌드가 되는가
말콤 글래드웰 지음, 김규태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평점 :
젊은 시절, 마케팅을 담당했을 때 읽은 책이다. 그땐 여러 마케팅 책을 읽으며 이 책에서 말하는 티핑포인트를 만들어보려고 갖은 애를 썼다. 저자가 말한 커넥터, 메이븐, 세일즈맨이라 생각되는 이들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내가 만든 상품을 알렸다. 원하는 티핑포인트는 나타나지 않고, 사그라드는 상품들을 볼 때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속시원한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그 업무를 그만둬야 했다. 난 마케팅이 맞지 않는다고 좌절하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 문득 이 책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내 고민했던 문제라 십수 년이 지난 지금 보면 다른 관점이 보일지 궁금했다. 쫓기는 마음이 아니라 조망하는 마음으로 읽어서 그런가, 내용이 좀 더 이해가 잘 되었다. 무엇보다 내가 집착했던 건 방법론이었는데, 지금 보니 본질을 보아야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의 난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지금이라고 딱히 더 나이진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나이먹으며 사람에 대한 경험이 조금 더 쌓이긴 했다. 단순하게 인플루언서들만 쫒아다닐 게 아니라, 제품에 대한 이해와 그 제품에 맞는 사람 사이의 본질적인 관계를 고민했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땐 왜 방법론에만 집착했을까, 젋은 시절 성과에 쫓기던 조급한 마음이 다시 느껴져 안타깝기도 하다. 그때 여유를 가지고 문제를 바라보았다면 좀 더 본질을 고민하며 다르게 접근해 보았을까?
저자가 마케팅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사람에 대한 특별한 통찰력을 가졌기에 이 모든 관계들이 보이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특별한 안목에 감탄했다. 아울러 이 책이 가진 깊이가 단지 티핑포인트라는 빅트렌드를 풀어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퍼트리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나온다는 걸 깨달았다. 뭐든 본질에 집중해야 방향이 바로 서는 법인가 보다. 방법론만 찾으며 갈팡질팡하던 젊은 시절의 나를 이 책을 통해 잠시 떠올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