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글쓰기 관련 책을 종종 읽는다. 이 책은 글쓰기 자체보다는 '대통령의'라는 말 때문에 집어들었다. 대통령이라는 특정한 자리에 있는 사람의 글쓰기는 어떤지 궁금했다. 그 주제로 사회적으로 시끄러울 때이기도 했다.

이 책은 말글인 연설문을 다룬다는 점이 다른 글쓰기 책과 다르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이의 생각을 담아낸다는 건 글쓰기보다 생각의 고민이 더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생각은 남달라야 하지만 대중적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점에서 타인을 향한 글쓰기의 고민은 같다.

남다른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론은 글쓰기 책들과 별로 다를 바 없었지만 그 알맹이인 두 대통령의 남다른 생각이 가슴을 울릴 때가 많았다. 결국 좋은 글에는 바르고 깊이있는 통찰력이 깃들어야 한다는 걸 배운 것 같다. 마음을 열고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에서 출발하는 진정성, 그 생각을 드러낼 줄 아는 용기, 그리고 신뢰를 담아 호소하되 논리를 갖추는 것 등 좋은 글에 담기는 훌륭한 사상을 엿볼 수 있었다.

"논리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경험은 잡담이며, 경험의 검증을 거치지 않는 논리는 공론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한 말처럼 글쓰기 역시 치열한 삶과 고민이 어우러지고 담금질을 거듭해야 하는 정련 과정인 것 같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에서는 많이 읽고 많이 쓰라고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치열한 삶과 정련된 고민도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지식의 저주‘는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단순한 문제를 복잡하게 말하는 데는 지식이 필요하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말하는 데는 내공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는 것은 쓰고 싶다. 힘들게 쓴 것은 버리기 싫다. 지식의 저주는 마지막까지 글 쓰는 사람을 괴롭힌다.

사람은 생각보다 참을성이 없다. 불확실한 상황을 못 견뎌 한다. 애매한 것을 싫어하고, 분명한 것을 좋아한다. 복잡한 것에 진저리를 치고, 간결한 것에 환호한다. 여기에 따라야 한다. 간단명료하지 못했을 때 폐해는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전하려는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진짜가 진정성의 첫째 조건이다. 솔직하고 정직해야 한다. 마음을 열고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것이 기본이다.

글쓰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 첫 줄을 쓰는 용기, 자신을 직시할 수 있는 용기,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용기, 쓴 글을 남에게 내보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논리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경험은 잡담이며, 경험의 검증을 거치지 않는 논리는 공론이다.

수사학에서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에토스(인간적 신뢰), 파토스(감성적 호소력), 로고스(논리적 적합성)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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