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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기독교
알리스터 맥그라스 지음, 전의우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인 알리스터 맥그라스 때문에 선택한 책이다. 워낙 저자를 좋아했지만 이 책은 정말이지 읽으면서 감탄했다. 쉽고 명확하고 정리가 깔끔하다!!
처음엔 기독교가 과연 책 한 권으로 정리가 될까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알리스터 맥그라스니까 가능하다. 저자가 석학인 건 알았지만...아...이래서 석학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쉽다...세상에...글이 쉽다. 대부분 기독교 입문서들은 어려웠다. 저자가 신학자이기 때문에 어려운 글쓰기를 예상했거만...술술 읽혔다. 쉽게 쓸 수 있다는 건 제대로 알고 완전히 소화했다는 의미인데...방대한 지식을 이렇게 술술 써내려갈 수 있다니...놀라웠다.
둘째, 명확하다. 글쎄...이 표현이 정확했으면 좋겠는데....
기독교에 대한 지식은 참 방대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참 분명해진다. 한 큐에 꿰지는 듯한 느낌. 학창 시절 공부잘하는 애들의 핵심요약 정리집을 보는 기분이다. 어쩜 이리 핵심만 뽑아 기독교를 명료하게 소개하는지, 이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역시 공부잘하는 사람들의 요약노트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
셋째, 균형이 잡혀있다.
저자는 처음엔 무신론자였고, 자유주의자였다가, 복음주의자로 돌아선 사람이다. 분자 생물학을 전공하다 신학으로 돌아섰다. 심상치 않은 정신적 이력만큼이나 이 책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 설명을 제공한다. 아...이...깔끔함이란...하지만 역시 고수는 고수다. 중간 중간 단 한문장으로라도 자신의 견해를 살짝 표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그 한줄로 기독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엿볼 수 있다. 단 한 마디로 자신의 영향력을 내뿜는 초절정 내공이다.
시중에 한 권으로 읽는...이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책은 그 책들처럼 간단한 요약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아깝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알리스터 맥그라스 같은 저자가 또 나오기도 힘들겠거니와, 그 저자가 이렇게 공을 들여 기독교를 쉽게 소개하는 입문책을 쓰기도 쉽지 않은 일이겠다 싶기도 하다. 읽는 내내 가슴에 꼭 품고, 다른 이들에게도 이 책 만큼은 꼭 소장하라고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었다. 이런 책을 만난다는 건 석학의 일생일대 한번 있을까말까한 작업을 만나는 축복된 일이다. 내가 세상 살아가면서 어찌 그런 일 만나기가 쉽겠는가 말이다.
두꺼웠지만 어렵지 않아 편안했고, 내용이 알차서 즐거웠다. 호사하는 기분이다. 책 한권이 주는 호사를 마음껏 누려보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