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퍼슨 피셔 - 잠시 멈춤
대화가 어려운 우리 모두에게 진심으로 추천하는 책이다.
김남숙 외 4인 - 열린책들 앤솔러지 보다
하지만 이 암울하고 때론 절망적인 삶들 속에서도 여전히 계속 보라는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끝까지 살아보도록 끝까지 두 눈을 뜨고 지켜보도록 힘을 내는 이야기.
이주란 외 - 2025년 김유정 문학상 겨울정원올해도 읽어본 김유정 문학상 수상 작품집, 올해의 수상작은 이주란 작가의 <겨울 정원>이다. 계절감에 맞는 소설 제목과 어딘지 글로만 승부하겠다는 다부진 결의가 느껴지는 표지까지 이번 김유정 문학상을 읽기도 전에 기분이 좋았는데, 읽고 나선 역시나 고개를 끄덕이며 좋았다.<겨울 정원>에는 60세의 혜숙씨가 나온다. 그녀의 정갈하고 루틴한 삶. 작가인 딸을 둔 어머니이면서 여전히 열심히 일하는 청소 노동자이고 자신에게 좋다며 고백을 하는 남자도 있을 만큼 조금도 사회적으로 뒤떨어지지 않는 삶을 사는 여자. 60세 혜숙씨의 이야기가 반가운 건 우리는 모두 우리 어머니의 이야기가 궁금하기 때문이 아닐까. 매일 가사 일을 하고 자식들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사랑은 별로 남지 않은 것 같은 남편과 함께 비슷한 지인들을 만나며 사는 그 조용한 인생, 하지만 마음 속에선 얼마나 많은 외침이 있을 지 들어주고 싶었다. '어떤 수치와 모욕이 삶을 덮쳐와도 고통에 엄살부리거나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고 가만한 일상을 살아내면서.' 이 심사평이 작품을 읽는 내내 떠올랐다. 수치와 모욕은 인생에서 필수적인 요소지만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으면 가만한 일상을 살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그 수치와 모욕에 자주 노출 되었던 인생이라고 할 지라도.겨울 정원은 어쩐지 집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이미지가 연상 된다. 눈이 포근하게 쌓여 있어서 추워 보이지 않고 따뜻한 일상. 세상이 아무리 혹독한 겨울일 지라도 우리의 마음이 따뜻하다면 우리는 우리만의 겨울 정원을 잘 가꿔나갈 수 있을 것이다.서장원 작가의 <히데오>와 임선우 작가의 <사랑 접인 병원>은 미리 읽은 적이 있는 소설인데 작품집에서 만나니 더 반가웠다. 특히 <사랑 접인 병원>은 재독하니 더 좋았던 소설이다. 김유정 문학상 작품집을 읽을 때마다 힘이 난다. 내가 모르는 이렇게 좋은 소설이 존재한다는 것, 앞으로도 우리가 이렇게 좋은 소설을 계속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독자들의 마음을 춤추게 한다.
아오야마 미치코 - 인어가 도망쳤다역시 일본 서점대상 수상작만이라는 이유로 읽은 보람이 있다! 재미있었고 책의 짜임새도 좋았으며 자칫 너무 식상하게 마무리 되지 않고 마지막까지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모두 마음에 들었다. 최근 일본 문학이 꽤 고전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더 반가운 책이었다.몽환적인 표지부터 '인어가 도망쳤다' 라는 제목, 그런데 일본에서 신뢰도 높기로 유명한 서점 대상의 수상작이라니, 게다가 이 작가는 5년 연속 서점대상에 노미네이트 될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 가볍고 산뜻하게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끝까지 재미있었다. 자칫 빠지기 쉬운 억지 교훈이나 진부한 힐링 소설로 가지 않아서 더 좋았다. 🔖"자유롭고 다양한 경험을 하려면 다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겠죠. 온갖 위험이 있다는 사실도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어요. 불안하지 않았을 리 없어요. 누가 하라고 한 게 아니라 본인이 원한 거니까.나는 스무 살의 딸이 성년이 되자마자 뉴욕행을 경심한 것도 멋지지만, 이런 마음가짐이란 사실이 더 좋았다. 그러니깐 그냥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이런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그 넓을 세계를 향해 간다는 점에서 감동 받았다. 어쩌면 우리는 생각보다 더 강할 지도 모른다. 자신이 그 사실을 깨닫기만 한다면.🔖과거를 부정하거나 지우는 짓은 그만두기로 했다. 모든 시간을 통째로 껴안고 살아가야만, 틀림없이 지금을 살 수 있을 테니까.🔖책 읽지 않아도 세상에서 얼마든지 훌륭하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으니까.이런 글이 2025년 서점대상 책에서 쓰였다는 사실이 굉장히 재밌다.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든다. 하지만 나는 이 문장을 이렇게 받아들였다. 책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재밌는 세상이지만, 책을 읽어보라고 훨씬 더 넓고 깊은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테니깐.그런 의미에서 당신에게 2025년 서점대상 수상작 '인어가 도망쳤다'를 자신있게 권한다. 안데르센의 멋진 동화가 '인어공주'는 시간을 거듭할수록 더 멋진 이야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