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신경림
이경자 지음 / 사람이야기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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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 노래'라는 시를 좋아한다.
문학 문제집에서 처음 만났던 그 시의 구절은..
사랑과 이별을 경험해 본 적 없고,
가난의 처절한 배신과 아픔을 잘 모르는 내게도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갈대, 농무 등의 작품으로도 유명하지만,
내게 신경림 시인은 가난한 청년의 쓸쓸한 마음과
애처로운 사랑의 뒷모습을 헤아리는 시인의 느낌으로 남아있었다.

평소 한국 시인들이 낸 시집을 종종 읽는데
뭔 소리인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시집도,
허세에 불과한 것 같은 시집도,
잘 썼다고 생각되는 시집도 있지만..
시인들의 개인적인 이야기, 생각을 풀어낸 글을 읽으면 
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에 신경림 시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고 하니 반가웠다.

아담한 사이즈에 시집 같은 느낌을 주는 책..^^
저자 이경자씨도 여러 편의 장편 소설을 쓴 소설가이자 산문집을 내신 분이라 그런지
문장이 가볍지 않으면서도 글이 술술 읽히는 편이다.

신경림 시인만이 기억하는 어린 시절, 추억, 학창시절 일화 뿐 아니라..
가족 관계도 상당히 자세히 밝히고 있고,
당시 사회의 분위기, 정치적 상황까지 폭넓게 다룬다.
시는 개인을 넘어 사회, 역사까지 조명하기 때문이다.

신경림 시인이 문학의 지평을 넓히고 공부하기 위해 읽은 책들과
시 창작에 관련한 속사정도 들을 수 있고,
그에게 큰 영향과 인상을 준 사건과 인물들은 빼놓지 않고 거론하고 있는 느낌이다.

다만 저자와 시인이 어떤 관계이길래..이렇게 자세한 사정을 들을 수 있었고,
책으로 엮어낼 수 있었는지는 (책이 나오기 전에는 시 전문 잡지에서 연재도 했었다고 한다) 알 수 없었다.
인터뷰, 취재의 과정이나 이 책을 쓰고 준비해서 출간하기까지
신경림 시인 본인의 생각과 의지는 어떠했는지, 직접적인 목소리가 빠진 점은 아쉽다.

또 신경림 시인의 시와 문학 세계보다도
한국의 현대사와 정치적인 이야기가 더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느낌을 준 것도 아쉬웠다.
물론 신경림 시인이 뒤틀린 현대사와 정치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고,
그의 시가 역사와 정치에 막중한 영향을 받았기에 거론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역사의 한 쪽으로 치우친 느낌을 주는 것은 좋지 않게 여겨졌다.
때론 정치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문학의 보편성이 전체를 좀 더 감싸안는 느낌이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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