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소개 글에는 '마음의 민낯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이란 설명이 덧붙여져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여자들만의 은밀한 심리와 속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비밀'에 대한 이야기와 남자들이 읽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남녀불문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소개글이 틀렸다는 의미도 아니다.
저자가 여성이다보니, 아무래도 남자보다는 여성의 사례와 심리를 통찰하고 표현한 부분이 많게 느껴졌고,
'비밀과 고백'에 관한 문제는 주로 남자보단 여자에게 더 많은 고민과 영향력을 끼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실 여자와 똑같이 남자에게도 비밀이 갖는 의미와 인생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한 것이겠지만
(어두운 과거나 숨기고 싶은 비밀일수록..남녀불문, 불안과 억압을 가져올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남자의 비밀은 좀 더 좋게 바라보는 것 같다.
우수에 찬 눈빛, 방황, 일탈의 의미로 너그럽게 해석해주거나 동정의 이유로 삼기도 하고..면죄부를 주기도 한다.
그러나 비밀스런 분위기의 여자, 비밀이 탄로난 여자에게는
좀 더 안 좋은 느낌이라든지, 사실과 다른 구설수를 지어내 덮어씌우고
무섭거나 가까이하기 겁나고, 불행했던 과거가 있는 사람쯤으로 여기지는 않는가?
그 뿐이 아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어느 정도 친해지면,
상대에게 비밀을 털어놓거나 서로 숨기는 것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특히 여자들일수록 그런 문화와 경향이 있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는 큰 비밀을 털어놓는 친구에게, 난 어떤 말을 들려줘야 하는지 부담이되기도 했었다.
(혼자 듣고 위로만 해주는 것은 왠지 미안하고, 그 아이가 말해준 비밀의 크기만큼
나도 비밀스럽고 소중한 무언가를 말해줘야 하는데..
딱히 놀랄 만한 비밀이랄 것이 없는 상황에선 빚진 기분처럼 난감해지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비밀이 가져오는 내면의 문제들과 묘한 심리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섣불리 비밀을 말하고, 타인과 내면을 공유하는 대화나 행동을 삼갈 것을 주의시킨다.
비밀의 고백은 분명 내면의 자유와 해방, 심리 치유의 효과도 가져오지만,
나의 마음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고 내 안의 확신이 부족할 때는
오히려 비밀 공유가 경솔하고 어리석게 자신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이 굉장히 도움이 되었는데,
먼저 비밀을 털어놓으면서 상담을 원하는 친구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반응하고, 나의 마음과 생각을 통제해야 할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친밀한 연인이나 가까운 친구라고 해서,
서로 숨기는 것 하나 없이 모든 일에 투명하고 마음의 비밀이나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환상(착각)에 가까운 원칙을 가졌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다.
상처를 주는 날카로운 진실보다는 공감과 배려를 담은 침묵, 선의의 거짓말도 더 의미있지 않을까?
연인과 친구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너무 높은 기준을 갖고 있어서
오히려 불편한 결과와 불필요한 오해, 상처를 초래하며
인간 관계를 어렵게 만들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되었다.
굉장히 섬세하고 통찰력있으며 깊이있는 책이라,
남녀노소 모든 독자들에게 마음의 중심을 갖고,
인간관계와 삶 속에서 지혜롭고 현명한 결정과 행동을 하게 하는데 교훈과 도움을 줄 것이다.
인생에서 비밀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비밀에 대한 통찰력 있는 저술..강추하고픈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