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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파산 - 일할수록 가난해지는 여성의 삶
이이지마 유코 지음, 정미애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일본에서도 젊은이들의 비정규직(무직), 고용 불안, 안정적인 생활을 기대하기 힘든
경제적 어려움의 문제는 심각한 것 같다.
본서는 일본의 대학 강사이자, 르포르타주 작가가 쓴 책이다.
'일할수록 가난해지는 여성의 삶- 여성파산'이라는 제목과 소개 문구에 끌려서 읽게 되었다.
'여혐 논란' 같은 표현의 문제, 성차별 같은 문제도 심각하지만..
여성의 노동환경을 제대로 파악하고 바람직한 미래와 변화를 모색, 논의하는 일을 빼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젊은 남성에 비해 여성의 생활고와 고용문제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여성이라고 남성보다 더 나은 혜택을 받는 일은 없음에도 말이다.
사람들은 젊은 여성은 돈을 쉽게 벌 수 있고, 노숙자 중에 여성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의 빈곤은 눈에 잘 띄지 않을 뿐, 남성보다 빈곤율도 높고 상황이 더 나쁨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30대 여성이자 프리랜서 작가(강사), 독신이기 때문에..
스스로 가난한 여성에 속한다고 인식했고,
언제든 기초생활 수급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불안함을 안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여성 빈곤의 실태를 정확히 파헤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하여 1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 독신에 속하는 각기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사하면서..
남성처럼 쉽게 공통적인 특징을 찾을 수 없는, 각 여성들의 다양하고 개인적인 문제를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직접 인터뷰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1,2장에서는 여성과 여성을 둘러싼 가족에 주목하고,
3,4장에서는 노동 세계에 시선을 돌린다. 정규직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을 주제로,
여성 참여를 뒷받침하는 법률 정비와 임금 상승..실제로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이 되었는지 살펴보고,
다음으로는 젊은 여성의 절반 가까이 종사하는 비정규직을 다룬다.
5장에서는 결혼, 출산 문제를 이야기한다. 여성들이 겪는 고통은 노동과 경제적 불평등만이 아니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궤도에서 여성의 삶은 큰 분기점을 맞는다.
우리나라에서도 '82년생 김지영'이라는 다큐 같은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는데..
주인공 김지영씨는 결혼과 출산으로 직장 생활을 포기한 뒤,
나홀로 육아와 살림에 지쳐 자아와 정신을 잃은 듯한 이상 행동을 보인다.
6장에서는 여성 분리와 양극화를 다루고, 7장에서는 간략하게 정리 및 결론을 맺고 있다.
본서는 여성의 빈곤 문제를 떠나 일본의 사회적 상황도 알 수 있다.
청년 노동자들에게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블랙기업 이야기,
본가(부모)라는 든든한 안전망이 붕괴될 때, 급속도로 바뀌는 처지..가장 노릇을 하게 되는 경우,
(일본에서 미혼 남녀 중 부모와 함께 사는 사람의 비율은 70%가 넘는다고 한다.-우리나라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미혼과 비혼, 만혼의 증가 배경에는 부모와 사는 기간이 유례없이 길어지고,
때로는 무기한 연장되는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런가하면 성희롱, 괴롭힘, 인간관계의 문제로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
큰 상처를 받고 일을 할 수 없다는 건..본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을 초래하는 것인데...
여성이 자립해서 일하는 길이 험난하며, 필연성과 중요성 자체를 이해해주지 않는 상황을 거론한다.
그밖에도 경력 단절의 문제, 새로운 근로 형태의 모색에 대한 이야기, 저출산 고령화 문제 등은
하나같이 우리 나라에도 그대로 해당되는 문제들이다.
독신 여성이라면 공감할 내용이 많은 책이다.
저자는 고달픈 상황에 놓인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신 전해주며,
사회적 대책 마련과 변화의 필요성을 강구하고 있다.
생각해 볼 것이 많은 좋은 책이었고,
우리나라와 일본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많은 사람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