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란 무엇인가
안경환 지음 / 홍익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저자 안경환씨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과 영국에서 유학한 뒤, 

교수로 재직,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학장, 한국 헌법학회 회장등을 역임하고, 

제4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저자의 화려한 이력과 '남자란 무엇인가?' 라는 제목..

제목이 풍기는 이미지는 이러했다. 

진지하고 깊이있게 남자에 대해 설명하고, 

이 책을 읽고나면, 그동안 무지했던 남자의 어떤 부분들을 제대로 알게 해줄 것 같았다.

그런 기대감에 골라든 책이다.


책은 '남자의 본성, 남자와 결혼, 남자와 사회, 남자의 눈물'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남자의 본성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다른 뇌의 특성을 이야기하고, 

남자의 질투나 권력욕, 조상과 가문의 명예를 중시하는 종중문화, 

점점 더 활발해지는 남자의 외모 가꾸기 열풍등을 거론한다.


남자가 언어나 눈물로 감정 표현하는 것을 어색해하거나 기피하고, 침묵의 소통방식을 택하는 등...

소통과 공감에 능한 여자들과 다른 점(물론 남녀를 떠나 언제나 개인차는 있을테지만)이나 

남녀간의 뇌와 사고 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지고 익숙한 정보들이라..


남자란 무엇인지, 냉철하면서도 진솔하게..

저자만의 새로운 관점이나 용기있는 고백이 펼쳐지기를 기대했던 독자로서,

첫장에 좀 실망감이 들었다.


2부에서는 결혼, 가족, 섹스, 본능, 성욕과 성 관련 문제, 순결 집착, 성소수자 이야기등을 다루는데...

다 성에 관련된 이야기들이었다.

그만큼 남자에게는 성이 중요한 것일까?

이런 부분에서는 다른 책의 인용이나 문학, 고전, 시사 이야기가 아닌..

처음 들어보는 개인적인 고백이나 놀라운 실화, 새로운 사례등이 담기면 더 흥미롭고 재밌었을텐데..

점점 읽다보니 뻔한 얘기 같고, 남자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보다는 

그냥 저자가 하고 싶은 문화, 성, 시사, 정치, 가족 다양한 이야기를 뭉뚱그려서 펼치고 있는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지만, 결국 2부의 결론은 맘에 들고 좋았다.ㅎㅎ 


3부에서는 한국 사회와 군대, 정교 분리, 종교 비판과 무신론의 옹호적 발언, 급변하는 사이버 시대에 대한 조언등이 이어진다.

읽으면서 저자의 주장에 동의도 공감도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한편 담아두고 싶은 좋은 구절도 있었고, 

저자가 교수였기 때문인지.. 

금수저-흙수저 논란과 각박한 사회 현실속에서 힘들어하는 학생들과 젊은 청년들을 향해서,

국가와 사회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책을 저술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4부에서는 남자의 눈물과 감정, 술, 늙음에 대한 이야기로 무난하게 마무리 된다.


전반적으로 '남자란 무엇인가'라는 제목과 주제에 통일성을 떨어지게 하는 내용들이 다수 섞여 있었고.

그래서 책이 말하는 '남자'에 집중하고 몰입하게 하는 힘은 부족했던 것 같다.


남자에 대해 특별하고 새로운 통찰을 얻었다기 보다는, 저자의 견해와 사회관이 담긴 두꺼운 칼럼을 읽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또한 이 책은 다른 책들을 많이 인용하고 있는데, 매끄럽고 적절하게 인용했다는 감탄이 들기 보다는 

이 책을 통해서 가장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게 했다.



하지만 남자에 대해서도, 오늘날 한국과 사회의 모습에 대해서도, 

그리고 나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도 돌아보고 사고하게 해주는 책이기도 했다. 

읽어볼 만한 내용이 가득 담겨 있기도 했고, 배울 점도 많았다. 


그리고 이 책은 처음 기대와는 달리,

단순하게 남자란 무엇인지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남자들을 위해서,

진심어린 위로와 조언, 지혜와 충고를 담아서 엮어낸 책이었다.


저자는 급변하는 시대와 혼란스러운 사회 문화 속에서 남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과 방법을 

고민하고 모색하는데 의의를 두고 저술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남자가 무엇인지를 떠나서, 

오늘날의 사람들이 흥미롭게 읽어볼 만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읽고나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라는 결론이다.



* 여자보다는 남자들에게 추천!


** 한편, 이 한 권의 책이 아니라..

남자에 대해서 저자가 갖고 있는 날카롭고 따뜻한 통찰과 개인적인 경험이 담긴 에세이, 

혹은 젊은이들을 향한 메시지를 담은 책을 쓰고,

국가와 사회, 법에 관련된 이야기는 따로 출간했다면..

그것도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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