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샤 페이지터너스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지음, 정영문 옮김 / 빛소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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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비의 아들로 전통적인 유대식 교육을 받고 자랐으며,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한 '아이작 바셰비스 싱어'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는 소개에 끌려서 읽게 된 책이다.

순수한 사랑을 택하려는 개인의 여정을 다뤘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저자의 자전적인 요소가 만족스럽게 담기고,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주제나 이야기가 잘 구성된 소설이 아닐까 싶었다.

누군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자연스러워지는 것이라고 하던데,

나는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이 당연해지고

성숙과 경험이라는 표현으로 기대를 버리며 무감각해지는 것이 서글프고 못마땅했다.

차라리 혼자 동심을 지키며,

외딴 곳에서 낡아버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만큼...

그래서 이 소설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뇌가 멈춘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생님에게도 거부당하는 쇼샤와

똑똑한 주인공 아렐레의 유년 시절 주고받은 사랑과 추억,

그 순수했던 시절의 시간과 마음을 잊지 못한 주인공의 마음과 선택이 공감되었다.

현실에서는 흔히 찾아보기 어려운 결단,

철없다 소리 들을 정도의 일화로 치부될 수 있겠지만...

자신만의 쇼샤를 오래 마음에 간직하고 있거나,

긴 망설임 끝에 결국 버리고 돌아선 적이 있는 이들에겐

충분히 마음을 건드릴.. 여운있고 힘 있는 이야기인 셈이다.

또한 나치 침공 전의 역사적 배경, 유대인들만의 가치관과 문화도 이해시키며..

작가로서의 성장, 문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에도 빠져들게 만든다.

한 마디로 소설과 문학을 좋아한다면, 여러모로 만족스러울 작품이다.

쇼샤는 단지 순수와 첫사랑을 의미하진 않는다.

근원과 영원성이 담긴 신비, 이성과 합리적 계산보다

본질적인 영혼과 마음의 끌림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위태로운 이방인으로 서 있는 유대인 아렐레의 선택을 동조하고 응원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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