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페인팅 Final Painting - 화가 생애 마지막 그림을 그리다
파트릭 데 링크 지음, 장주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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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명의 위대한 작가들의 생애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그들의 최후에 속하는 마지막 작품 3점을 그림 사진과 함께 해설해놓은 책이다.


화가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깊은 감동을 주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때로는 노령의 나이와 질환이라는 해석의 잣대로 인해 편견이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말기 작품들에는 작가가 속해 있는 사회로부터 몸부림쳐 얻은 자유로움과 원숙함,

짦은 인생, 삶의 유한을 받아들인 자들에게 보이는 숭고함이 깃들여 있기에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라는 멋진 모토를 가졌던 얀 반 에이크의 성녀 바르바라,

37세 생일날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난 버린.. 매우 뛰어난 화가였던 라파엘로의 반짝이는 작품들,

국왕에게 그림의 대가, 25년된 보수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던ㅋ 티치아노의 품격있는 자화상,

과도한 작업량과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재능을 모두 발휘하지 못했다고 평가 받는

틴토레토의 위대한 작품인 최후의 만찬, 천국 등은 흔들림 없는 실력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였다.


또한 탁월한 자화상을 남긴 안토니 반 다이크는 단명한 탓에..

'성 조지의 순교' 같은 위대한 걸작을 미완성으로 남겨야 했던 아쉬움을 느꼈고,


흔치 않은 여성 화가로서 남성 중심 사회에서 고단했던

자신의 처지를 표현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은 짐작을 하게 만든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성경과 역사 속 여성들의 상처받은 순간을 그려낸 작품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갈라테아의 승리'를 보며, 얼마나 뛰어난 재능을 가진 화가였는지 확인할 수 있었음~!


여러 불치의 질환으로 쇠약해진 프란시스코 고야의 대목에서는 인간의 뛰어난 재능도

육체와 건강이 따라주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현실을 확인케 해준다.

그의 '아직도 배우는 중'이란 작품은 얼마나 많은 것을 함축하여 보여주는가? ㅜㅜ


평소 음악과 미술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이 책으로 새롭게 접하고 알게된 화가도 있었다.

반면 좋아하는 화가로 꼽는 세잔의 마지막 작품은 의외로 큰 감흥을 주진 못했다.


화가들의 흥미로운 한줄평이라든가, 소소한 뒷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힌다.

또한 그들의 활력있는 창조성과 대비된 생애 덧없음이

예술은 길지만, 영원성까지 담보할 수 없음을 깨닫게 만든다.


전반적으로 화가들의 마지막 작품이 과연 그들의 전성기 대표작보다

더 위대하고 영감있게 다가오진 않았다.


그렇지만 위대한 화가들의 말 년의 모습과 작품을 확인하고 

한 권으로 간직할 수 있음에서 가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이들처럼 용기 있게, 표현하고 만들 수 있는 것을 아껴두지만 말고..

창조적으로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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