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죄를 짓고 싶은 저녁 ㅣ 걷는사람 시인선 60
문신 지음 / 걷는사람 / 2022년 4월
평점 :
제목이 읽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시집이었다.
실제로 정말 죄를 짓고 싶다거나,
내 마음이 어떤 죄를 짓고 싶은 상태는 조금도 아니었지만..
'죄를 짓고 싶은 저녁'이라는 표현에 담긴
인간의 연약하고 외롭고 우울한 정서, 고독한 방황, 슬픈 체념,
현실에 낙담되며 버려지고 쓸쓸한 흐린 저녁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는 알 것 같은 느낌이랄까?
제목을 보면서 직관적으로 받은 내 느낌이
과연 시인의 생각과 표현과 실제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기도 했고,
시인의 이력을 보니 매우 화려하였다.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무려 시와 동시, 평론 세 분야에서 등단을 하신 것이다.
솔직히 한 분야에서 한번 등단하기도 어려운데...
메이저 신문사에서 각기 다르게 등단..-_-;
문학적인 재능과 글 솜씨, 객관적인 실력은
이미 검증되고 차고 넘치게 인정받은 분이 아닌가 싶다.
더군다나 현재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님으로 계신다니..
제자들도 볼텐데..허투루 시집을 낼 것 같지도 않고..ㅎㅎ
역시나 첫장부터 제대로 시집이란 생각이 든다 ^0^ 만족!
시집을 종종 읽는 편인데..
안타깝게도 진짜 시다운 시가 많이 실린 시집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시집은 정돈된 시어와 문장, 매끄럽고 자연스런 문맥에 감탄이 나왔다.
저녁이란 주제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제목에 어울리는 시들의 통일성!
시인은 사실 저녁에 홀로 외롭게 남겨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자발적인 의지로 저녁을 붙잡고
저녁 한 가운데로 들어간 것..
그렇게 시를 연구하고 공부하며 애틋하게 품고
사랑하고 있는 시인의 묵상과 시론을
만족스럽게 감상할 수 있는 시집으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