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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
문태준 지음 / 마음의숲 / 2022년 2월
평점 :
정돈된 사유, 시간과 마음을 들여 곱게 걸러낸 듯한
정결하면서도 내공 담긴 문장을 만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우린 그런 것을 숙련된 시인에게 기대한다.
내게 시인 문태준씨는 믿고 봐도 되는 시인에 속하는 분이다~
꽤 여러 시집을 탐독했던 시기에...
그는 당당히 '시인 인정' 마크를 받고, 기억에 이름도 새겨졌다.
좋아하는 작가의 산문집은 반갑다.
시인의 시집, 소설가의 소설책보다도 더,
작가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마주할 수 있으니까~
관심가는 작가들의 개인적인 고백과 지난 기억을 들여다보고..
어떤 굳은 신념과 취향, 사고방식 등을 파악하게 되며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섞여진 평론, 에세이 등을 엮은 책이 나오면,
아마 안 읽을 팬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이 책을 기다렸다.
첫 문장을 기다린다는 고백과 문장에
내 마음도 멈추게 만드는 내공을 느낀다.
제주 애월읍으로 이사간 시인이
'봄, 여름, 가을, 겨울' 4개의 파트로 묶은 산문집이다.
시인으로서 시와 문장에 대한 이야기, 지인이나 주변 이웃에게 얻은 소재와 대화,
자연과 교훈들, 영화와 다른 작가, 문학 작품에 대한 소개와 느낌 & 해석,
불교적인 내용도 다루고 있다.
시인의 마음과 생각, 관심과 시선이 주로 어디에 머물고,
어느 부분에서 교훈을 삼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나는 기독교인이라 평소 불교적인 내용은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데..
시인으로 인해 불교의 가르침도 듣고~
또 시인이 인상 깊게 보고 읽은 책과 영화도 은근슬쩍 알 수 있었다.
(나의 리스트와 자주 겹칠 때의 반가움..)
제주도의 바람을 맞으며 자연 속에서 조용히 사색하고 싶은 마음과
부드럽고 깨끗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귀하게 대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