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진리를 훔치다 - 철학자들의 예술가
김동국 지음 / 파라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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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술의 전당에서 '초현실주의 거장들'의 전시를 보고 왔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의 소장품을 국내에 옮겨온 것으로,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만 레이, 막스 에른스트 같은 유명한 초현실주의 작가 뿐 아니라,

초현실주의가 무엇인지 보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여러 작가들의 원본을 감상할 수 있어 의미있었다.


그 전시에서도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를 시작으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같은 책을

중요하게 다루며, 철학과 예술의 따로 뗄 수 없는 깊은 연결성을 증명해주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에서도 "철학자와 예술가는 진리를 위한 동반자"임을 선포하며,

예술 동시에 미학이 단지 철학의 장식이나 적용, 응용 수준의 것이 아님을 밝히고 있어 흥미로웠다.


쌍둥이가 서로의 생김새를 반갑게 바라보듯, 철학과 예술은 

서로의 모습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기뻐하고 깨달음을 얻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다.


저자는 미학자로서 20세기에 이르러 미학이 철학적 사유의 핵심주제가 된 배경과 원인을 다루며,

동질성을 보이고 밀접한 관계에 놓인 철학자와 예술가를 둘 씩 짝으로 엮어, 

총 8가지의 사유와 주제를 풀어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철학자들의 주요 저서와 주장(명제)을 살펴보고, 

거론되거나 교류 및 영향을 주고받은 예술가들의 걸작을 이해하며 공부할 수 있다. 

숨겨진 의의와 사회적, 정치적 함의를 파악하며 새겨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무엇보다도 예술의 본질과 미학의 개념을 다질 수 있어 유익했던 도서이다.

여담이지만.. 역사에 당당히 기록된 초현실주의 거장들보다, 

달리와 마그리트같은 초현실주의 작가들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센스있는 사진 연출과 제작을 하는 현대의 스웨덴 사진 작가 에릭 요한슨 전이

(아우라와 정교한 깊이, 내공은 떨어질지언정) 더 재밌고 공감되었던 것처럼~

20세기 철학이 왜 미학과 예술에 집중하게 되었는지, 

굳이 거창한 이론과 기원, 논리에 기대지 않아도..

대중은 이미 어렴풋이 느끼고 즐기고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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