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쿠팡으로 출근하는 목사 - 목사 안 하렵니다!
송하용 지음 / 한사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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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기독교인으로서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였다.


앞으로 한국 교회가 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교회의 부조리한 부분을 지적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솔직히 새롭지는 않았다.


세상의 손가락질과 달리..대형 교회의 담임 목사님이 아닌 이상-

약 8-90 퍼센트는 경제적 어려움을 버텨내야 하는 목회자들의 고된 현실,


목회자 가정과 자녀들까지 함께 짊어져야 하는 부담들,

그에 따른 가장으로서의 미안함, 책임감과 괴로움,


한편 주보 글과 설교 내용까지도 담임목사의 허락과 눈치를 봐야하는

부교역자님들의 부조리한 실정,

가난하고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의 친구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여러 일부 교회들의 모습..


이런 이야기들은 오랫동안 지적되어 왔고, 충분히 공감되는 문제이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고 마음이 불편했다.


저자는 자신은 다른 목회자들과 다르게 양심적인 것처럼,

자신은 소명만을 따라 정의롭고 올곧게 행동한 것처럼 이야기한다.


(자신이 '만명 이상 되는 교회의 담임목사'라는 우상에 빠져있었다는 것이

어느새 한국 교회 신학생들과 목회자 전체의 우상 문제로 치환되며...

책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자신은 개혁의 느헤미야로 그려지기 시작한다.


그렇지만...가진 지식과 재물, 더 편한 미래, 좋은 조건을 버리고

상대적으로 불편하고 때론 모욕도 받는 어려운 목회의 길을 선택한

신학생과 목회자들이 왜 없겠는가?


정말 모든 신학생이 대형 교회 목회자만을 꿈꾸며 신학생이 되었을까?

오지의 선교사를 꿈꾸는 신학생도 있을 거 같은데...


또 대형 교회라면 무조건 악하고 잘못된 시스템에 놓여있는 처단의 대상일까?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회의 잘못이 단순히 건물 사이즈와 성도 수에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유혹에 빠지기 쉽고 편한 환경, 돈과 권력, 육신의 쾌락, 명예의 추구 등이

목회자와 교회 타락의 배경이 되긴 쉽겠지만..


난 유명하고 큰 대형교회 직분자도 아니고, 목사도 아니다.

일반 성도도 그런 분별을 하는데, 왜 저자 분은 편협한 비약으로 종종 치닫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담임목사님이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성도의 기도를 주보에 실어주지 않아서

그 일을 계기로 하여 목사를 그만두게 되었다고 말한다.


또 교회 주보에 말기암 성도님의 기도 제목이 실리지 못한 사실이 부끄러워서

그 뒤로 아픈 성도에겐 병문안조차 가기 어려웠다고 하는데...

굉장히 자기 중심적이고 모순적으로 느껴졌다.


그 성도 분의 쾌유와 완치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옳다고 느껴졌고,

정말 기도해야 한다는 영적 부담과 책임이 있었다면...

담임 목사님을 찾아뵙거나 편지를 써서라도,

내가 책임질테니 주보에 올려달라고 요청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분은 교구목사님이 담임목사님의 뜻이라는 말로 거절되자,

잘못되었다고 분노할 뿐.. 그것을 '기적조차 담임목사님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이냐고

조롱하는 어투로 해석하는데서 그치고 있었다.ㅜㅜ


치유와 완치의 기적을 바란 저자의 마음과 기도 내용은 공감 되며 좋았다.

아픈 환우와 불치병에 걸린 환자를 교회가 쉽게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담임목사님의 결정에 분노하기 보다는, 

더욱 지혜롭게 함께 기도하는 성도들을 다독이면서~

계속해서 아픈 환우 성도를 자주 찾아가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치유와 기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영혼 구원의 문제일텐데...

(죽은 나사로도 살아나는 기적을 겪었고, 성경에 많은 치유받은 사람들이 있지만..

결국 그들은 이 땅에서 또 죽어야 했다. 가장 중요한 본질은 영혼 구원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성도와 성도분의 가족을 위해서 심방과 복음 전파,

믿음 안에서의 격려와 위로는 계속 되어야 하는데.. 

왜 심방을 피했는지 공감할 수가 없었다.


시한부 판정을 받아 힘든 성도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

복음서에서 행하신 예수님의 기적을 소망하며 믿는

정말 성경적으로 옳은 기도라고 생각되었다면.. 주보에 문구 실리는 것이 대수인가??

주보에 실리지 않은 것이 부끄러워.. 심방에 못 가는 것은 대체 뭐란 말인가...ㅠㅠ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빠져서.. 

구령의 열정과 양 떼의 진정한 필요를 회피하는 목회자야말로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하나님께서 고쳐주시려고 한다면,

교회 주보에 기도제목이 오르고 말고 하는 그런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단 한 사람이라도, 믿음을 갖고 하나님의 뜻을 간구하면..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를 들어주신다고 생각한다.


엘리야 단 한 사람의 기도가, 가뭄 가운데 단비를 쏟아지게 만들지 않았던가?


저자가 다른 모두가 우상숭배를 했다고 오해하며 생각하는 것은 상관없다.

엘리야 같이 훌륭한 믿음의 선진도 같은 실수를 범하였기 때문이다.



☆ 마음이 걸려 글을 추가합니다.


<< 여기서 추가로 밝히고 싶은 것은, 내가 독자이자 한 인간으로서

저자분의 그런 오해와 실수를 이해하며 넘길 수 있다는 것이지,

그게 정말 상관없이 여겨도 되는 가벼운 사안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고 싶다.


아브라함, 엘리야, 다윗 같은 믿음의 선진이 잘못했던 죄를

그런 하나님의 종과 위인들도 잘못했으니~ 우리도 마음껏 저질러도 되며,

그것이 사람과 하나님 앞에 모두 용납되고.. 죄가 안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엘리야나 성경에 나오는 또 다른 믿음의 선진들의 죄와 허물들을 경계하고

오직 하나님을 따르며 그들과 같은 실수와 죄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성경은 경계로 삼으라고, 그들의 잘못과 연약함도 기록해놓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좋으신 하나님께서는 선하고 자비로우시기 때문에

그의 종 엘리야를 위로해주시고 일으켜세워주셨지만,


하나님만 바라보고 우상과 싸우던 엘리야가 갈멜산 전투 후에도

이전과 달라지지 않아 보이는 현실에

믿음 없는 시선으로 '형편'을 바라보고 (왕상19:3),


결국 이세벨의 협박에 깊이 낙심하며...

내 조상들보다 못한 자신을 죽여달라고 기도한 것은

하나님의 뜻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도 아니었다. ㅜㅜ


성도와 하나님의 종은 모두 믿음으로 앞을 나아가는 자가 되어야지,

침륜에 빠져 실족해서는 안되는 이치와 같다는 점을 밝혀두고 싶었다.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또한 뒤로 물러가면 내 마음이 그를 기뻐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우리는 뒤로 물러가 멸망할 자가 아니요

오직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니라"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겉으로 보이는 형편만 보고 하나님의 뜻을 오해하는 죄나

성급한 절망과 낙심에 빠지는 죄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히브리서 10:38-39절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두며~

백부장같은 믿음의 고백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전진을 하길 바란다.>>



다시 책 서평을 이어서...


하나님은 언제나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종과 성도들을 숨겨놓으신다.

엘리야의 부정적인 결론과 깊은 낙심, 좌절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좋으시고 선하신 하나님은 엘리야를 어루만지시고 다시 회복시켜주셨다.


이 책에서 저자는 좌절과 낙심보다도 깊은 원망과 분노가 더 크게 느껴진다.

역시 하나님께서 어루만져주셔야 할 것 같다.


어쨌든 본인이 열심히 기도한 것이나 바람과 다르게 

교회가 상반된 처리를 했다고 하여.. 그 문제를 갖고 비약하며, 

감정적으로 원망하고 문제 삼는 것으로 보여 씁쓸했다.


또한 저자는 '목사는 하나님이 주신 직분이 아닌

인간이 만들어낸 직분'이라는것을 깨달았다고 말하며-

목사가 성스럽지 않았고, 자신은 목회가 행복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 부분도 다른 소명 의식을 갖고 열심히 목회하며 선교하시는 분들에게

무례하고 아주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되었다.


한편 사람이 의리를 중시해야 한다는 부분에는 크게 동의하지만,

저자 분은 '목사이기 이전에 사람이 지켜야 할 덕목부터 지켜야 한다~

목사가 되기 이전에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하던 부모님의 가르침을 강조하며,


떠나던 교역자에게 밥 한 끼 사주지 않은 다른 동료들을

의리와 사람의 도리도 모르는 이들로 매도하는 부분도 좋지 않아 보였다.


물론 힘 있는 사람에게 굽신거리고 아부하며,

자신의 유익과 앞길을 따라 계산적으로 처신하는 목회자들은

내가 생각해도 참 별로이다~ㅜㅜ


진짜 그런 이유로 사람을 차별하고 대한다면 죄이며, 지적받아 옳다고 보지만..

(목사라면 사람의 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종인데.. 당연히 그라믄 안돼지..)


다만.. 그들의 행동과 처신이 정말 의리와 정이 없어서 그랬던건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불편함이라든가

어떤 배경이 있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내 눈에 그렇게 보였다고 해서, 또 나는 그에게 밥 한끼를 샀다고 해서..

그것이 나만 의리있는 사람이란 객관적 증명은 아닐 것이다.


훗날 이루어질 하나님의 평가 앞에서 우리는 모두 겸손해야 할 것이다.


성도든 목회자든 동일하게...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ㅜㅜ


어쨌든 생각이 참 많아지던 책이다.


터질 것 같은 고름을 째듯이, 누군가는 앞장 서 털어놓고

솔직하고 진실하게 이야기하며, 바로잡아야 할 것들이란 생각도 든다.


그런 면에서 의미 있는 글이고, 목회자 지망생과 목회자들..

특히 담임 목사님들이 꼭 한번 읽어봐야되지 않을까?


담임목사님들...자신의 미숙했던 올챙이 시절 생각하면서~

부디 다른 부목사님들과 교역자님들의 성숙을 기다려주시고 배려해주시고

우리의 참 스승되신 예수님처럼 교육하며 잘 먹이고 도와주세요~제발요..!


P.S

힘든 중에도 내색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며

이 모든 환경과 문제를 이겨내고, 감사와 기쁨으로 헌신하며

오직 예수님이 주신 사명과 그 분의 몸 된 교회를 위해

묵묵히 인내하며 섬기는 목회자와 선교사님들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그런가하면 코로나 시련 중에 지금 쿠팡과 편의점 알바를 해야 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얼마나 힘든 목회자들이 많을지..

이 이야기는 목회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ㅜ_ㅜ


저자 분의 앞길에도 하나님의 손길과 위로, 은혜가 더할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직분과 사명을 떠나 모두 주님 안에서 한 형제며 자매이다.

누군가의 허물과 죄가 나와 무관한 것이 아니다.


개혁은 형제의 죄를 찌르고 나의 의로움을 강변하는 것이 아니다.


느헤미야는 동족의 죄를 자신과 자신 집안의 죄로 여기며

하나님께 회개하고 엎드렸다. 그 분의 도우심과 은혜를 구했다.


진리와 복음의 빛을 비추며, 이 땅의 소금이 되어야 할 한국 교회를 위해서,

또 저자 송하용님을 위해서도.. 꼭 기도하겠다~!


우리의 영광과 진정한 미래는 하나님 한 분께만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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