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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콕 - 영화의 거장 ㅣ 누구나 인간 시리즈 5
베른하르트 옌드리케 지음, 홍준기 옮김 / 이화북스 / 2021년 8월
평점 :
동기 중 하나는 '한국의 히치콕 같은 감독'이 되는 것이 꿈이었고,
대학 새내기 초 함께 극장을 찾던 절친이 가장 좋아하던 감독은 히치콕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히치콕이 존경스럽거나 감독 개인에 대한 애정은 없었는데..
그 이유는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해서 비디오가게에서 히치콕의 전작을
야금야금 하나씩 빌려서 감상하곤 했는데, 오빠가 히치콕의 작품은 위험하다면서
부모님께 말해서 영화를 맘 편히 못 보게 만들고 방해를 했던 것이다. -_-;;
그래서 한참 재밌게 빌려보던 히치콕 전작을 전부 보지 못하고 중단해야만 했고,
오빠의 편견과 훼방, 트집에 계획이 어긋난 것이 억울해 방방 뛰면서도~
나 역시 내심 속으론 '맞아..히치콕은 관음증에 정신 세계가 건강하고 온건한 사람은
아니지'라는 생각으로...작품이 스릴있는 짜임새에 재밌을지라도 경계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히치콕 영화 계속 보다가, 나도 싸이코 될 수 있다는 논리에 설득된 질풍노도의 청소년 시기)
한편 유명 영화감독 중에 성범죄자, 변태, 싸이코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공공연히 알려져있기에~
여배우들에 대한 관음증 및 추문이 있었던 히치콕에 대해, 꺼림직한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난 어릴 때도 영화잡지+라디오 영화음악 방송+비디오가게 섭렵하던 씨네필이어서..
당시 인터넷이 활발하지 않아도 히치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미투가 시작되기 훠얼씬 전부터, 영화를 좋아할 때부터.. 추문있는 감독을 걸르면서 살아온 도덕 리트머스..)
어쨌든 나 개인의 경계심과 꺼림직한 맘 , 소소한 추억의 연결고리에 상관없이...
히치콕은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대표 영화 감독이며, 감독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팬이 많은 자가 아닐까 싶다.
(내가 알기로 미국의 영화학교에서 이름 전체를 걸고 그에 관해 연구하는 수업이 개설된 이가 몇 없는데..
그 중 히치콕은 강의가 있었으니..)
이 책은 예전에 한길사에서 나왔던, 절판된 히치콕 책을 다시 새롭게 출간한 것으로,
절판 다시 내주는 거 너무 좋다...신간 냄새나는 책 최고~!
히치콕 개인과 그가 남긴 영화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있게 알려주고 도와주는
전기 서적 및 입문서 역할을 해준다.
어릴 때의 사진, 가정 환경, 가족과 관련된 성장 일화로 시작하여~
그의 불안감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것인지 히치콕의 목소리를 통해 짐작해볼 수도 있다. ^^
(학창시절에도 범죄행위에 매혹되어, 배심원 재판소에서 구경을 하기도 했다고..)
카톨릭교와 범죄학을 결합한 체스터턴의 탐정소설을 좋아했다는 것은 반갑고 공감되었다~
또한 일찍이 범죄 뿐 아니라 영화에도 사로잡혔던 것도.. 떡잎부터 범죄물 감독의 자질이 쌓임
이 책이 좋은 점은 히치콕의 고백과 증언을 바탕으로, 그의 생애와 성격, 자질의 형성 원인,
그가 영화감독이 되게 된 배경, 작품을 만들게 된 과정에서의 특별한 일화, 연출상의 이유,
감독으로서 가졌던 생각과 알려진 해석 등을 꼼꼼하고 정확하게 짚어주어,
독자들이 히치콕에 대하여 깊이 이해 할 수 있게 도와준다. 팬이라면 안 읽을 수 없는 정도..!
히치콕이 영화를 만들면서 어떤 일을 겪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에 관한 정보가
군더더기 없이 잘 정리된 책으로, 평전치고 그리 책의 분량이 많지 않음에도~
히치콕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대부분 담은 게 아닌가 싶어 감탄했다.
이 책을 통해 그의 더 많은 부분을 알게 되어 고마웠고,
독자로서 만족스러웠던 책으로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