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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의 이름은
조진주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6월
평점 :
1985년생으로, 2017년 현대 문학으로 등단한 '조진주' 작가의 단편 소설집이다.
최근 출간된 한국 소설을 거의 못 읽어서, 처음 들어보는 작가였는데...
차분하고 정돈된 프로의 문체, 문장력에서 작가의 글이라는 완성도와 내공이 느껴진다.
엮인 단편들의 주제나 스토리, 인물들도 흥미로웠는데..
작품 속 캐릭터들은 정의롭거나 현명하거나 용기 있거나 하는 와중에도
이기적이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편안함과 내심 잇속 차리려는 면모,
또는 어릴 적 트라우마, 상처, 연약한 부분, 공통적인 불안과 책임감 등을 갖고 있다.
그래서 독자들은 한 편에 감정 이입 하려다가도,
딱히 누군가를 편 들수도 없는 모호한 위치와 입장에 놓여
각 인물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소설 속 누군가처럼 도움과 증명을 받아야 할 입장이었을 수도,
주인공처럼 무력하고 타인에게 이기적인 모습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각 스토리가 빨리 휘발되지 않고,
가슴 속에 어떤 물음이나 깊은 잔상을 남기고 있다.
약자들이 내포하고 있는 폭력성과 자기 중심성을 지적하기도 하고,
한때 소중하고 고마웠던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의 안전성과 양심 또는 이익 등을 전적으로 포기하지 못하고
그리고선 내심 죄책감과 미안함으로
갈등과 혼란, 원망감 등을 느끼는 인물들을 통해
인간이 가진 약함과 딜레마, 풀리지 않는 불안을 통찰하기도 한다.
부드럽고 잔잔하면서도 위트와 무게감도 겸비한 작가로 보여
앞으로 조진주 작가의 다른 작품을 관심 갖고 지켜볼 것 같다.
과연 우린 어떤 얼굴과 이름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할지...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