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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란의 아름다운 날 ㅣ 꿈꾸는 문학 5
차오원쉬엔 지음, 양성희 옮김 / 키다리 / 2021년 3월
평점 :
중국을 대표하는 아동문학가 차오원쉬엔의 정수가 담긴
원형적 작품이라는 소개에 끌려 읽게 되었다.
그동안 중국 작가가 쓴 책들을 보면서 꽤 감동받은 적이 많아서
이번 소설도 기대가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소박한 아동문학 작품이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성인들이 읽어도 충분히 가슴 저릿할 만큼, 맑고 순수한 본이 되는 이야기였다.
주인공 소녀 란란이란 아이 자체가 맑고 바른 인성의 아이이기도 하고,
겸손과 도리를 아는 멋진 란란의 외할머니 캐릭터 덕분에
아이와 어른 모두 느낄만한 교훈성도 짙은 작품이었다.
또 중국의 문화대혁명으로 고통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산당의 권력에 의해 지배되는 구조 탓에 겉으로는 평등과 사회주의를 말해도
결국 아이들 사이에도 부모의 직업과 가진 소유에 따라
선생의 대우와 계급이 나눠지는 부분을 그린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작품을 쓴 작가가 중국을 대표하는 아동문학가라면,
중국에도 희망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젖먹이 때 엄마와 떨어져 형편이 어려운 친할머니와 함께
시골에서 10살이 되도록 자란 소녀 '란란'이
할머니와 함께 엄마의 집(정확히는 시장인 외할머니의 집)으로 돌아와서
새로 적응하면서 마주치게 되는 사건들, 동생과의 다툼이 주된 소재이다.
소설의 스토리나 구조는 단순하게 볼 수 있으나,
공감과 감동 요소는 뛰어나니...더 훌륭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돌아가는 풍차를 보며, 종달새를 좋아하고,
자유롭게 펑린두 들판을 뛰어놀며 자라던 란란이
허영심 가득한 엄마와 제멋대로 자란 남동생 퉁퉁을 보면서
받는 상처와 소외가, 실로폰 연주처럼 맑고 투명하게 전달되어 마음을 울린다.
시골에서 그토록 밝고 당당하며 영리하던 아이가
엄마의 눈치를 보며 퉁퉁의 오만함에 울분을 느끼고 달라지는 모습에
학교 선생 같은 교육자들과 부모가 어떻게 아이들을 대하고
부드럽고 너그럽게 인내하고 맞춰주며 대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7살 퉁퉁의 버릇없고 거만한 모습은 독자의 분을 치밀어 오르게 할 수 있는데..
귀여운 동네 아이들과 선하신 친 할머니의 모습,
외할머니의 바른 됨됨이, 가치관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지며 나름 사이다도 마실 수 있다.ㅋ
소황제로 불리우는 아이들이 나타난,
중국의 비뚤어진 자녀교육 문화를 돌아보게 하며
(그러나 버릇없고 형편없는 인간됨의 문제가 어디 중국만의 일이겠는가..
지구촌 모두가 해당될 메시지..!)
또한 강압적인 위계와 사회적 무시, 폭력 등에 휩쓸리기 쉬운
개인의 존중 받아야 할 가치와 숭고함을 그린 소설로
누구나 읽어보면 좋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