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하는 가족
오에 겐자부로 지음, 오에 유카리 그림, 양억관 옮김 / 걷는책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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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이기도 한

오에 겐자부로의 성찰과 사유를 담은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허구의 소설이 아니라.. 작가의 실제 경험과 생각을 적은 글이라 더 좋았다.

태어날 때부터 뇌의 장애가 있는 큰 아들과 치매에 빠진 장모,

그리고 그들을 함께 돌보고 있는 아내와 동생들인 두 자녀랑 살면서 배우고 느낀 

공생과 회복의 메시지를 풀어내고 있다.

 

예상치 못한 장애와 가족 혹은 자신의 질병이 가져오게 되는 인생의 변화를 극복하고

수용기에 이르는 내면 자세를 마치 종교적인 회심, 신앙과도 같이 묘사하며,

(주변의 가까운 기독교인들에게 감화를 받은 부분이 있었던 탓인 거 같다.)

환자와 가족이 느끼는 고통과 갈등, 화해와 환희의 순간들을 지적이고 세련되게 표현한다.

 

글을 쓴 저자는 분명 '오에 겐자부로'겠지만, 가족이 모두 함께 만들어낸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오에 겐자부로는 늘 아들 히카리에게 많은 영감을 얻는다.)

아들과 가족들에 관한 이야기가 비중이 크다.

또한 지인과의 사연,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분량도 상당하다.

아들과 가족에 대한 사랑과 염려, 한 명의 작가이자 뛰어난 문학인으로서의 자각도 담겨 있다.

글 중간에 부인이 직접 그린 삽화도 인상적으로 보았다. (내게 그림 충동을 느끼게 만들었다~)

 

원래 작가 자체도 믿음직스럽지만.. 역자인 양억관씨의 번역도 신뢰를 주며, 읽을 맛이 난다. ^^

담백하면서도 기품있는 글에서 오에 겐자부로의 문학성과 통찰력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남다른 가족 구성원이 있는 가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

가족이 서로 주는 상처와 의미, 강한 영향력..

한편으로 얻게 되는 위로와 공감, 극복과 화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의 주제도 그런 고민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고, 

질문에 답을 채워주는 느낌이 있어서 좋았다.


작가는 호들갑스럽지 않게,,

고통과 시련이 빛과 복으로 바뀌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인내와 지성, 인격적 성숙을 본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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