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언어 - 나무가 들려주는 세상 이야기
귀도 미나 디 소스피로 지음 / 설렘(SEOLREM)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나무가 직접 화자가 되어 들려주는 이야기,
식물학을 상상력으로 새롭게 구상하여..이탈리아의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소개에 읽게 된 책이다.
나는 인간이 아닌 것들이 인간처럼 말하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친구들이 레골라스에게 반할 때,
나는 천천히 움직이며 고대 언어로 밤새 이야기하는 나무 지킴이 엔트들에게 애정을 느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사루만과의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
건조해보이는 나뭇결 피부, 푸른 잎의 머리, 두텁고 거대한 가지와 기둥, 뿌리를 팔 다리 삼아
거인처럼 느릿느릿 성큼성큼 걸어다니며 오래 생각하고,
나무들을 위해 분노하고 싸울 줄 아는 나무 수염이 참으로 귀엽고 믿음직했다.
나무를 인간으로 형상화했을 때의 이미지가 엔트로 각인되서 그런지..
솔직히 '나무의 언어'에 나오는 주인공 화자 주목은 말투부터가 귀여운 느낌은 아니었다.^^;
우선 말을 너무 빨리 잘했고ㅋ, 새싹 때부터 호기심과 탐구심이 가득했으며..
객관성과 철학적 사고력까지 겸비한 똑똑하고 현명한 존재로 그려지고 있었다.
또한 숲의 가장 높은 자리의 서열을 가진 여왕으로 행세하며 자부심을 갖는데..(네발 짐승도 하찮게 여긴다)
보통 나무를 자연에서 가장 수동적이고 약한 존재로 떠올리는 내게 조금 어색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럼에도 주목이 곤충, 동물 등의 자연 구성원들을 만나 질문하고 대화하고,
세상의 이치를 배워나가는 모습은 흥미로웠다.
인간을 사악하다고 평하며 증오심을 품기도 하고, 역사와 종교를 바라보며 소견을 밝히는 내용도
실제 역사에서 차용한 부분(실제 역사적 인물도 등장함)들이 있어서 더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주목은 끝에 가서 해충으로 보던 인간 역시 이해, 용납하게 되고..
생명력(생의 의지)과 사랑을 강조하며 마무리 짓는다.

작가가 나무 입장에서 생각하고 써 내려간 소설이지만,
상상만으로 그냥 막 쉽게 써내려간 것은 아니고~
이 책을 쓰기 위하여 12년의 시간을 연구하고 조사하며 썼다고 하니..존경스런 마음이 든다.
재미도 있었고, 단지 자연과 나무를 보호하고 가꾸고 지켜야 한다는 관점이 아니라, 
앞으로는 자연과 나무가 가진 태도와 삶의 자세, 지혜를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들게 만든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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