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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7월
평점 :
사실 사노요코라는 사람은 나에게 생소했다
그렇지만 책소개를 본순간 읽고싶다라는느낌이 강력하게 들어서 읽게된책인데
그녀의 책을 읽어보고싶어졌다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했는데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아쉬워지며
사는게 뭐라고는 그녀의 일기를 보고있는듯한 기분이었다
그만큼 거침없었고 솔직한 얘기들로 가득차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 그래도 드러나 있었다
친구가 갖고싶은게 뭐냐는 질문에 평소 마음에 들던 귤착즙기를 선물받은 그녀
그런데 웬걸 부엌한편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똑같은 귤착즙기를 보고 매번 지나다니면서 봤을텐데도 알아차리지못하는 자신에게 놀라 울음을
터뜨린다
치매에 걸린 엄마때문인지 그녀의 치매에 대한 공포는 극에 달하는데
기억력이 애매하거나 뭔가 잘 잊어버렸을경우 치매네 치매야 라며 좌절하는모습이 많이 보인다
결국 치매인지 검사까지 해보지만 오히려 나이에 비해 기억력이 좋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럼에도 깜빡잊어버리는 증세는 사라지지않을뿐이고...
아침에 일어났을때 개운하지않고 어딘가 아프다는 사실에 나이듦을 실감하고
어떻게 한번에 일어날수있냐고 투덜대며 간신히 일어나서 냉장고속 재료들로 음식을 해먹는다
바나나를 우유와 함께 갈아먹길래 좋아하나했는데 사실은 자신은 바나나를 좋아하지않는다고 고백(?)하지않나 티비에서 이상한 요리법을 보고 절대
맛없을거라 장담하며 수고스럽게도 직접 해보질않나
보면서도 정말 특이하네 싶었지만
정작 자신은 자기자신이 성질머리가 더럽다고 말하며 할수만 있다면 자기자신과 절연하고싶다고 말한다
암에 걸려 항암치료때문에 머리가 빠지고 주위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듣지만
그녀는 암보다도 오히려 우울증이 더 힘들고 괴로웠다며
담담할뿐이다 죽음에 대해 어쩜 그리 초연할수있을까 싶기도했는데
1938년생인 그녀는 전쟁으로 가난하고 어렵던 시절 어린나이로 세상을 떠났던 오빠와 동생의 이야기를 가끔 꺼내는데 그래서인가 싶기도 했다
일하기 싫다고 투덜투덜대면서도 마감때까지는 안하다가 마감직전 불이나게 일을하고
기계는 도통 모르겠다며 컴퓨터나 핸드폰은 거의 사용하지않고
은행에서도 기계를 조작하기 힘들어서 진땀을빼고 지하철역에서도 무인자판기에 화를 내기도 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했다
어느누구도 나이가들면 이렇게 된다고 얘기해주지않았다며 불평하지만
뭔가 더 고집스러워지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몸이 젊었을때보다 좋아지지않기는 했지만
그녀는 그야말로 열심히 눈코뜰새없이 살아왔고 결혼을 했고 바보아들을 낳기도 했다
욘사마에 빠져 한류드라마를 보느라 털이 틀어지기도 하고 dvd를 사는데 돈을 탕진하기도 하지만 일년후 미련없이 털어버리고 다른것에
빠져드는모습이 그녀스럽기도 했다
때로는 우습게 때로는 진지하게 그녀의 글을 읽다보니
나이든다는것 가족이라는 존재 친구 등등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된다
시한부의 삶을 받고 생명을 늘리려는 치료는 하지않겠다며 남은시간을 어떻게보낼지 생각하고 돌아오는길에 비싼 재규어를 사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주어진 시간들을 잘 지내려고 명랑해진 모습을 보며 존경스럽기도 했다
어느누가 자신의 죽음을 그렇게 자연스레 받아들일까
짠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부정적인 그녀가 오히려 생동감이 느껴지니
그런그녀의 글과 그림을 더이상 보지못한다는것이 아쉽고
지금이라도 그녀를 알아서 그녀의 매력을 알게됐다는것이 감사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