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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10 - 자반고등어 만들기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5년 10월
평점 :
수능이 끝나고 집으로 온 누나가 식객을 보고 한 마디.
“이건 너무 정보를 주려는 데 치중하는 것 같아. 글이 너무 많아.”
그 말을 듣고 다시 보니까 과연 전에까지는 안 보이던 글들이 보였다. 하지만 우리 요리를 알리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어차피 난 그 전까지 재밌게 읽었으니까.
10권은 자반고등어 만들기다. 자운 선생님이 돌아가신 오성길 숙수의 숙제라면서 성찬과 봉주가 자반고등어 만들기 경쟁을 한다. 그러나 이건 노숙자들을 위한 자운 선생님의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빨리 깨달은 성찬이는 괜찮지만, 늦게 깨달은 봉주는 참 바보 된 기분이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성찬을 죽어라 미워하던 봉주. 그러나 어느새 미운정이 든 건지, 내 눈에는 처음보다는 성찬이랑 봉주가 더 친해보였다. 더불어 봉주가 어느새 개그 캐릭터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성찬의 말 몇 마디에 표정이 바뀌고, 이리 저리 휘둘리는 걸 보니까 말이다.
자반고등어 편에는 성찬의 사촌동생인 진원이도 나온다. 자반고등어를 만들면서 최선을 다하는 성찬을 보면 그 동안 고졸에 차장수라고 은근히 무시하던 성찬을 다시 보게 된다. 더불어 세상엔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닫는다. 진원이는 그 동안 최선을 다하지 않은 채 세상만 원망하던 자신이 바보 같다고, 이번에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나도 최선을 다하고 싶은데, 세상엔 재밌는 게 너무 많아서 힘들다.
이 책에는 콩나물 이야기도 나오는데, 콩나물은 햇빛을 보면 잘 크질 못한다. 콩나물을 키우는 명이라는 여자에게는 병이 있는데, 햇빛을 받으면 피부에 이상이 생긴다. 밝은 빛을 그리워하며 온통 어둠 속에서 사는 명이 이야기는 참 코가 찡했다. 나는 명이가 나가고 싶어 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으니까, 열심히 살아야겠다.
우선 10권까지 사 주신 엄마가 리뷰를 열심히 올리면 나머지도 사주신다고 해서 드디어 10권까지 다 올렸다. 그런데 기말시험이 곧 다가오니까 시험 끝나고 사 주신댄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