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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사로 본 중국왕조사 - 한 권으로 읽는 오천년 중국왕조사
이동연 지음 / 창해 / 2022년 11월
평점 :
사상사思想史로 본 중국왕조사 : 중국이라는 국가를 이해하는 역사와 사상
국가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도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편견을 갖거나 편향된 정보에서 출발했거나 즐겨하는 문화나 혐오하는 식습관 등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중국이라는 나라는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감성이 더 큰 편이다.
일본에 대해서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이 격렬하게 교차하는 관심에 비해 정반대의 상황이다.
누구 말마따나 일본에 비해 더 오랜 기간 우리를 괴롭힌 건 중국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런 역사적인 배경보다는 문화적 배경과 선호도 사이 어디쯤 위치하는 호불호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들쳐보고 싶은 지식에 대한 열망도 결국 좋아하는 또는 알고 싶은 나라가 우선적으로 선택된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전국시대의 군웅할거를 대략이나마 흐름을 이해한 상황에 비해 중국 쪽은 거의 관심도 없고 지식도 없었다.
중국 = 삼국지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역사적 흥미도라고 적어 두면 되지 않을까?
서재에 꽂혀 있는 중국사 한 권 책이 아직 손때를 타지 않고 먼지만 꼬박 뒤집어쓰는 원인도 결국은 같다. 그런 만큼 언젠가 기회가 오면 동양을 대표하는 국가이자 커다란 땅덩어리를 휘어잡았던 왕조에 대해 찬찬히 공부해보겠다는 의지도 자주 출몰했다.
시대를 사로잡고 오랜 후세에게도 영향을 미쳤던 사상의 역사를 통해 중국의 굴곡 많은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왕조 위주의 역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중국이라는 나라의 역동적인 모습을 사실 가장 빠르게 익힐 수 있고, 장구한 세월 기록물 역시 왕조에 초점이 맞춰져 왔던 만큼 빠른 속도로 대략적인 역사적 이해에는 나쁘지 않은 접근이다.
다행히 선택한 책도 깊이 들어가면 어려운 사상과 역사의 복잡함을 옛날 이야기를 하나씩 들어가는 느낌의 조금 가벼운 접근으로 구성되어 초보 역사 접근자들에게는 부담스럽지 않게 페이지를 넘겨 나갈 수 있었다.
중국 역사의 시작부터 청나라의 역사를 단순하게 시대적 기술로 정리하지 않고 각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과 국가의 운영에 적용하는 방법까지 아울러 살펴봄으로써 시대정신의 이유와 결과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접근법이라 볼 수 있다.
유교와 도교 등은 종교라고 하기에는 다소 이질감이 있으나, 당시의 지배자가 국가를 다스리는 하나의 이념이자 생활의 원형으로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했음은 분명하다.
중국의 사상을 가로지르는 사상적 기반은 중국뿐 아니라 주변 국가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며, 주지하다시피 조선은 유교라는 사회적 이념에서 단 한 발자국의 일탈도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전국민을 획일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오히려 발생지인 중국은 왕조의 변천에 따라 시대적 상황에 맞는 사상을 선택하고 국가운영의 기본으로 정하는 탄력적인 운영을 보여주기도 한다.
절대적인 도덕적 이상향이 머무르는 종교의 숭배가 아닌 국가통치가 지향하는 목표점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가 중심에 두었던 법가 사상이 의미하는 바와 통일의 과정에서 어떤 길잡이를 했는지 살펴본다면 통일국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사상적 시대적 배경을 관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상은 인간에 대한 시선을 엿볼 수 있는데, 마치 기독교의 예수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강조하였듯, 애정의 대상과 인간 자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사상에서 어떤 식으로 주장되었고 그로 인해 사회통치의 이념으로 자리잡았을 때 국가의 대민관과 국가의 발전단계에서 이합집산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원리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 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실제 조선이후 오랜 기간 한반도 사람들의 모든 판단의 근거이자 종교보다 무서운 원칙을 제시했던 유교가 한나라의 국가운영을 위한 정치적 판단을 위해 유교를 선택하며 파생된 일이라는 대목은 나비효과의 공포스러운 결과를 보게 된다.
한 무제 때 동중서가 제시한 유가의 이유는 사실 다른 사상보다 자신들의 통치에 유리하기에 선택했을 나름이다.
노장식 정치는 자유방임으로 자신들의 권력이 공고해지지 못하며, 묵가는 겸애와 비공을 내세우기에 군주에게 불리했다. 법가가 권력자들 입장에서는 가장 입맛에 맞는 방식이지만 가혹함은 국민들이 버텨내기 어렵기에 포기한다,
천자의 존엄성과 독보적인 존재임을 내세우는 천명론은 바로 유교의 사상을 차용하고 이용하여 국가의 힘을 확립할 수 있게 만든다.
거대한 대륙의 역사를 지탱하는 힘은 사상에 기반한다.
방대한 영토에 떨어져 사는 각 지역의 반발과 불만을 하나의 교리로 통일시키고 천자의 권위를 하늘에 부여한 존귀한 영역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 하나만 가지고 중국의 방대한 역사를 헤아리기 쉽지 않은데 사상적 기반까지 훑어보는 일은 책을 읽는 독자의 편리한 권한을 감안해도 흡수하기 어려운 과목이다.
그럼에도 크게 어려움없이 스토리를 끌고 나가며 중요한 현상에 대해 적절한 설명을 붙이는 책을 통해 커다란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점은 지극히 유리한 공부법이다.
익숙치 않은 중국 왕조의 태정태세문단세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중국사에 대한 이해를 다른 각도로 바라보며 거대한 대륙을 호령한 세력들의 정치적 사상적 배경에 대해 지식의 층을 높이 쌓는 즐거움을 책장을 넘겨 나갈 수 있어 좋았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감가지고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서핑을 한 번 타보는 것은 어떻겠는가?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