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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벤션 - 발명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다!
바츨라프 스밀 지음, 조남욱 옮김 / 처음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인벤션 : 인류가 걸어온, 그리고 걸어갈 발명의 역사
chatGPT가 등장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서점가에 관련 신작들이 여기저기 많기도 하다. 스카이 넷이 권력을 잡아 세상을, 아니 인간을 박살내던 영화 시나리오가 현실에서 발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할 수 없을 정도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집요하게 질문을 해봤다.
한국어보다는 영어로 질의하면 더 막강한 데이터베이스를 뒤진다고 했는데 결과물을 보니 놀랍기만 하다.
웬만한 리서치 자료에서 빠지던 내용까지 포함되고, 향후 시장의 미래 예측까지 적절하게 제시한다.
물론 당산역에서 송도까지 지하철로 가는 방법 같이 한국말이나 정보가 부족한 질문을 해버리면 엉뚱한 답변이 나오는 경우도 경험해봤지만, 이 대목에서 떠오른 생각은 틀린 답변을 하는 자체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보고한 리포트를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많은 이들이 진실로 믿어버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전망이다.
잘못된 정보를 고의로 쏟아낼 일은 없겠지만, 틀린 정보원에서 취득하거나 잘못 해석한 결과물로 누군가가 중대한 의사결정을 한다면 결과는 끔찍하다.
핵무기보다 무서운 AI 시대가 되었다고 경고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상에 떠도는 현상이 무리가 아니다.
인류는 꽤 오랜 동안 답보상태에서 기술 발전을 진행해왔다.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넘어가고 다시 철기로 넘어가면서 점차 가속도를 붙였기에 망정이지 처음 손으로 쪼갠 돌멩이를 나무 막대기에 붙여 강력한 무기로 변화시키는데 소요된 시간을 감안하면 지금처럼 숨가쁜 속도전에서는 인류의 종말을 재촉하려는 획책은 아닌지 의구심을 품어야 할 수준이다.
인류가 만든 최악의 발명품들이 소개된다.
인상깊은 대상은 DDT였다.
지금은 금지된 약물이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곤충과 병균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해낸 평화의 화학품으로 각광을 받은 아이러니의 역사가 있다.
발명자는 인류에게 축복받는 화합물의 제조가로 노벨상을 수여받을 정도였다.
탁월한 효과가 저렴한 비용, 그리고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졌던) 특징들은 미국을 위시하여 수많은 나라애서 보편적인 살충제로 널리 보급되는 이유중 하나였다. 심지어 인체에 직접 살포하여 소독할 정도였으니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당시에는 자연스러운 작업이었다.
국내에도 소개된 “침묵의 봄”의 작가가 DDT의 유해성을 널리 알리지만 당시만해도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먹이사슬 상단의 몇몇 조류에게나 해악을 끼칠뿐이며 실제 말라리아 같은 정복하기 힘든 질병을 막아내는데 1등 공신이라며 약품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추가 연구들을 통해 해악성이 입증되기 시작했고, 내성을 가진 해충들이 생겨나면서 초반의 거대한 성공은 사용 금지로 결론을 맺는다.
아직도 인도, 북한 등 열악한 국가에서 DDT가 생산되고 사용된다는 사실은 충격을 준다.
결국 법보다 주먹이 가깝듯, 먼 미래의 후손들이 고통받을 기형보다 당장 내 호주머니를 채우는 농작물의 풍성함이 중요한 사람의 심리이다.
발명 초기에는 세상의 축복을 받았지만 결국 저주로 막을 내리는 발명품들은 DDT말고도 유연휘발유나 프레온 같은 사례가 있으니 지금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화학 물질도 10년 후, 20년 후 악마의 발명품으로 모습이 변할 제품들이 다수 있을 수 있다.
Led Zeppelin, 하드록의 대명사인 그룹이 자신들의 밴드 명 따왔던 비행선은 아직도 낭만 가득한 열기구처럼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화제 거리였다.
거대한 비행선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의 모습은 지금도 비행기와 경합해도 나름대로 확실한 영역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착륙직전 화재로 인해 36명의 사상자까지 낸 사고 이후 인류의 버림받은 발명품이 되고 말았지만, 사실 기구의 구조상 언젠가는 터질 문제였고 이후에도 보완될 가능성은 희박한 겉만 번지르르한 비행에 대한 로망을 그린 결과물이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3”에서 등장하는 제펠린 사의 거대 비행선은 그래도 한번쯤 꼭 타보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긴 활주로가 필요없이 해리어 전투기처럼 바로 그 자리에서 수직 이륙하고 착륙할 수 있는 장점은 화성가겠다는 21세기의 영웅이 등장하는 세상에서도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의아스럽기도 하다.
인류가 기대하고 있는 3가지 발명 분야는 흥미롭기만 하다.
하이퍼 루프는 개인적으로 크게 기대하지 않고 부작용도 큰 분야라고 생각하지만, 질소 고정 작물과 통제된 핵융합은 쉽지 않겠지만 실현이 꼭 필요한 사안이다.
대기중의 질소를 수용성 암모니아로 바꿔 화학비료가 필요 없어지고 이를 기반으로 자연과 공생하는 자연 비료의 획기적인 변화는 생산성과 우리의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볼 수 있다. GMO같이 인위적인 생산물들이 미래의 인류에게 불안감을 던지고 있는 요즘의 상황에서 더더욱 진전이 있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핵분열과 달리 태양의 작동원리이기도 한 핵융합은 더 강력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핵분열보다 안전한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어쩌면 영구 에너지 기관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SF소설의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하지만 현실상 실현되기도는 불가능하다는 학자들도 많다.
우주 개척 시대에 꼭 필요한 분야이지만 부정 전망을 내놓는 과학자들이 많은 만큼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수소 전기차같이 현실에서 구현된 에너지원도 효용성에 의문이 들어 상용화가 늦어지는 사례가 있듯, 핵융합이 우리의 안방을 따뜻하게 덥혀주고 에어컨을 전기요금없이 팡팡 돌릴 수 있는 날은 이번 생에는 오지 않을 듯.
발명가!.
또래 아이들이 장래희망 칸에 과학자와 함께 써놓던 동경의 직업이다.
수많은 영화나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로 놀랄 만한 기기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다.
때로는 지구의 수호자이지만 악의 화신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당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악당의 모습조차 없던 무언가를 세상에 뚝딱 만들어 내놓는다는 이유로 동경하기도 했다.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며 지구상의 화려한 문명을 펼칠 수 있었듯, 발명품들은 인류의 미래를 보장하는 필수 사항이다. 앞으로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의 연속선상에 있겠지만 좀 더 살기 편하고 인류의 오랜 지구 지배를 위해 끊임없는 발명의 쾌거를 기대하게 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