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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의 미래 - 기능보다 정서, 효율보다 낭만, 성장이 멈춘 시대의 새로운 프레임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9월
평점 :

비즈니스의 미래 : 성장 주도가 아닌 새로운 시대적 비즈니스의 조건을 찾아라.
아이폰 14 예약판매가 시작되면 술렁거림이 네트워크를 타고 많은 사람들의 심장을 쿵쾅거리게 한다.
다른 나라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사전예약 첫날 카드할인 등의 혜택이 제일 좋은 편이다 보니 5분 컷이니 10분 컷이니 오픈 런이 온라인에서도 시작된다.
발매 후 1년후 새로운 제품이 등장할 때까지 신상품 가격 할인도 거의 없고, 중고 가격 방어도 잘되는 편이니 IOS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굳이 안드로이드 진영은 관심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알뜰파들은 사실 휴대폰 하나 장만하면 4년 정도까지는 성능 저하 없이 사용하고 있다.
배터리가 문제이긴 하지만 이제 200만원을 넘어서는 신품 가격을 고려한다면 감수할 만하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휴대폰은 2년에 한 번은 바꿔야한다는 강박관념에 놓였다.
경기가 침체되고 성능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 최근 3-4년에 들어서야 굳이 사이클에 맞춰 교체를 하지 않아도 멀쩡하게 잘 쓸 수 있다는 변화가 늘어난 느낌이다.
소비는 자본주의의 미덕이다.
소비를 권하는 일은 자본주의의 속성에 부합되고 강화시키는 선행으로 여겨진다.
기업들 역시 자본주의 체계하에서 지상 목표는 더 많은 공급을 통해 소비를 만족시키고 전년 대비 신장하는 데 모든 전력을 다 해야한다.
펜데믹 이후 경제적인 침체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옮아 갈까 노심초사했지만,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분명 경제활동은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위축되었지만, 소비는 늘고 가격도 올라갔고, 주식과 부동산 시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거품이었는지 경제의 발전 단계였는지, 미 연준의 거대한 금리 인상 카드에 세상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혼란 속에 던져지고 말았다.
혼란의 시대에서도 전년 대비 2%대의 GDP 신장을 예상하는 대한민국 경제는 앞서 이야기한 측면에서 볼 때는 그나마 견실하게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옆 나라 일본은 어떨까?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대가 나왔다고 한다.
미국은 8~9%대, 우리나라가 6~7%개 나오는 상황이니 선방했네라며 부럽지만, 정작 일본인들은 근 30년 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충격에 휩싸였다.
세상은 얼마나 좋아졌으며, 새로운 가치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저자는 우리가 한 나라의 경제성장과 위치를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하는 GDP의 부적절함을 역설한다.
한 나라의 생산능력을 숫자로 나타낼 수 있고 국가간 국력을 비교할 수 있는 거의 독보적인 지표지만 오로지 생산에서 초점을 맞추는 한 물 간 지표라고 볼 수도 있다.
GDP는 실질적인 국가의 역량이나 미래에 대해서 확인할 수 없다.
과거 시대의 지표로 현재의 경제 상태와 미래 예측을 하고 있으니 세계는 침체에 빠지고 우울증에 걸리는 셈이다.
무형자산이 과거보다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GDP 산정 요소의 변경을 획책하는 이유도 더 확실한 타국가와의 갭을 늘리기 위함이다.
이런 변화는 “새로운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이다.

국가의 경쟁력을 산업생산력의 관점이 아닌 문화적 가능성과 역량을 포함시키는 지표로 나타내야 하며 실질적인 경제발전의 방향도 열린 고원사회라는 개념으로 틀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게 되는 가장 큰 키워드는 현대사회는 인류가 고대 이래 끝없이 염원하던 물질적인 부족을 해소해냈다는 부분이다. 물질적으로는 더이상 큰 기대를 할 필요도 없고 80% 이상이 현재 상태에 만족하기 때문에 정신적이고 예술적인 가치를 경제활동의 축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지금처럼 전년 대비 성장률을 숫자와 그래프로 나타내며 머리를 화끈거릴 필요도 없다. 어차피 IT와 모바일의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혁신이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을 반전시키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없다.
우리 사회는 물질적 만족이라는 고원에 연착륙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이후의 세계질서와 경제의 목표를 새로 재정의해야한다.
경제에 휴머니티를 회복시켜야 하는데, 최근 우리사회에 몰아닥친 노동자의 위험 노출과 안일한 기업의 대처와 영혼 없는 사과를 뉴스에서 볼 때 느끼는 일반인들의 서글프고 분노를 유발하는 바로 그 감정을 해소해야 한다는 점과 괘를 같이 한다.
책에서 한 문장으로 이를 요약한다.
“편리하고 쾌적한 세계”를 “살아갈 가치가 있는 세계”로 바꿔 나간다.
비즈니스를 철학적 관점으로 바라보며, 진정한 행복과 사회적 이상의 실현을 어떻게 구현할까에 대한 진지한 사고와 성찰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잃어버린 30년으로 자조하고 우울해하는 일본인들에게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확실하다. 일본은 잘해왔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사회가 나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명확히 하자.
물론 플라자 회담 이후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일본의 경제상태를 고려한다면 어쩌면 이 책에서 나오는 내용들은 자기 기만 또는 만족을 위한 변명을 찾는 건 아닐까 의심스러운 대목도 있었다.
하지만 페이지를 읽어가며 지금까지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과 인간의 본질과 예술적인 가치의 접목같은 막연했던 생각들이 구체화되고 필요하게 된 환경 변화에 공감하게 되는 나 자신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기도 했다.
문명과 기술이 견인하는 경제에서 문화와 휴머니티가 견인하는 경제로의 전환은 결코 욕심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적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되기 쉽지 않다. 소비자들 역시 이에 찬성하는 이는 일부일지 모른다.
하지만, 더이상 지속적인 발전의 가능성이 낮은 상태에서 과거의 그래프에 목을 매는 일도 미련하지 않을까?
새로운 비즈니스의 미래를 구상한다면 저자의 철학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