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의 공식 - 욕하면서 끌리는 마성의 악당 만들기 어차피 작품은 캐릭터다 1
사샤 블랙 지음, 정지현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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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의 공식 : 소설 창작에 있어 히어로보다 더 신경 써야 함. 바로, 매력 넘치는 빌런



영화 좋아한다면 지금껏 제일 분노를 들끓게 한 빌런은 누구인가?


어둠만큼이나 우울한 과거의 카리스마, 다스베이더

감옥 안에서 박수를 치며 계략을 숨기던 조커

나 혼자 살겠다고 사람들을 위험에 몰아넣은 맷 데이먼

올드보이의 최우진도 빌런에 포함하자.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빌런이자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캐릭터는 안톤 시거다.

영화 “노인을 위하 나라는 없다”에서 어색한 웃음 뒤에 숨겨진 잔악하고 인간적인 면이라고는 작은 털 자락 만큼도 없는 살인자를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은 인터뷰 등 평상시의 멀쩡하고 멋진 모습을 보면 사람을 보는 이중 슬릿을 보는 듯 어색하기만 하다.


영화나 소설 등 우리가 공유하고 즐겨하는 콘텐츠에서 히어로는 세계를 위험에서 구해내고 멋진 연인을 만나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클라이맥스의 짜릿한 액션과 권선징악의 자연스러운 환호성을 선물한다.

극장을 걸어나오면 히어로의 활약상에 나도 저런 멋진 모습이 되고 싶다는 기분이 든다.


재미난 건 나이를 먹어가니, 풍파 속에 이리저리 흔들린 건지 극 중 빌런이 처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나 애처로운 사연은 없을까, 그를 이해할 수 있을만한 이유를 발견하는데 집중한다.


주인공의 활약상만으로는 매너리즘에 빠지는 전개가 진행되니 빌런을 과거에 비해 비중 있고 의미 있는 행동으로 연결시켜 히어로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꼬집는 비평까지 가미한 느낌을 주려 노력한다.


캐릭터는 과거처럼 단순한 선악을 벗어나, 양면적인 특색을 가진 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러한 효과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 빌런의 탄생은 한층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진다.


스토리를 만들며 클리셰로 무장한 평면적인 인물을 그리는데서 탈피해 개성 넘치면서도 사회적 모순을 지적하며 어느 정도 관객이나 독자들의 공감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빌런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과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예비작가들의 고민을 풀어내고자 한다.


스케치 마냥 이야기의 대략적인 모습을 갖추다 보면 다수의 작가들은 히어로 캐릭터의 완성도에 올인하는 바람에 정작 1:1 대결을 펼친 빌런은 여기저기 차용한 느낌을 주는 평면적이고 클리셰 가득 찬 모습으로 등장시킬 수 있다.

현실감이 떨어지며 흘러가는 사건 전개 과정에 몰입감을 떨어뜨리고 현실성을 단숨에 날려버리는 실패의 선언이다.



클리셰의 다양한 형태가 책에도 소개되지만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맥락 내에서 내외부 갈등이 어떤 파국으로 이끌리는 지에 대한 전개과정 상 빌런의 무료한 독백은 흥미를 떨어뜨리기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전후 배경을 생동감넘치고 살아있는 개인사와 에피소드를 배치해야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트롭”의 개념을 다시 정립하는데 도움이 되는 조언을 들려준다.

클리셰와 헛갈리기 쉬운 장면이 연출될 수 있어 작가가 글을 써갈 때, 삭제를 두고 골치를 썩일 수 있는데 분명 두가지 개념에는 큰 차이가 발생한다.

좋은 예시가 책에 등장한다.

1920년의 시대극을 그린다면 흡연 과정은 뻔한 클리셰가 아니라 트롭이라는 주장이다.

당시 사람들은 담배 연기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고, 으레 식당이나 기차에서도 자연스럽게 입에 담배 개피를 물고 성냥을 그으 댔다.

당시의 시대상에서는 오히려 이런 장면은 삭제되면 사실성이 훼손된다고 한다.

시대적 상황의 고증에 디테일 한 설정이겠지만 어떤 요소를 집어넣을 지는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분위기에도 중요하지만,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간과해서는 얀 되는 요소로 “트롭”의 중요성은 인지된다.

분노의 찬 빌런이나 불우한 가정사들 역시 “트롭”으로 글을 장르의 구성에 필수적인 배경으로 적용시킬 수 있다고 한다.

클라이맥스를 이끄는 과정은 큰 도움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히어로와 빌런의 대결로 종착 된다는 기법은 실수로 낭패를 볼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수많은 작품에서 봐왔음에도 상상력으로 타래를 풀어나가다 보니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과 조연들의 활약상이 뒤엉키고 뜻 밖에 독화살을 맞는 히어로 어머니의 충격적인 상황을 부각시킬 수도 있다.

어벤저스 최후의 결투에서 그동안 보아왔던 마블의 수많은 히어로와 빌런들이 총 집결하여 거대한 전투를 이루지만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언 맨과 타노스의 대결로 카메라의 구도가 좁혀지는 구도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정교한 연출이 필요하다 지적이 이해된다.


각 항목마다 영화 사례를 삽입하여, 독자가 배우고 있는 과정을 실제 적용시키면 어떤 식의 전개가 필요하고 요소가 작동하는지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이 진행되는 도중 불쑥 불청객이 끼어 들었다는 느낌이 든다면 책을 이어가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소설을 읽는 게 아니라 작법 공부를 하고 있으니 참고서에 달린 다양한 풍선 도움말들로 여기면 되겠다.

연작 시리즈로 나오고 2권에는 히어로의 작법을 다루고 있는데, 빌런을 1권으로 내세운 이유는 아마도 놓치기 쉽고 캐릭터를 완성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책에 나온 원칙과 기법들은 사례들을 머리 속에 정리해 나가면서 너무 뻔해 보이는 접근을 제거해 나가면서 성장이 필요하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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