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지막 지평선 - 우리가 우주에 관해 아는 것들, 그리고 영원히 알 수 없는 것들
아메데오 발비 지음, 김현주 옮김, 황호성 감수 / 북인어박스 / 2022년 10월
평점 :

마지막 지평선 : 저 하늘 끝에 있을 무한의 존재에 대한 동경과 도전, 그리고 다시 우리의 모습
우주에서 보내는 소리를 발견하고 앨리 애로워는 뛸 듯이 기뻤다.
어린시절부터 동경하던 미지의 존재가 보낸 메시지는 그녀에게는 꿈이 현실화되는 순간이었고, 인류에게는 새로운 도약과 도전의 시작을 알리는 존재였다.
오랜 노력으로 메시지에 담긴 설계도대로 우주선을 개발하였고, 짧은 시간 동안 앨리는 외계인과의 조우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찰자에게는 그녀의 환상일 뿐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실패한 실험이었을 뿐이다.
그렇게 인류가 오랫동안 염원하는 우주로의 꿈은 마무리 짓는다.
어릴 때 네 꿈이 뭐냐 고 묻는다면 남자아이들은 "과학자"나 "천체학자"가 될 거라고 크게 답변하던 시절이 있다.
로봇 만화에서 거대한 기계를 만들어내는 멋진 동경이 투영된 경우도 있고, 때로는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우주로 꿈의 확장을 기대하기도 했다.

우주는 어디에서 시작해서 지금은 어디에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학교 다닐 때는 짜증나는 과학과목에 등장하는 이론들이 나이를 먹어 성인이 되어 책으로 들여다볼 때 좋은 점은 시험 걱정이 없으니 순수한 학문에 대한 동경까지 불타오른다는 점이다.
두껍지는 않지만 중간 어려운 과학이론이 도사리고 있는 "마지막 지평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우주에 대한 독자의 열망을 고조시키고 세상에 대한, 밤하늘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극대화시킨다.
우주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현상과 기록들은 전체에 비해 극소량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과학적 성과가 우리의 탐사에 도움을 준다 해도 인류가 도달한 곳은 233억km 떨어진 보이저 1호의 행로일 뿐이다.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워프 WARP 기술이 현실화되지 않는 이상 일정한 범주를 벗어날 수는 없다.
하지만 뒷다리로 코끼리의 모습을 그려내는 일이 어려울지라도 작은 현상과 증거들을 모아 거대한 우주의 일부를 더듬거리며 현실로 끌어내는 노력이야 말로 우주와 인류의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가는 힘이라 볼 수 있다.
과거 빅뱅 직후의 혼돈스럽던 우주의 모습과 급작스레 늘어나는 별들의 이유를 이론을 통해 정립하고 현상을 과학적 이론으로 이끌어내는 힘은 바로 코끼리를 만지며 상상력과 완벽한 증명을 동시에 추구하기에 다다를 수 있는 성과다.
또 한편으로 허무함이 가득 찰 때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원자물질은 우주의 5%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처음 존재를 알았을 때 살짝 소름 돋던 암흑물질 역시 25% 수준을 채울 뿐이다.
대부분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빈공간으로 구성된 셈인데, 어떤 과학자의 이야기처럼 굉장히 비효율적인 공간활용이라 할 수 있다.
빅뱅 이후 과학적 난제들을 풀어낸 팽창 우주 이론은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이라는 의심도 가졌지만, 과학자들의 노력을 통한 증명으로 과학적 사실로 인정되고 있다.
3차원에서 4차원으로 확장되는 관념처럼 우주는 관측하는 즉시 더 먼 공간으로 이동되겠지만, 무한대로 수렴하지는 않겠고 그것이 우주의 종말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인류가 앞으로 무한대의 생존 능력과 과학적 발전으로 우주의 비밀을 밝혀 내가도 그 끝이 없으리라는 진실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짧은 일생을 결론도 나지 않는 미지의 증명과 현상 발견을 위해 바치는 일은 억울하지 않을까?
그래도 우리의 무지를 깨닫게 되는 지식의 빛을 향해 영원히 도달하고자 노력하는 인간의 끈질김은 생존하기 위한 본능에 기반한 무의식적이고 종교적인 행동일 지도 모르겠다.
본인의 존재가 사라져도 유전을 내려 받은 자손들을 확장으로 위안을 삼는 행동과도 닮아 있다.
분량이 많지 않고 기본적으로 알고 있던 과학적 지식들을 모아 놓았는데도 책장 넘기기가 쉽지는 않았다.
중간 중간 멈칫거리는 대목이 있지만, 영원한 지평선을 바라보는 흥분이 마지막까지 같이 해줘서 다행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