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인간의 공포
요미사카 유지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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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인간의 공포 : 도시 괴담이 현실에서 정체를 드러난다면
 
 
 
 
괴이 (怪異).
요즘 아이들은 모르겠다.
유튜브에 키워드만 입력해도 셀 수 없이 많은 자료가 쏟아져 나오니 무엇인가 꽂혀서 오랫동안 탐색하고 자료를 모을 일 따위는 없다.
"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타이틀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거리고 뭔가 새로운 뉴스가 없나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던, 그런 라떼도 있었다.
괴이라는 주제로 신비한 이야기들과 사실을 확인을 헤 보려는 시도를 작은 서클 멤버들이 진행한 기억도 난다.
솔직히 돌이켜보면 그냥 간식이나 사먹으면서 마땅히 나눌 소재가 없었던 이유였을 거다.
UFO, 외계인, 인간증발, 거대한 구멍, 혜성 충돌, 인류 종말.
막상 이런 류의 가설들을 손대기 시작하면 셀 수 없이 많은 테마와 마주치게 된다.
당시에 생각했던 상상들을 작가의 능력으로 발현했다면 꽤 재미난 스토리를 엮어내어 인기 작가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도시 전설같은  괴담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관심이 증폭된다.
뭔가 석연찮은 풍문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며 과장되고 뒤틀리며 그럴듯한 방향으로 사실성을 더하며 흥미를 유발시킨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캔디 맨"은 실제 사람들의 사이에 펴졌던 소문을 극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꽤나 인상적인 호러무비로 탄생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전기인간이다.
일본어로는 “덴키 닝겐”.
작명부터 그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여럿 가지고 있다.
소설의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몇 가지 요소를 추가한다.
한정된 지역에서만 퍼진다는 요소는 다른 도시전설들과는 방향이 다소 틀린 느낌을 주어 오히려 현실의 한 장면을 차용한 느낌을 준다.
숲에 숨겨져 있는 오래된 군수시설 같은 배경은 전쟁으로 초토화되었던 일본인들의 아픈 기억이 매칭되고 비밀과 음습함이 가득 찬 현실 속 새로운 공간을 제시한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활용되는 공포의 대상을 불러내는 주문, “전기인간”을 입 밖으로 소리내 봐,
 
어릴 적 학교에서 들었던 으스스한 괴이를 찾아나서는 모험담은 스토리를 끌어가는 강력한 동인이 되기에는 모자란 부분이 있다. 하지만 주인공이 어린 시절 얼핏 실체와 마주쳤다는 기억이 자리잡고 있다면 상황은 다르다. 어쩌면 착각일 수도 있었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마침 조사를 통해 과제도 해낼 기회라면 어릴 적 공포의 대상을 확인해보고 아무 것도 아니라는 두려움을 떨쳐낼 기회가 되니 나쁘지 않다.
그리고 이면에는 실제 존재하는 전기인간과의 조우를 바랄 지도 모른다.
두려운 대상을 손으로 만져보고 싶은 뒤틀린 인간 본연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대상이다.
 
꼬마 시절 다니던 학교를 찾아가고 사람들을 만나며 시작되는 모험은 독자로 하여금 책 제목이 들려준 공포를 극대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으로 안성맞춤이다.
흥미로운 모험만큼 독자를 흥분시키는 주제가 있겠는가?
 
하지만, 호러 소설의 일반적인 전개 과정이 뚝 뚝 끊겨나가는 전개는 뒤통수 얼얼한 느낌을 독자에게 던진다.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끌고 가려는 건데?
전기인간. 도대체 정체가 뭔 데.
 
제목이나 표지부터 꽤 오래된 일본의 괴기 소설 하나를 발굴해낸 느낌의 작품이지만 고전적인 흐름과 전개를 뒤엎은 상황에 책을 고른 당신의 해방감은 오히려 커질지도 모른다.
 
원래 내가 기대했던 바와 다르게 급변하는 사건의 전개에 우리는 환호성을 지르기 때문이다.
 
꼭 한 번 일독을 권하는 일본 소설이었다.
 
아 참, 2009년 작품이니 오래된 소설로 분류해도 할 말은 없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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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의 시대 - 세스 고딘이 제시하는 일과 일터의 새로운 돌파구
세스 고딘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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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의 의미를 찾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이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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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의 시대 - 세스 고딘이 제시하는 일과 일터의 새로운 돌파구
세스 고딘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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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의 시대 : 업무의 의미를 찾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이데아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시시각각 변해가는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작업은 꽤나 흥미롭다. 
트렌드라는 멋진 이름으로 포장될 수도 있고 그저 "유행"이라는 짧은 쏠림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코로나 이후 급변한 사회 모습에 많은 이들이 경악했지만 자연스럽게 높은 파고에서 파도타기를 즐기는 광경이 익숙해졌듯, 사회의 변화에서 도태되는 이들이 일부 있겠지만 대다수는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나간다.
 
회사생활도 그렇다.
MZ오피스라는 개그 코너가 인기를 끌며 기성세대와 새내기 세대의 갈등을 잘 표현한 에피소드를 보여주었다.
이어폰을 끼고 일하면 더 능률이 오른다는 신입사원에게 질문을 한 선배사원은 머쓱해한다. 그리고 말을 듣지도 않는다.
그런데 시간이 다소 흘러 새롭게 들어온 직원에게 이어폰을 끼던 직원이 한 수 거들지만 그 짧은 시간에도 세대의 갈등은 발견된다.
 
직장에서 상하 간의 관계는 과거와는 달리 발전된 모습으로 진행되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한다.
그리고 대부분 회사와 직장인들의 유대관계는 개별적이면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동료의 관계로 발전한다.
때로 역행하는 회사가 알려지면 미디어를 통한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수많은 능률향상과 업무개선을 위한 프로젝트가 쏟아지던 시기도 있었다.
미국의 유명한 컨설팅 펌들이 국내에 진출하여 대기업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었다.
일부는 획기적인 성과로 회사의 그레이드를 높였지만 어떤 기업들은 잘못된 컨설팅 기업의 결과물로 오판을 하여 중요한 사업부 하나를 통 채로 날리기도 한다.
 
기업 내부의 역량과 외부의 조언조차도 궁합이 맞아야 성과를 내는 복잡다단한 시기다.
직장 내부의 세대갈등 같은 내부적 요인과 변화하는 환경의 외부적 요인을 감안하여 회사를 경영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나날이 힘든 경영환경이다.
 
문제는 내부에서 일하는 각자 근무자들의 변화다.
과거와 같이 획일적으로 정해진 룰에 따라 일을 하기에는 세상도 변했고 직장인도 변했다.
회사의 성과는 나의 보람이었던 시대가 저물고, 나의 성과가 회사에 도움이 되고 나의 성과가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능률과 효율을 따지던 시대에서 일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 시대로 변했다.
 
세상이 변했다면 기업도 변화해야 하고 개인도 추구해야 하는 직업에 대한 태도를 바꿔야 한다.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은 쉽게 파악할 수 없는 업의 변화에 주목했고, "의미의 시대"라는 책을 통해 생각의 미끼를 던져버렸다.
 
다른 마케팅 도서보다는 다소 난해한 페이지 넘김이 된다.
짤막하게 에세이 형태로 전체의 주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익숙한 형태에서 벗어나니 당황스럽고 짧은 챕터마다 주장이 단락 되는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다 책의 반 정도 분량이 넘어가면 그제서야 저자의 주장과 우리가 지향해야 할 태도에 대한 감이 잡히기 시작할 것이다.
 
마케팅 서적의 편집 방향도 이제 바뀌기 시작하는 걸까? 
 
번 아웃, 매너리즘으로 가득 찬 직장의 세계에서 탈피해야겠다는 개인의 다짐이 결론으로 남을 수 있겠다.
 
예를 들어 같은 조직 체계 내에서도 성과를 내는 사람과 실적 부진인 사람이 구분되는 상황은 당사자들에게 강한 압박감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부류의 간극을 만드는 원인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차이를 극복해낼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탈산업사회는 산업사회의 종말을 의미하다.
이 역시 다양한 형태로 제 각각의 경제형태로 진화되어 가고 있으며 극단적인 효율성을 전제로 고용된 직원이 죽어 나가는 험지로 내몰고 있기도 하다.
 
일을 구분하는 분류법이 눈길을 끌기도 한다.
 
일을 이해관계와 신뢰를 바탕으로 구분하는데, 
높은 이해관계와 낮은 신뢰는 감시 (패스트푸드의 아르바이트)
낮은 이해관계와 낮은 신뢰는 비인격적 (아웃소싱 대상으로 프리랜서나  AI로 대체될 수도 있다.)
높은 이해관계와 높은 신뢰는 의미
낮은 이해관계와 높은 신뢰는 편안함 (문화 창조와 공동체의 일자리, 인간적이지만 비효율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직원이 어떤 포지션을 지향하게 만들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분류법이다.
 
(물론 개개인에게는 아웃소싱 대상이나 AI가 두려워지는 단어로 다가온다.)
의미 있는 일은 효율이나 생산성 혹은 수익창출의 관점보다는 참여와 상호관계, 연합, 존중, 성장의 여정과 결합된 자율성으로 운영되는 이상적인 조직을 말한다. 의미와 가치창조에 그들은 사명을 다한다.
하지만, 저자가 일갈하는 대목은 폐부를 찌른다. 의미 있는 직장이 아니라면 그렇게 만든 책임은 누구인가? 기업인가 구성원인가? 두려움, 착취, 강압의 고리를 끊어내라고 말한다. 바로 우리가 스스로.
 
과연 2024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의 기업과 직장인들은 어떤 의미를 직업에서 찾을 수 있을까?
생각을 깊게 하는 기회로 책 한 권이 던지는 파장은 커진다.
저자가 제안하는 의미있는 약속을 정리하여 책상 앞에 한 장 붙여놓기 권한다.
변화는 바로 나부터 우리부터 시작하는 법이다.
당장 회의 문화부터 바꾼다면 의미를 찾는 일이 시작된다는 충고를 되새기며 책장에 다 읽은 책을 집어넣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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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과 레코드 - 70장의 명반과 140가지 칵테일로 즐기는 궁극의 리스닝 파티 가이드
안드레 달링턴.테나야 달링턴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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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과 레코드 : 음악 애호가와 술꾼들을 홀리는 마법의 칵테일 레시피
   





사실 칵테일은 우리들의 술은 아니다.
새우깡 한 봉지에도 소주, 
삼겹살에도 소주,
두툼한 꽃등심을 지글거리며 구울 때도 우리는 소주를 찾는다.
맥주는 폭탄주를 위한 레시피-거들뿐이다.
칵테일은 남녀가 조심스러운 탐색기간 거하게 취하기는 좀 그렇고 가볍게 한 잔 먹을 때, 또는 밋밋한 커피를 대신한 음료수 정도였다.
좀비, 가미카제, 섹스 온 더 비치.
지금도 머리 속에 덩실거리는 칵테일 잔에 담긴 음료와 맛과 이름은 따로 국밥이다.
 
딱 한 순간, 그래 음악을 들을 때는 칵테일이 어울리다는 생각을 한다.
와인도 나쁘지 않지만, 카라얀이나 번슈타인같이 어른신들의 음악을 들을 때가 더 잘 어울린다.
Sting의 The Police 이후 음악이나 달착지근한 Oasis 2집 정도에는 어울리겠지만, AC/DC를 턴테이블에 건다면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음악과 술은 궁합이 좋다.
뮤지션들도 술에 쩔어 명곡들의 멜로디를 생각해내듯 ,팬들도 술에 쩔어 뮤지션과 공감을 하며 싱어롱을 시도할 수 있다.
 
어둠이 내려앉는 일요일 오후, 두려운 월요일의 공포를 털어내기 위해 턴테이블 위에 커다란 도넛 한 장 얹어 놓고 지글거리는 잡음에 담긴 노래를 들으며 칵테일 한 잔 홀짝이는 정서가 바로 락 스피릿 아니겠는가?
 
책에 소개된 떼거리 술꾼들을 위한 칵테일 대용량은 더 잘 맞겠지만 마티니 한 잔 입에 물고 Beatles의 신곡 "Now and then”을 따라 부르는 기분풀이로 월요병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LP는 왜 인지 복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꽤 높은 가격대의 취미로 바뀌었다.
라이선스 음반은 덕지 덕지 금지곡 딱지가 붙어 누더기가 되어 출시되거나 Pink Floyd "The Wall”같이 앨범이 통 채로 발매되지 못하는 사례도 부지기수.
그나마 CD 시대로 넘어가고 CDNOW (지금은 아마존에 흡수된)에서 외국 음반들을 조금의 노력만 기울이면 되는 시대로 넘어가며 음악의 욕망은 단순히 돈 문제로 귀결되었다.
하지만 어렵사리 국내에 발매된 Camel의 "Stationary Traveller”와 Cozy Powell으 "Tilt”를 종로 레코드 샵에서 사 들고 신나 하던 오래전 느낌은 지금은 당근 해버려 100장 남짓 남은 LP의 미련을 떼어 버려야 하는 시대에 어색 해진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고가의 음반들이 없어서 난리다. 아이유 LP는 몇 백만원까지 한다.
세상의 균형이 무너졌다.
 
책 표지를 채운 LP 옆면 가득한 이미지는 딱 그 시절 방 한 구석 LP장의 모습과 닮아 있어 반갑긴 하지만 말이다.
 
락, 댄스, 팝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에 맞는 칵테일 추천은 술에 진심이 아니더라도 음악과 함께 라서 기분 좋게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칵테일이 제대로 맛을 낼 지 의문이 들지만, 그래도 두 서너 가지 술과 재료만 잘 배합하면 먹을만한 결과물이 나올 듯한 느낌 적인 느낌에 마음이 설 레인다. 걸맞는 안주는 덤이다.
 
하이볼이 인기를 얻으며 따라 만들어보려고 사 놓은 위스키에 럼이나 몇 가지 재료만 더 얹으면 책에서 제안한 레시피들에 충실한 제자가 될 수 있다.
 
거기서 거기인 맥주의 맛도 브랜드에 따라 천차만별의 맛을 보여주는데 칵테일의 광범위한 레시피와 비율은 음악이 뿜어내는 프리즘의 스펙트럼만큼이나 제 각각의 맛과 향취를 뽐낼 것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음악에 딱 맞는 칵테일 제조법들은 앨범에 담긴 격렬한 리듬이나 감미로운 멜로디를 잘 알고 있으니 그 맛이 잔 속에서 스피커의 진동처럼 혀를 자극하고 결과에는 음악과 뒤섞여 오묘한 기분을 만들어 주리라 믿게 된다.


 
LP 대신 CD나 스포티파이에 걸어 음악을 틀겠지만 소개된 아티스트와 앨범 선곡만으로 컬러로 포장된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흥이 넘치는 책읽기가 된다.
 (책에서는 LP의 A,B면에 따라 수록곡의  분위기에 따른 별도의 레시피를 소개하지만, CD나 OTT는 이게 안되니 편리함이 분위기를 망친다.)

일단 지금은 제로 콜라에 피터슨 위스키를 섞고 레몬즙을 뿌린 칵테일과 하이볼 그 사이 어디쯤 있는 액체를 목구멍으로 넘기며 "Dark side of the moon”과 타이핑을 보조 맞추고 있는데 느낌 참 좋다.
 
이 책의 아쉬운 한가지 단점은 앨범 커버가 포함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저작권료를 감당할 수 없었던 탓일까? 
그래도 최대한 음악가와 앨범의 자켓을 닮은 사진이 절묘하게 실려 있어 마침 집에 해당 음반이 있다면 책 옆에 케이스를 얹어 두고 음반을 꺼내 들으면 나쁘지 않다. 
 
어? 이걸 노린 건가?
 
술을 좀 끊으려고 맥주도 더 이상 구매하지 않고 집에 남은 위스키와 와인만 처리하고 금주의 세계로 날아가기로 마음먹었는데, 나쁜 책이다.
 
절대 음악과 술을 좋아하는 매니아는 손에 들어서는 안 될 책이다.
눈을 질끈 감을 것.
 
음악이 좋아 칵테일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은 리스트
 
Iggy Pop : Lust for life / 영화 “트레인스포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이다.
Pink Floyd : Eclipse / 최고 명반에 어울리는 칵테일 레시피는 피할 수 없다
Led Zeppelin : IV / 친구들끼리 모여 마신다면 주의 필요, 천국의 계단으로 직행할지도
Bjork : Debut / 손댈 수 없는 톡톡 튀는 아티스트의 감각이 칵테일로 목구멍을 넘어온다면 불꽃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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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나타샤 티드 지음, 박선령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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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세상이 두렵지 않은 음모의 세계사, 속지 않으려면 눈을 번쩍 뜨고 있을 것





역사에 가정은 없다.

만약 이순신이 백의종군하며 다시 전장에 나서지 않았다면 조선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이완용이 없었다면 누가 그 자리를 대신해서 나라를 팔아먹었을까?

끝없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테마이다.

하지만 이런 가정과는 달리 실제 역사에서 거짓말이 악용되었다면 어떨까?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되는거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의도를 가진 거짓이 진실로 알려져 오랫동안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끼쳤다면?

소름 돋는 일이지만 책을 읽고 나니 권모술수가 득시글대던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도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하는 일은 아무렇지도 않게 집권자들이 실행했다는 깨달음을 떠올린다.

 

21년 말에 세상의 주목을 받았던 J.F.케네디 암살사건과 관련된 비공개문서가 세상에 등장할 때 세간의 흥미를 끌던 음모론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을까 기대된 적이 있다. 공개된 문서에는 별다른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일부 문서는 봉인된 상태여서 아직도 음모론의 증거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만약 정부의 조작이 있었던 케이스라면 60년 훌쩍 넘는 거짓말에 전세계 사람들이 속은 것이다.

 

이런 일들이 어디 한 두번이겠는가?

오랫동안 사람들을 속이고 역사의 흐름을 바꿔버렸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은 그 자체의 가치는 물론 “거짓말”이 얼마나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고 많은 사람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었는지 확인하는 의미가 있다.

 

시대별로 소개되는 역사의 아이러니는 익숙한 인물은 물론 생소한 시간대의 영웅이나 악인들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로마는 지배했던 지역의 리더를 자신들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길 기대했다.

오랜 기간 제국의 영광을 누렸기에 민족의 배신자로 낙인 찍혀 말년에 고생하기보다는 평온하고 안락한 삶을 배신자들이 살아갔을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독일의 첫번째 영웅으로 칭송 받는 아르미니우스 경우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간다.

 

로마의 일원으로 절대 믿음을 얻을 수 있었기에 지역을 지배하던 아르미니우스 역시 로마의 실력자들 시각으로는 배신을 절대 하지 않을 로마화된 인재였다.

사람간의 신뢰는 위험한 상황에서 더욱 공고히 되는 법이다.

누가 봐도 위험한 지역인 토이토부르크 숲으로 진군해야하는 상황에서 바루스는 위험을 감지했지만 평상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군을 전진하게 만들었고 결국 로마사 최악의 패배 중 하나로 기록된 비극을 맞이한다.

겉과 달리 철저하게 로마에 저항하기 위한 준비를 해오던 아르미니우스에게는 그동안 쌓아왔던 인고의 세월을 한 방에 보상받게 된 셈이다.

독일이라는 국가 정신이 탄생된 순간이기도 하다.

 

정치 외교는 물론 개인생활에서도 누구를 믿고 의지하느냐의 문제는 위기 상황에서 판별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계획을 품은 채 접근하여 시간의 순간들을 쌓아 올린 관계는 신뢰를 전적으로 전제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의 관계를 믿지 못하면 세상에 믿을 수 있는 사안이 없지 않은가?

결과의 참혹함과 달리 로마의 그 누구도 거짓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역사의 한 대목이다.

 


스페인의 악행은 유럽의 세계정복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록이다. 아즈텍인들은 스페인에 저항하지 않고 순수하게 패배를 받아들였다는 잘 못 알려진 항목이 책에 소개되지만 오히려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은 유럽의 제국들이 신대륙을 침탈하며 벌였던 폭력이 아닐까? 

 

또한 경계심없이 외국의 탐욕을 깨닫지 못했던 멕시코 대륙에 펼쳐진 살육의 현장도 참담한 역사의 한 부분이지만, 뜻하지 않은 전염병의 창궐이 지옥을 만들어낸 역사의 아이러니도 생각해볼만하다.

우리도 코로나의 등장으로 전염병이 어떻게 국가와 사람들을 파멸로 이끄는지 실전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미지의 병으로 쓰러져가는 가족을 바라보던 아즈텍 제국의 참혹한 현실은 거침없이 무기를 휘두르던 스페인 병사들보다 공포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책에도 소개되는 스페인 독감이 다른 나라에서 창궐했지만 언론의 조작에 의해 "스페인"이라는 나라 이름이 붙은 사실에 분개한다고 하지만 그들이 벌인 과거의 참혹한 역사를 돌이켜보면 말 그대로 “쌤통”이다. 그 정도 불편함은 참으라고 권한다.

 

가톨릭의 부패를 극복하고 새로운 종교를 확립하겠다는 프로테스탄트의 음모는 "여자 교황"이라는 전설을 만들어낸다. 여자인데 남장으로 교황의 자리에 올랐고 사제와의 관계로 임신을 했다는 설정 자체가 굉장히 부자연스럽고 아무리 중세가 어둠이 가득한 시대였다고 하더라도 지나친 상상의 나래 아니겠는가?

 

하지만 가십은 입이 근질거리는 호사가들 사이에 맛난 재료였고, 종교와 정치적 야심이 컸던 개신교도들이 교묘히 이용하기에 대중의 호기심과 환타지를 자극하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20세기까지 이 사건의 진실을 호도하고 증거를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다는데서 헛웃음이 나온다. 종교개혁의 필요성은 당시에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거짓말과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아군을 확대하기에는 부도덕적이다.

 

다른 인종과 결혼하는 일은 인간에게 두려운 일이었을까? 링컨의 재당선을 방해하기위한 황색언론의 의도적인 공작은 꽤나 충격을 던진다.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짓으로 조작된 기사를 배포하고 여론을 형성해놓고, 뒤에 숨어 이득을 보는 자가 활개치는 국가가 있다면 건강한 여론 형성은 머나먼 꿈같은 이야기가 되고 결국 모든 독은 국민들에게 돌아오고 한 나라는 지도에서 지워질 수도 있다.

 

여러 사례에서 본 거짓말에서 목격되는 세상을 기만하고 역사를 바꾸는 작업은 정교한 준비기간만큼이나 대중의 마음을 휘어잡고 기어코 절망스러운 미래에 발걸음을 옮기게 만든다.

 

거짓 위에 세워진 왕국은 결국 모래성이 되어 사라질 것이다.

언론의 공명정대한 펜 끝을 기대하던 모든 이들의 바램이 사라질 때 국가는 위기에 봉착하고 과거의 영광을 뒤로 두게 될 것이다.

 

언론을 감시하고 거짓말을 가려내는 작업은 국가나 정부의 역할이 아니다.

살아있는 시민의 몫이다.

우리는 미래의 후손과 과거의 영웅들에게 떳떳한 역사를 그려내고 있는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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