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건 과학이 아닙니다
야마모토 기타로.이시카와 마사토 지음, 정한뉘 옮김 / 시그마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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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 과학이 아닙니다 : 유사과학에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교과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유사 과학, 유사 종교.

뉴스 꼭지나 일상 대화에서 이따금 등장하는 단어이고, 굉장히 익숙하다.

순도 100%의 진실로 취급하던 대상이 어느 날 한 순간에 앞자리에 “사이비”가 붙어버려 당혹감에 빠지기도 한다.


종교는 불투명한 경계가 많은 영역이다 보니, 태고적부터 정통과 유사, 그리고 거짓이 애매하게 서로 간섭을 해온 분야이지만 과학은 또다른 측면을 내포한다.

과학은 검증된 사실만을 다룬다는 고정 관념에 쌓여 있다 보니 한 번 믿기는 어려운 증명에 믿음이 얹어진다면 더이상 달리는 마차를 멈출 수 없게 된다.

그러다 보니 유사 과학이 과학의 허울을 쓰고 세상을 지배한다면 그 폐해는 종교 이상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지구가 모든 만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을 깨뜨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과학자들의 피와 눈물이 필요했는지 떠올려보면 된다.

과학이 온 세상을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어떨까?

국내에서 벌어진 해프닝 두 개만 들쳐봐도 유사과학이 정통과학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교묘하게 참과 거짓이 섞여 있다는 점을 알아차릴 수 있다.

황우석 박사 사태와 최근의 초전도체 사례가 그렇다.



과학은 이론을 수립하여 가설을 설정한 후, 검증을 통해 이론과 가설을 수정하여 새로운 가설을 설정하는 반복성을 가진다. 이 과정을 통해 여러 조건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는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한 후예야 “인정” 표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사과학은 결과값이 불안정하고 때로는 소수의 결과만을 포장하여 진리에 다가서는 왜곡을 한다.

이런 차이점을 알고 과학을 대할 때 우리는 참과 거짓을 구분하는 잣대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과학 원리를 찾을 수 있듯, 유사과학이 가면을 쓰고 합리의 허울을 뽐내는 위험 역시 널려 있다.


두가지 결과의 애매한 경계선에 위치한 회색지대일 때가 가장 위협이 될 수 있는데 이 때 구분하는 기준이 너무 느슨해서도 엄격해서도 안된다고 저자는 제시한다. 이 말 또한 굉장히 모호한 상황이 현실세계에 많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유사과학의 위험성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며, 어떻게 구분해낼 지에 대한 기초 과학 체력과 기준을 보다 쉽게 접근하기 쉬운 삽화와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활자로만 구성되어 있다면 자칫 부담스러운 과학도서가 될 수 있지만 친근한 상황을 그림과 함께 어렵지 않게 읽어 나갈 수 있게 편집하여 기준의 정확한 인지와 응용이 가능하도록 가이드 하고 있다. 물론 자주 목격할 수 있는 일상의 위험성을 과학의 범주로 묶어 보다 정확한 이해가 가능하도록 명칭을 제시하는 방식도 꽤 유용하다.


예를 들어 “동종요법”이라는 명칭은 익숙지 않지만, 유효 성분이 지극히 낮은 상태의 약품을 그 성분과 관련된 질환에 적용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쉬운 압축된 설명과 장면을 연출하여 기본 이해를 돕고, 그 다음 페이지에는 조금 더 심화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독자는 해당 유사과학이 그럴듯한 설명을 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효과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되고, “플라시보 효과” 같은 한단계 더 깊숙한 의학용어까지도 체득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사례의 일반화나 협회나 학회 같은 단체가 제시하는 권위에 의한 착시효과 또한 일반 대중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드는 마케팅 수법일 뿐이라는 풀이과정을 통해 우리가 건강에 관련되어 쉽게 속는 소비자의 일방적 정보 부족을 간파할 수 있게 제시하는 부분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일본에서 출판된 도서 답게 국내에서는 크게 퍼지지 않은 요법들에 대한 설명도 등장하는데, 처음 들을 때는 에이 저런 걸 누가 속아! 라며 씩 웃지만, 정작 내용을 읽다 보면 그럴듯한 과학 이론이 등장하니 유명한 의학계 인물이 전면에서 광고모델로 나오거나 직접 사업을 한다면 꽤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당하겠구나 라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유사과학은 언제나 점잖고 논리적이며 확실한 효과를 보장한다는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

그리고 일정 기간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는 인정을 받고 친한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된다.


이때 제대로 간파할 수 있는 예리한 눈빛들이 도처에 번뜩이고 있다면 집단 불상사는 막을 수 있고, 최소한 나와 가족들은 안전하게 피해갈 수 있겠다.


아는 것이 힘이다.

속고 속이는 일들이 너무나 교묘해지는 요즘의 시대상에서 올바르고 현명한 판단 기준을 가지는 일은 소중하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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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리얼리 미스빌리프 - 이성적인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것을 믿게 되는 이유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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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빌리프 :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재건해야 할 신뢰 사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어느 날 뜻 밖의 메일을 한 통 받게 된다.

상대방은 나를 롤 모델로 삼고 비즈니스와 삶의 훌륭한 귀감으로 여기고 있다고 포문을 열더니, 원래 그랬던 건지 아님 변한 건지, 내가 돈 만 밝히는 속물 인간으로 변했다고 비난한다. 자주 얼굴을 마주한 사이가 아닌, 업무상 도움을 서 너 번 주었던 - 얼굴과 명함만 매칭 되는 수준의 지인이 이렇게 송곳 같은 상처를 푹 하고 찔러대면, 내상의 시간은 꽤 길어질 수밖에 없다.

당황한 나는 상대방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직접 알아보았는데 놀랍게도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이 왜곡되어 음모론자들의 노리개가 되었고 심지어 하지도 않은 일이 세계 장악을 원하는 악의 축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인 상황이라고 지옥불에 떨어질 대상으로 회자되고 있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부의 감각” 등 베스트셀러로 인지도 높은 행동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가 여기서 말하는 “나”이고 그가 직접 겪은 일에 충격을 받고 극복해가며 이 책을 쓰게 된다.

 

정보가 사람이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범위로 확장되고 노출되면서 오히려 의사소통과 올바른 판단에 해가 된다는 역설이 몇 년 사이 급증했다.

엎친데 덮친다고 정보의 쓰나미를 몇 단계나 위험 레벨로 높이고 있는 chatGPT의 등장은 개인이 대응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넋 놓고 당하고 만 있을 거냐는 문제가 도래하지만, 온라인 상의 의미 없는 소모전이 될 수밖에 없어 꼬리를 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저자가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잘못된 신념과 음모에서 살아남기 위해 펜을 든 이유도 이것이다. 한 사람이 대응하기에는 너무 큰 문제를 야기하는 잘못된 정보와 태도는 제대로 분석하고 올바른 세상을 만들어 가는 방향의 제시가 필요하다.

 

어린 시절 화상으로 인해 한쪽 수염이 나지 않지만, 과감하게 반쪽 수염을 기른 채, 세상에 자신을 드러냈던 저자의 용기는 단순히 개인 자존감의 처방을 넘어 많은 불평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빛이 될 수 있다. 불의의 세력에 맞서 진실을 향해 나가는 발걸음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 끙끙거리며 부당한 다수의 폭력 속에서 방치되지 않고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찾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세상을 바꿀 희망도 되살릴 이유가 된다.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유별나지 않다.

언젠가 내가 될 수도 있고, 부모님이나 친구 중에 이미 잘못된 믿음의 깔때기 안에서 편협 된 소통을 하고 있는 사람이 이미 존재할 가능성도 높다.

어떤 이슈들은 객관성을 띄고 바라봐도 그럴싸하게 포장되어 진실인 척하는 내용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한 발 내딛은 잘못된 믿음의 세계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깊은 공간까지 빠져들기는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저자는 잘못된 믿음의 깔때기를 구성하는 4가지 구성요소를 나눈다.

감정적 요소, 인지적 요소, 성격적 요소, 사회적 요소.

 

이 4가지 단계를 오신자 (잘못된 믿음을 가지는 사람들)로 행동하게 되는 원인과 과정, 그리고 결과를 살펴보게 된다.

각 요소들은 개인의 매몰로 생성되어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도 있지만, 아무래도 외부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

건전한 사회가 유지되고, 잘못된 믿음을 뜯어고쳐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현대사회는 신뢰를 기반으로 모든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당연하게 생각되는 어떤 작동 하나에 불신이 쌓이고 오작동을 하게 되면 사람들 사이에 잘못된 믿음을 믿고 실체를 불신하는 결과로 신속히 이동한다.

그리고 불신은 불신을 키우기 마련이다.

앞서 저자가 저작을 결심한 이유도 이것이다.

네트워크가 고도로 발달된 사회에서 이미 확정되어 퍼져 나가버린 오류는 아무리 증거를 가져다 설득을 해도 생각을 바꾸기 어렵다.

음모론에 빠지기 시작하면 더 많은 의심 속에 전체의 거대한 조작이 있을 것이라는 망상까지 빠져버린다.

 

사회가 불건전해지고 현실이 내동댕이쳐진다.

 

믿음을 복원하고 불신을 극복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빠른 신뢰 회복과 오인자들의 제거는 연결된 사회에서 가장 먼저 우선시하여 실행할 과제라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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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역사 - 표현하고 연결하고 매혹하다 ㅣ 소소의책 역사교양서
샬럿 멀린스 지음, 김정연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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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꿈꾼 이상과 동경의 역사를 한 권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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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역사 - 표현하고 연결하고 매혹하다 ㅣ 소소의책 역사교양서
샬럿 멀린스 지음, 김정연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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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역사 : 인류가 꿈꾼 이상과 동경의 역사를 한 권으로 읽는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오랜만에 가족 나들이.

목적지는 교보문고 광화문점.

딸아이가 꼬꼬마 시절부터 한달에 한 번 꼴 방문지로 네비게이션에 등록 되어있다.

복잡한 서울 시내 건물 중 무료 주차가 가능하니 부담도 적다.

플래티넘 회원은 주요 지점에서 구매가 없어도 2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한데, 한 달에 꽤 많은 도서를 구매하지는 못하지만 아이 교육보험 보험료 50%를 실적으로 인정해주기 때문에 가능한 혜택이다.

어릴 때야 그림책이나 학습지 섹션에서 뱅글 뱅글 돌아다녔지만 머리가 크고 나니 딸이 꼭 들르는 곳이 미술 코너다.

10만원 훌쩍 넘는 흉기 두께의 서화집부터 영어로 가득 찬 미술사 직수입 서적도 현란한 공간을 채운다.

미술을 전공할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지만, 미술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과정을 꽤나 좋아하는 눈치다.

다행인지 무이자할부가 가능한 책을 사달라고 아빠 손에 쥐여주지는 않지만 부담 없이 지불하는 미술 도서들이 서재의 한 칸을 채워가고 있다.

대학 전공까지 이어질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한 쪽 머리에서는 돌아가고, 다른 쪽에서는 미술사나 비평 공부시키려면 학비가 꽤나 들겠다는 걱정도 든다.

어차피 이과 계열은 아니니, 자기가 소질을 마음껏 펼칠 분야를 개척하고 고집스럽게 파 들어가는 선택도 “컨텐츠”가 왕인 시대에 어울릴 수도 있다는 확신을 차곡 자신감으로 쌓아간다.


외출할 때는 입지 않는 유니클로 빨간 맨투맨이 한 벌 있다.

전면에는 앤디 워홀의 선글라스 낀 사진이 흑백으로 멋지게 프린트 되어 있다.

레드와 워홀의 이미지가 집사람 보기에 외출복으로 전혀 적합하지 않다고 판정하여 룸 웨어로 입을 뿐이다.

그래도 난 이 옷이 너무 좋다. 지금도 입고 키보드를 달그락 거리는 중이다.

나 역시 고등학교 시절, 미술에 대해 쥐뿔 아는 게 하나도 없는데 호암 아트홀 현대 미술 전시회에 우연히 방문하게 된다.

수퍼맨이 날라가고, 캠벨 수프 통조림 깡통이 굴러다니는 팝 아트는 배경음악으로 “Take on me”같은 팝콘 음악이 등장하면 딱 어울리겠네, 감탄을 하며 학교에서 배우는 미술감상과는 다른 차원의 신세계에 다가설 수 있게 했다.

물론 그때부터 미술에 대한 아마추어 수준의 관심 이상으로 증폭되지는 못했지만 일년에 한 번 정도는 과천 현대미술관에 소풍 겸 문화생활로 방문할만한 의지는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미술은 초보가 접근하기 가장 쉬운 분야다.

그저 바라만 보면 된다. 

작품에 대한 세밀한 정보와 지식이 없더라도 눈에 보이는 그 상태로 즐기면 되고 관심이 커지고 본인 궁금증이 커지면 그 때 자세한 내역을 살펴볼 수 있다.


연주 도중에 박수치면 크게 힐난 받는 고전음악 콘서트의 부담이나, 지루함이 쏟아지는 소설이나 발레 공연보다 한결 부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역사의 주변 이야기를 엮어서 세계사의 한 분류로 받아들이는 접근 방식도 미술에 대한 깊이를 더 할 수 있다.


“예술의 역사”라는 책이 초보자가 쉽게 거대한 흐름을 쫓아갈 정도로 친절한 설명을 해주지는 않지만 시험 볼 일도 없고 우리가 대충 알고 있는 세계사의 굴레에서 미술이 받은 영향과 시대의 반영을 눈치챌 정도만 얻어가도 남는 장사이다.


색깔 고운 도판이 포함되지 않아 아쉽지만,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인터넷에서 고해상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니 갈 길 멀고 먼 예술의 역사 속에서 제한적으로 주어지는 그림 이미지에 만족하기만 하면 흥미롭게 책장을 넘겨 나갈 수 있다.



태초에 인간이 동굴에 쳐 박혀 거대한 육식동물의 위협을 피하면서 생명의 연장과 풍요를 기원하며 그려대기 시작한 벽화는 단순히 시간 보내기 심심풀이가 아니라 종교의 냄새도 살짝 나는 기원의 표출이었다. 좀 더 세밀해지는 자신 작품에 만족해지면서 정교한 터치가 이루어지고 내면에 숨어있던 욕망과 표현이 어울러지며 예술은 그렇게 탄생한다.


책에 다루는 예술 역사의 메인 스트림은 불가피하게 유럽 중심의 미술사이다. 동양을 위시한 유럽 이외 지역, 여성의 예술, 복잡해지는 양식의 현대 미술까지 폭넓은 영역을 다루고는 있지만, 예술사를 하나의 독립된 영역으로 체계를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와 동양 미술사학자들이 지금부터라도 과거의 업적을 정리하고 학문으로 완성해 주길 바랄 뿐이다.


한국과 중국의 예술 작품들이 불교와 유교라는 종교 색채 짙은 궤적을 이어온 결과는 유럽도 별반 차이가 없다.

다만 종교가 생활을 지배하지만 전쟁으로 이어지거나 치열한 권력쟁탈로 확대되기 보다는 사회 안녕과 개인의 구도에 집중된 덕에 이교도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융합되었고 미술 유물들에도 이런 경향은 잘 드러난다.

예를 들어 국내 사찰에 있는 수많은 조각상에서 “헤라클레스”도 등장하는데 이는 인도가 받아들이며 지역화 시킨 하나의 상징이 먼 지역을 이동하여 우리나라에서는 불교 영역 안에 포함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우상숭배를 철저히 금기시한 기독교의 종교 위주의 제한은 예술 역사에 꽤나 커다란 방해꾼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종교가 정치 사회 개인 모든 영역에 절대 권력을 가지고 횡포까지 휘둘렀기에 인간 본성의 예술혼조차 제대로 피어나지 못했다.

기독교의 종교심 발로라 할 수 있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작품조차 쉽게 허용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점차 종교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화풍은 르네상스를 거치며 신의 영역에서 인간의 현실로 캔버스를 바꾸기 시작했고, 이후 진행된 근대화와 산업화를 거치며 예술은 점차 종교가 아닌 개인의 환상을 쫓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인간 본연의 색채를 가득 채울 수 있었고, 현대 예술로 넘어가며 상상력과 표현력의 폭발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책에 등장하는 백남준이라는 거장의 이름이 한 단락 들어간 것에 만족하기에는 아쉬움이 크지만, 한국의 문화가 세계에 유행되는 작금의 상황에 예술의 향기도 더욱 증폭되어 전세계로 뻗어 나가길 바랠 뿐이다.


우리 고유의 예술 역사도 발굴되고 정리되어 하나의 학문체계로 자리 매김할 수 있기에 필요한 건 우리의 관심과 예산을 제대로 쓸 줄 아는 똑똑한 정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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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한눈에 보이는 책방도감 - 공간 디자인으로 동네를 바꾼 일본의 로컬 서점 40곳
건축지식 편집부 지음, 정지영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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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한 눈에 보이는 책방도감 : 신나는 책방 속에 숨겨진 설계의 비밀, 그리고 구매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해피엔딩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노벨상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한국인 최초 노벨 문학상 발표 이야기를 전해 듣고 놀랐던 가슴이 1주일이 되지도 않았지만, 서점에 길게 늘어선 줄이 뉴스 헤드라인으로 등장하고, 작가의 플레이리스트 덕분에 음악차트 역주행하는 노래가 등장하니 당혹스럽기도 하다.

그만큼 영향력은 높았다는 반증이고, 사람들의 큰 관심을 얻게 된 긍정의 에너지는 한반도를 꽉꽉 채우고 있지만 이를 계기로 출판사가 호황을 누릴지 모른다는 기대는 너무 멀리 나간 건 아닐까? 원래 책 읽기 진저리치는 사람들에게 유튜브라는 새로운 21세기 바보상자가 손바닥에 안에 쥐어졌는데, (고작!) 노벨상 하나로 사람들이 바뀌리라는 기대는 빨리 접어야 마음이 편안하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 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름이 호명되기를 기대했겠지만, 어쨌든 노벨상 수상자 발표를 서점에 모여 기다리는 옆나라의 관심이 우리에게 전염되길 바란다.

종이에서 묻어나는 활자의 향기라는 멋들어진 감상을 차지하더라도, 30초에 승부나는 숏츠의 조급함과 얇은 지식을 뛰어넘는 인류 최대의 발명품이 서서히 국운이 가라앉는 우리나라를 다시 부상시키는 시발점으로 - 새로운 희망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작가 한 명의 위대함이 국가의 위대함으로 확대되는 또다른 기적을 우리는 꿈꾼다.

한강 작가의 쾌거가 들린 당일 오후 10시 정도, 몇몇 커뮤니티에서는 온라인 서점 사이트들이 버벅거린다는 즐거운 소식이 올라왔다.

작가의 책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이 서점 접속하느라 서버가 낑낑댔던 모양이다.

실제 예스24의 경우에는 초기화면에 접속 불가 메시지가 뜨는 상황을 볼 수 있었고, 알라딘 역시 페이지 로딩이 느려지고 있었다. 그런데 기대했던 교보문고의 온라인 서점은 쾌적했다.

내 학창시절 지식의 쇼핑센터이자 대형마트였던 교보문고가 유통사업의 몰락과 같은 길을 걷게 되는 건 아닐지 불안감을 일으킨다. 온라인 서점이 제공해주지 못하는 책을 쇼핑하고 들쳐보고 종이의 질감을 손으로 만지는 축복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오프라인이 살아 남기를 소망한다.

유통사업 구조변화와 마찬가지로 서점의 체질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대세이지만, 그래도 자본력으로 대형서점이 버티는 형국 이면에 독립서점이라는 작지만 의미 있는 대안이 나름의 매니아 층을 확보하여 고군분투하고 있다.

10% 책 할인이 뭔 대수인가? 주인장이 엄선한 책을 집어 들고 선택한 이유를 공감하며 차 한 잔 마시는 삶의 여유를 느끼는 공간이 우리의 지친 하루의 영양제로 발걸음 닫는 거리 내에 살아있어 다행이다. 도서정가제 이후 오히려 동네 서점 숫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저마다 개성을 가득 담은 독립 서점들의 약진은 그래도 출판 시장의 미래는 가능성을 살려주는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폭넓은 독자층을 오랫동안 유지해온 일본의 서점 시장을 엿보는 일은 현실 측면에서 미래 생존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책을 좋아하는 가게 주인의 개성이 물씬 품는 공간과 도서 배치를 떠나 전략적이고 마케팅 요소가 돋보이는 "미래 생존 경쟁력"을 갖춘 중소 서점들의 활성화만이 오프라인 시대의 종말을 피하는 필수요소가 된다.

서점을 개업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준비가 허술하지는 않을까, 간과했던 사항은 없는지 꼼꼼히 챙겨볼 체크 리스트가 한 장 있다면 큰 힘이 된다.

창업부터 운영까지 다른 사업군과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확실하게 구분하고 단계별로 할 일을 정리하면 좋다.

치킨집은 프랜차이즈가 아니더라도 워낙 방대한 오픈 매뉴얼과 참고 컨텐츠가 조금만 뒤적거려도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서점을 창업아이템으로 잡고 준비하는 지망생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각 서점마다 메뉴 판 모양도 천차만별이고, 재료조차 다르니 성공 가이드가 있다한 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그럼에도,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최종 목적지, 그리고 수많은 노하우들을 내 것으로 만들 기회를 부지런히 찾아볼 수 밖에.

취향이 취미로 끝나는 건 고민이 필요 없지만, 생업으로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살아남는 전쟁의 한복판으로 뛰어드는 일이다. 여유롭고 안일한 생각은 비밀봉지 꽁꽁 묶어 쓰레기통에 투척해야 한다.

출판 강국에서 작은 서점들이 살아남는 비법을 알 수 있다면 발 품을 팔아서라도 채집하고 싶다.

간절하다면 통역가능한 후배나 파파고의 신세를 지더라도 진보초 거리나 시부야 뒷골목 서점들의 영업 노하우를 한 땀 한 땀 취재하면 어떨까?



"책방도감"은 창업준비생은 물론 나날이 늘어가는 적자가 주름살 사이로 쌓여가는 운영자 입장에서 기초부터 다시 한번 확인해보고, 낭만의 서점이 아닌 실제 돈을 벌어주는 공간으로의 변화를 어떻게 해이할 지 새로운 준비 전략을 알려준다.

일본 로컬 서점 40곳의 공간배치와 디자인, 그리고 생존전략들을 실제 사진과 함께 제시하고 특징을 뽑아냈다. 우리 독자 환경과 분명 다른 점이 많겠지만 사람들의 행동은 서점이라는 좁은 공간 내에서 유사한 패턴을 보이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겨가면 분명 활용하기에 딱 맞는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다.

책을 읽어가며 창업을 할 때, 어떤 순서로 준비를 할 지, 고객에게 어필할만한 주요 마케팅 포인트를 어떻게 잡을지, 실제 매장 인테리어와 상품 배치를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이 무엇일지 머리 속에 떠올려본다.

협소한 공간에 적정량 이상의 상품을 몰아넣고 독자의 간택을 받을만한 배치에 올 인하다 보니 큰 틀에서 보면 책에 소개된 서점들의 모습들은 엇비슷하다는 느낌도 갖게 된다.

결국 판매되는 상품이 "책"이라는 동일한 모양을 가진, 알록달록 커버가 아름답지만 실체는 재미없는 종이와 흰 글자일 뿐이는 공통분모를 가진 탓이다.

물론 의견이 다른 사례도 등장하는데, 저자와 글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자신에게 적용할 방안을 사례와는 다른 각도에서 실천해볼 수 있는 연습문제로 삼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주 타겟 고객인 여성들이 점포 전체를 훑어볼 수 있게 잡지를 가장 깊숙한 곳으로 배치를 한 사례가 있는데 일견 그럴싸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고객의 동선을 너무 길게 잡는 것은 아닌지 갸우뚱하다. 매장 구성은 직관적인 요소를 가장 앞에 둘 수도 있고, 고객의 인터뷰나 다른 서점 사례를 보고 참고할 수 있지만 나였다면 “유연성”을 우선 설정으로 정한다.

마음먹으면 작은 매장의 구성은 하루 휴일 맘 먹고 시작하면 끝낼 수 있다.

중요한 건 실제 고객의 반응을 유심히 관찰해보는 평상시의 꾸준함과 예리한 분석력에 있지 않을까?

가볍게 여성지 하나 보러 온 고객이 모든 코너를 지나 맨 구석까지 와서 잡지를 구매했다면 마음 급한 그녀는 다음부터는 옆 동네 서점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먼저 고객에게 동선에 대한 의견도 물어보고, 고객이 얼마나 체류하는지 어떤 코너에서 발걸음을 멈추는지, 시간대에 따른 움직임의 변화 등을 꼼꼼히 기록하고 효율성은 높이고 추가 구매 가능성을 연계한 실험을 여러차례 반복하여 최적의 조건을 찾아가는 여정이 필요하다. 이런 유연성은 한달에 한 번 작은 변화를 통해 지루함을 극복하게 만드는 실행력의 근간이 될 수도 있다.

멀티샵을 만드는 고민도 등장한다.

아니 고민이라기 보다는 제안의 형태로 말하고 있지만, 최소한 국내 환경에서는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선택을 해야 한다. 카페, 문구와 굿즈를 판매하는 형태의 에드 온 샵은 대형서점은 물론이고 중소형서점에서 훌륭한 가치체인으로 묶여 운영되고 있지만 사실 예외적 형태라고 간주해야 한다.

책-커피-노트-필기도구는 어차피 독서라는 카테고리에서 한 범주의 영역이니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저자가 제안하는 사무 공간을 활용하거나 의류나 기타 연관 상품들을 전개할 때는 서점 본연의 색은 잃어버리고, 부가된 상품으로 인한 부정의 이미지가 덧씌워줄 우려도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실제 상권에서 복수의 아이템을 멀티 샵 형태로 운영되는 가게들을 방문해보고 소비자로서 느끼는 매력과 객수의 상황을 조사해본다면 우려가 기우만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서점들의 레이아웃을 이미지로 볼 수 있는 기회는 서점 운영자는 물론이고 독자에게도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모든 유통업체들이 실제 고객 동선을 복잡한 선형으로 분석하고 각 코너에 체류하는 시간을 측정하고 있다. 행동경제학의 일반론을 규모가 작은 서점이라고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중요한 지적이다.

사람 심리는 좁은 공간일수록 한 곳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질까 걱정하고, 같은 동선을 반복으로 왔다갔다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하지만 판매자 입장에서는 각 핵심 포인트에서 충분히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구매의 행동으로 이끌어내는 패턴을 제안해야 한다. 각 서점들이 어떤 위치를 중점을 두어 배치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 끌기 위해 가구나 서적의 배치, 테마의 제안들을 유도하는지 유심히 살펴보면 만들고자 하는 책방의 마케팅 컨셉을 확고히 할 수 있겠다.

식물을 활용한다 거나 개인에게 판매 공간을 대여하는 방식은 기본 운영 이외에 서점의 생명력을 확대하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서점은 단순한 유통의 한 종류가 아니라 그 안에 얼마든지 문화의 향기를 깊고 넓게 채워놓을 수 있기 때문에 세상 모든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융합시킬 수 있다.

다만 내가 운영하는 서점의 특징과 강점, 그리고 고객과의 소통 방식에 따라 어떤 전략을 구성하고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할 지는 수많은 선택의 기회로 앞에 놓이게 된다.

아울러 국내의 경우 책을 일년에 한 권도 읽지 않는 성인이 반이 넘어가는 만큼, 현실의 고객으로 눈 앞에 나타난 이들이 다른 일반인들과 구분 짓는 성격과 취향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장치들을 고민해서 설치해보는 접근법도 괜찮겠다 라는 의견이다.


내년에 기회가 되면 진보초 거리를 한번 가보려고 마음먹었다.

올 3월 고서점들을 훑어보리라 무리하게 일정에 집어넣었고, 이케부쿠로 방문 후 오후에 3시간 정도 시간을 내서 방문했지만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실망했었다.

고색 창연한 고서적들이 옛 분위기를 자아내는 모습도 아니고, 북오프 같은 방대한 서가를 자랑하지도 않았다. 작은 서점들은 나름 내부 공간을 개성 있게 챙겨놓고 있었지만 국내의 독립서점들의 모습보다 못한 부분도 많았다.

여행을 다녀온 후 진보초 거리를 집중 해부한 책을 읽고 나서야 내가 사전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일 뿐이었고, 거리의 매력은 예상을 넘어 철철 넘치는 수준이었다. 물론 일본어를 모르기 때문에 서점이 던져주는 메시지를 제대로 받아먹을 일은 요원하다.

하지만 책이라는 최고 문화가치를 내포한 상품을 고객과 어떻게 호흡하며 선보이는지에 대한 시각 차이와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제대로 살리지 못한 셈이다.

다음 방문할 때는 진보초 거리뿐 아니라 40개 서점 중에 일정에 맞는 매장은 다소의 긴 거리를 돌아 가더라도 책에서 본 서점의 현장 모습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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