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와인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나이토 히로후미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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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계사를 바꾼 와인 이야기 : 와인 잔에 담긴 인류 문명의 대서사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일본의 역사 작가 나이토 히로후미가 저술한 “세계사를 바꾼 와인 이야기”는 유럽의 식탁을 지배했던 와인을 통해 바라본 인류 문명사의 흥미진진한 여정이다. 대학 졸업 후 출판사에서 근무했던 저자는 현재 역사, 지리, 세계사, 문화 분야에 특화된 전문 기고가로 활동하며 “제대로 이해하는 영국의 역사”, “처음 읽는 감염병의 세계사” 등 역사를 색다른 시점에서 조망하는 책을 집필해왔다. 이번에는 와인이 어떻게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와인에는 인간의 역사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다. 와인은 고대 문명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삶과 함께해온 '신의 음료' 또는 ‘신의 물방울’이러는 찬사를 받으며, 때로는 정치적 도구로 사용되고, 때로는 경제적 동력으로, 때로는 사회 변혁의 촉매제로 작용해왔다.

한 잔의 와인 속에는 고대 문명의 지혜와 중세 수도사들의 헌신, 그리고 근대 상인들의 야망이 복잡하게 뒤얽혀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보르도 특권에 관한 이야기다. 12세기부터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보르도는 영국왕이 부여한 특별한 특권 덕분에 세계적인 와인 산지로 성장할 수 있었다. 1254년 영국의 헨리 3세가 부여한 이 특권은 베르쥬락 등 보르도 인근 지역에 집회권, 특별세 면제,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와인 수송권을 보장했다.

하지만 진정한 보르도 와인의 혁신은 네덜란드인들의 혜안에서 비롯되었다. 17세기 네덜란드 상인들은 메독 지구의 늪지대를 간척하여 포도밭으로 변모시켰고, 이는 훗날 샤토 마고, 샤토 라투르 같은 전설적인 와인들이 탄생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네덜란드인들은 단순히 땅을 개간한 것이 아니라, 보르도 와인이 세계 최고의 명성을 얻을 수 있는 '떼루아(terroir)'를 창조해낸 것이다.

개인적으로 보르도 와인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그 깊고 복합적인 맛이다. 생선류의 와인 안주과 페어링 되는 경우가 많아 화이트 와인을 선호하는 나지만, 때로는 보르도의 묵직한 레드 와인 한 잔이 주는 여운을 만끽하기도 한다. 대형마트 와인 코너에서 시음할 때 만난 저렴한 보르도 와인들도 나름의 매력이 있었는데, 이제 그 와인 한 잔에 담긴 수백 년의 역사를 알게 되니 더욱 의미 깊게 느껴진다.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의 이야기를 통해 신대륙이 어떻게 구대륙의 와인 패권에 도전했는지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18세기 스페인 선교사들이 미사 용 와인을 위해 처음 포도를 심은 것에서 시작된 캘리포니아 와인은, 19세기 골드러시와 함께 본격적인 발전을 이뤘다.

특히 1861년 헝가리 출신의 오고스톤 하라즈시가 유럽에서 포도묘목 10만 주를 가져와 캘리포니아에 심은 것은 미국 와인사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앞선 1831년 장 루이 비뉴가 보르도에서 카베르네 프랑과 소비뇽 블랑을 가져와 로스앤젤레스에서 와인을 생산한 것이 캘리포니아 최초의 유럽종 포도 와인이었다.

하지만, 1920년 금주법의 시행은 캘리포니아 와인업계에 치명타를 가했다. 700여 개가 넘던 와이너리는 금주법 철폐 후 겨우 140여 개만 남았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UC 데이비스와 프레스노 주립대학의 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캘리포니아 와인은 다시 부활할 수 있었다.

그 결정적인 순간이 바로 1976년의 파리의 심판이었다. 이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캘리포니아의 샤토 몬텔레나 샤르도네와 스태그스 립 셀러스 카베르네 소비뇽이 각각 화이트와 레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프랑스 와인 우위의 신화를 깨뜨렸다. 이는 미국 와인을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만든 역사적 사건이라 볼 수 있다.


토카이 와인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부분 중 하나다. 헝가리 북동부의 작은 마을 토카이에서 생산되는 이 달콤한 와인은 '왕들의 와인이며 와인의 왕'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프랑스 루이 14세가 "와인의 왕이자, 왕의 와인"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토카이 와인의 진정한 역사적 의미는 1650년 라코치 가문과 연결되어 있다. 합스부르크 왕가에 맞서 헝가리 독립을 위해 싸웠던 라코치 가문은 프랑스 루이 14세의 군사 지원을 받기 위해 토카이 와인을 외교적 선물로 활용했다. 이때 토카이 와인은 단순한 특산품이 아니라 헝가리의 자유와 독립을 위한 전쟁 수행의 중요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토카이 와인의 독특함은 '귀부병'에 있다. 보트리티스 시네리아라는 곰팡이가 포도에 감염되어 수분을 빼앗아 가면서 당도와 향이 극도로 농축된 포도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토카이 아수는 푸토뇨시라는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더 달콤하다.

흥미롭게도 18세기 합스부르크 가문에서는 토카이 와인의 최고급인 에센시아에 '임페리얼 토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교황 베네딕트 14세는 합스부르크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로부터 토카이 와인을 선물받고 "이 와인을 만든 땅에 축복이, 이 와인을 보낸 여인에게 축복이"라고 감탄했다. 책에서 알게 된 제품 중 가장 맛보고 싶은 No.1으로 표시해놓았다. 시중에 2~3만원대 부터 100만원이 훌쩍 넘는 리스트가 보이는데 동네 새로 생긴 전문점에 한 번 기웃거려봐야겠다.


독일 와인을 세계 명품 수준으로 끌어올린 오스트리아 재상 메테르니히의 이야기는 정치와 와인이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다. 클레멘스 폰 메테르니히는 나폴레옹 전쟁 이후 빈 회의를 주도하며 유럽 질서를 재편한 뛰어난 외교관이었다.

1816년 메테르니히는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1세로부터 라인강 유역의 요하니스베르크 성을 하사받았다. 이곳은 1775년 세계 최초로 슈파트레제(늦수확) 와인이 만들어진 역사적인 장소였다. 당시 풀다의 주교가 수확 명령을 내렸는데 전령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포도에 귀부병이 생겼고, 이를 양조한 결과 놀라운 품질의 와인이 탄생했다.

메테르니히는 단순히 와인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직접 포도재배에 참여했고, 셀러마스터에게 스파클링 와인 양조법을 조언하기도 했다. 그의 노력으로 슐로스 요하니스베르크의 와인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고, 1851년에는 프러시아의 재상 비스마르크를 초대하여 이곳에서 회담을 갖기도 했다.

메테르니히가 받은 조건은 매년 수확의 1/10을 합스부르크 왕실에 바치는 것이었는데, 이 계약은 현재까지도 지켜지고 있다. 이는 와인이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역사적 전통과 문화적 가치를 담고 있는 유산임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와인 경험을 돌이켜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와인은 맥주 대신 적당한 안주가 있을 때 마시는 것으로, 다른 주류에 비해 하루 한 잔 정도는 오히려 건강에 특히 심장병에 좋다고 알고 있다. 물론 학자들에 따라 단 한 방울의 와인도 건강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금주하는 게 아니라면 그래도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지중해식 안주들과 함께 더 건강한 선택은 아니라고 해도 덜 해로운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느낌일까?

술은 아무래도 안주에 따라 종류가 정해지다 보니 연어회를 즐겨 찾는 내게는 화이트 와인이 제일 좋은 것 같다. 대형마트 와인 행사장에서 시음하면서 마음에 들면 한두 병씩 들고 오곤 한다. 최근에 동네 주류 판매 전문점이 생겨서 몇 번 들러서 주인이 추천해준 와인을 서너 병 구입했는데, 퇴근길에 저녁에 마실 와인을 한 병 챙겨오는 발걸음도 꽤 즐거운 것 같다.

코로나 때 집술러들이 많이 늘어서 장사가 잘 된 모양인데 예전만큼은 아니라서 좀 아쉽다. 이제는 새로운 와인용 안주를 찾아보려고 한다. 맨날 크래커에 치즈 얹어먹는 것은 자제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와인이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문명의 교차점에서 역사를 만들어온 주인공이라는 사실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와인은 민주정치의 기반이 되었고, 기독교에서는 '최후의 만찬'을 통해 신성한 의미를 부여받았다. 중세 유럽에서는 수도원이 와인 양조의 중심지가 되었고, 대항해시대에는 와인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와인의 역사는 또한 혁신과 도전의 역사이기도 하다. 샴페인의 발명, 코르크 마개의 개발, 병 저장법의 발견 등은 모두 와인의 품질을 높이고 보관 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였다. 이러한 혁신들은 와인 산업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와인을 통해 세계사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딱딱한 정치사나 경제사가 아니라 와인이라는 친근한 소재를 통해 복잡한 역사적 사건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특히 각 장마다 등장하는 구체적인 일화들과 인물들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역사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책은 단순히 서양사에 국한되지 않고 동서양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각을 제공한다. 헝가리의 토카이 와인, 일본의 와인 문화 등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와인 이야기도 균형 있게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와인이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소중한 유산임을 깨닫게 해준다. 앞으로 전문점에서 새로운 와인을 탐색하거나, 새로운 안주를 찾아 페어링을 시도할 때마다 이 책에서 배운 지식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결국 와인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문명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 다리를 건너며 인류의 소중한 유산을 함께 나누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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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망치 - 낡은 생각을 부술 때 시작될 삶의 변화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김정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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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망치 : 산만함을 무기로 삼는 재발견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호리에 다카후미의 “생각망치”를 읽으며 여러 복합적인 감상을 느꼈다. 


책 속 저자는 자신의 산만한 성향을 강점으로 승화시키며 사회의 고정관념을 부수라고 촉구하는데, 나 역시 끈기를 가지지 못하고 이것저것 파보는 버릇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깊은 공감을 느꼈다. 하지만 문제는 내 경우에 끝장을 보지 못하는 부분이다. 결국 어느 정도 지식이나 상황이 완벽하다고 할 정도의 시기까지 기다리다 막상 결론이 날 즈음엔 싫증을 내 버리는 못된 루틴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저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책에서 찾아보니 상당히 긍정적인 해석이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이런 싫증을 "끈기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이 익숙해졌고 더는 배울 게 없으니 다음 단계로 넘어갈 성장의 신호"로 본다. 완벽을 추구하다 포기하는 내 습관은 그의 관점에서 완벽주의의 함정으로 보일 수 있으며, "중요한 것은 '가끔은 대충한다'라는 균형 감각을 잡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리오넬 메시처럼 에너지를 아끼다 결정적 순간에 집중하라는 예시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내 습관을 재고하게 되었지만, 추가로 문제제기를 해보자면, 싫증이 너무 잦아 아예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이는 단순한 성장 신호가 아니라 자기관리의 더 깊은 문제일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사람이 저자처럼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 조언은 이상론에 그칠 수도 있다.


결국 자기실현의 핵심은 얼마나 현재 상황을 긍정의 눈길로 바라보면 유효한 포인트를 잡아낼 것인지, 그리고 모든 요소에 적정한 균형을 잡아갈 수 있는지로 결판난다.


책의 전체 구조는 저자의 삶을 스토리텔링처럼 풀어나가며, 낡은 생각을 '망치'로 부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서문에서 호리에는 1972년 후쿠오카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산만함으로 비판받았지만 이를 무기로 삼아 대학을 중퇴하고 사업에 뛰어든다.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낡은 생각을 부숴라"고 외치며,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착각을 비판한다. 전통 장인 정신처럼 10년을 기본에 바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인터넷 시대에 지식은 즉시 습득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를 "극단적인 몰입의 힘"으로 긍정하며, 한 분야에 몰입하다 싫증 나면 옮기는 것을 성장으로 본다. 내 경우 처럼 완벽을 기다리다 싫증 내는 것은 더 배우고 시작해야 한다는 착각과 맞닿아 있으며, 그는 자신이 직접 성과를 내놓았던 로켓 개발 사례처럼 즉시 실행을 강조한다. 실제로 저자가 감옥 출소 후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를 설립해 2019년 일본 민간 최초 우주 로켓 발사에 성공한 이야기가 이를 증명한다. 이는 완벽 준비보다는 실행의 중요성을 보여주지만, 추가 문제 제기로 실패가 반복될 경우 정신적 피로가 쌓이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사회적으로 산만함이 인정받기 어려운 환경에서 이 접근이 지속 가능할지도 의문이긴 하다.


"잃어버린 집중력은 다시 찾지 마라"는 조언은 싫증을 성장 신호로 재해석한다. 저자는 책 수십 권 읽기나 전문가 만남으로 빠르게 지식을 쌓고 옮기는 방식을 자신의 예로 든다. 나처럼 끈기 부족이지만 다양한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이는 위로가 되지만, 완벽 시기까지 기다리다 포기하는 내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남는다. 저자의 "한 가지 일에 몰입하지만 쉽게 싫증 난다"는 성향을 "성장이 빠르다"고 보는 시각은 실행 중심으로 내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통찰을 준다. 다만, 문제제기로서 이런 산만함이 모든 직업이나 문화에서 환영받을 수 있을까? 저자의 성공이 그의 특별한 배경 때문이라면 보편성은 떨어질 수 있다.



"타인을 신경 쓰는 동안 자신의 시간은 사라진다"는 기존의 어렴풋한 개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시간 도둑 차단이 꽤나 직설적인 주장이다. 전화 피하기, 불필요한 관계 정리 등이 핵심이다.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관계는 정리하라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동감하기 어렵지만, 내게 적용한다면 오히려 의미가 없어지는 관계에 있는 타인에게서 관계의 이유를 찾는 작업은 어떨까 생각한다. 저자는 "잘되기 위해서는 잘 끊는 법도 알아야 한다"라고 하며, 2013년 사업 파트너 결별을 예로 든다. 관계에 유효기간이 있다는 의견은 냉정하지만, 동감하기 어려운 나에게는 의미 탐색부터 시작하는 게 적합할 수 있다.


반대로, "생각보다 사람들은 내게 관심이 없다는 부분은 동감하고 노력하기로 했다. 저자는 아무도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하며, 비판에 연연하지 말라고 한다. 눈치 보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키워라는 조언대로, 사람은 실수를 하더라도 사흘만 지나면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도 잊게된다고 강조한다. 


“결국 인생에 목적 따위는 필요 없다"고 마무리하며, 지금을 즐기고 어린아이처럼 호기심을 유지하라고 강조한다. 돈은 몽땅 쓰고 물건은 버리라는 조언은 자유에 무게를 두는 개념이다. 전체적으로 책은 산만함을 잠재력으로 보는 관점을 제시하며, 일론 머스크 같은 사례를 든다. 


내 경우에 연결을 시켜보면, 끈기 부족과 싫증 문제를 저자의 실행 중심 의견으로 풀어보니 변화의 실마리가 보인다. 관계 정리나 스마트폰 업무는 동감 어려운 면이 있지만, 의미 찾기나 제약 해결 연구로 적용할 수 있다. 사람들의 무관심은 노력할 만한 부분이다. 추가 문제 제기로, 책의 메시지가 과도한 개인주의를 부추길 수 있지 않을까? 사회적 연결이 약해지는 시대에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이 책은 낡은 관념을 부수라는 강력한 자극으로, 내 삶에 새로운 관점을 더해줬다. 산만함을 강점으로 삼아 더 대담한 도전을 시작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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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글쓰기 : 실전편 - 싸움의 기술 - 박종인의 장르별 필승 글쓰기 특강 기자의 글쓰기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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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글쓰기: 실전편 - 싸움의 기술 : 한 수 배워갑니다, 글쓰기 전략과 실전 기법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박종인 기자가 34년간 현장에서 축적한 글쓰기 노하우를 집대성한 “기자의 글쓰기: 실전편 - 싸움의 기술”을 읽고 나서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글쓰기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싸움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글쓰기의 본질을 파헤치고, 각 장르별로 실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과 기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글쓰기에서 승리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무기를 제시한다.

첫째는 쉬운 글, 둘째는 짧은 문장, 셋째는 구체적인 팩트.

이 세 가지 무기를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글의 전투력이 결정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문장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다. 나는 지금까지 문장을 길게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복문과 중문을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막상 저자의 의견을 접하고 나니 문장은 끊어써야 제 맛이다. 물론 장르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정보와 감상문 위주로 쓰고있는 스타일을 고려하면 저자의 말에 공감할 수 밖에 없다.

 

짧은 문장이 가져다주는 효과는 두 가지다. 첫째, 문장이 복잡하지 않아 문법적으로 틀릴 일이 별로 없다. 둘째, 독자가 읽을 때 속도감이 생긴다. 특히 기승전결이 있는 글에서는 독자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끝까지 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짧은 문장은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시키다.

 

 

저자가 제시하는 글쓰기 전략 구성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진다. 먼저 작전 수립 단계에서는 글의 목적과 독자를 명확히 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설정한다. 다음으로 무기 선택 단계에서는 장르에 따라 적절한 기법을 선택한다. 세 번째 전개 단계에서는 팩트를 통해 독자의 관심을 끌고, 자연스럽게 메시지로 유도한다. 마지막 확인사살 단계에서는 퇴고를 통해 글을 다듬는다.

 

이러한 전략적 접근법을 통해 글쓰기를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닌 목적을 가진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라는 저자의 말은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주었다. 퇴고를 게을리 하는 못된 버릇에 대한 각성도 책이 준 또다른 전략의 요소였다.

 

 

여행을 갈 때 미리 준비를 하고 가지만, 제대로 사전 준비가 되지 않아 글쓰기에 한계가 생기는 경험을 자주 했다. 책에서는 기행문의 핵심이 현장감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행문을 위한 사전 준비 사항을 체크해보니 역시 부족한 부분이 많아 꼼꼼하게 챙겨보자는 다짐을 한다. 정보 수집 단계에서는 여행지에 대한 예비 지식을 쌓아야 한다. 역사, 문화, 유적지에 대한 정보는 물론 교통편, 숙박 시설, 맛집 정보까지 미리 조사해야 한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여기까지는 별무리 없이 해왔다.

 

사진 촬영 계획도 중요하다. 단순한 기념사진이 아니라 글에 활용할 수 있는 사진을 계획적으로 찍어야 한다. 풍경 사진뿐만 아니라 현지 안내 표지판, 리플릿, 그 지역만의 특색 있는 요소들을 담아야 한다. 이러한 자료들은 나중에 글을 쓸 때 구체적인 팩트를 제공하는 중요한 소재가 된다. 현장에서 이런 욕심으로 셔터를 눌러대지만 막상 결과물을 보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 저자의 방식을 되새겨보니 이 역시 명확한 기준과 목표를 설계한 후, 현장에서 주저없이 셔터를 누르는 민첩함이 필요하다.

 

현지 인터뷰 준비도 빼놓을 수 없다. 가이드나 현지인과의 대화를 통해 얻는 정보는 책이나 인터넷에서는 찾을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특히 그 지역의 사투리나 방언을 기록해두면 글에 실감을 더할 수 있다. 해외 여행이라면 제약이 있겠지만 머뭇거림만 극복한다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지 않을까?

 


메모 습관은 기행문 쓰기의 생명선이라고 한다. 여행 중에는 그때그때 느낀 감정, 들은 이야기, 관찰한 내용을 즉시 기록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지고, 생동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첩과 필기도구를 항상 휴대하며, 가능하면 스마트폰 메모 기능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체험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 배운 지식보다는 직접 겪은 사실 위주로 글감을 수집해야 한다. 오감을 통해 느낀 것들 - 바람의 촉감, 음식의 향기, 거리의 소음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해두면 독자가 마치 그 장소에 있는 것 같은 현장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이 부분 역시 자신만의 가이드를 미리 설정해놓는다면 뒤늦게 여행에서 돌아온후 놓친 부분에 아쉬운 미련을 반복하지 않을 성 싶다.

 

 

수필은 형식이 자유롭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수필의 핵심은 작가의 개성과 진솔함이 드러나는 것이다.

 

수필 쓰기에서 중요한 특징들을 살펴보면, 첫째는 무형식성이다. 수필은 소설이나 시처럼 정해진 형식이 없다. 일기체로 써도 되고, 편지체로 써도 되며, 대화체로 써도 된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로움 속에서도 내용에 따른 내적 제약은 존재한다.

둘째는 개성적이고 고백적인 성격이다. 수필은 작가의 개성이 가장 짙게 드러나는 장르다. 허구가 아닌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작가의 인생관과 가치관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셋째는 다양한 소재의 활용이다. 인생, 자연, 사회, 일상의 모든 것이 수필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특별함을 발견하는 안목이다.

넷째는 해학과 기지, 비평정신이다. 수필에서는 시적 정서와 함께 지적 작용이 필요하다. 깊이 있는 사색과 관찰력을 바탕으로 한 통찰이 수필의 깊이를 결정한다.

 

수필을 잘 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자연 발생적이고 지속적인 관찰력, 사색과 명상의 깊이, 가치 감각과 느낌에 대한 공감력, 그리고 겸허하고 품위 있는 개성의 반영이 그것이다.

 

막상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켜도 하얀 화면만 응시하게 되는 낭비를 피하기 위해 정작 쓰고자 하는 글의 본질을 놓치고 있지 않았나 자기 점검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큰 변화는 글쓰기에 대한 접근법이 바뀐 것이다. 이전에는 막연히 "좋은 글"을 쓰려고 했다면, 이제는 "전략적인 글"을 쓰려고 한다. 특히 전략을 이끌어내는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글쓰기는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고, 기술은 익혀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깊이 와닿았다. 34년간 현장에서 두들기고 깨지고 고치고 다시 써서 얻은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실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각 장르별로 다른 전략과 기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같은 소재라도 어떤 장르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글이 되고, 각 장르는 고유한 특성과 독자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여행기에서는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수필에서는 개성과 진솔함의 가치를 배웠다. 이 모든 것이 결국 독자와의 소통을 위한 전략적 사고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적은 재미와 감동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아무리 의미 있고 깊이 있는 내용이라도 독자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까지 읽은 독자를 멍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글쓰기의 힘이다.

 




이 책은 단순한 글쓰기 기법서가 아니라, 글이라는 무기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실전 매뉴얼이다. 읽고 체화하고 팽개치라는 저자의 마지막 당부처럼, 이제는 배운 것을 실전에 적용하며 나만의 글쓰기 무기를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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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 읽기 - 무성 영화부터 디지털 기술까지
마크 커즌스 지음, 윤용아 옮김 / 북스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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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커즌스의 “세계 영화 읽기” : 스트리밍 시대의 영화에 대한 소고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마크 커즌스의 “세계 영화 읽기”는 무성영화 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영화사를 포괄하는 거대한 여정을 그려낸 작품으로, 단순한 영화사 개론서를 넘어서,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깊은 애정과 통찰을 담아내고 있다.

 

커즌스의 독특한 내레이션 스타일과 그의 열정적인 영화 사랑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손끝에서 전달된다. 마치 내 옆에 앉아 귀에 속삭이는 친구같이 친근한 접근 방식을 사용한다.

 

이 책은 세계 영화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서구 중심적이고 인종차별적인 관점을 배제하고 영화사를 다시 그려보자는 의도는 훌륭하다. 사실 미국 헐리우드 중심의 영화감상 포인트를 둔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매니아들에게 익숙치 않은 영화 소개는 불편한 좌석이 될 수도 있으나, 시도해보지 않고 폭넓은 세상으로의 발길을 막아서는 안될 일이다.

물론 저저가 할리우드 영화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이라는 느낌도 들고, 작위적인 성향은 아닐까 의심이 가는 부분도 있다는 점은 참고해야 겠다.

 

책에 소개되는 영화 선택이 지나치게 개인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이 책을 영화의 일대기를 훑어보기 위해 선택했다면 다소 과녁이 벗어난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마치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보다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 편람이라고 쏘아 붙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게는 알지도 못하는 숨은 명작들을 만나게 되는 만큼, 뻔한 레퍼토리의 영화사 소개 도서보다는 실용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이 책을 통해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찬란함의 무덤”에 대한 소개였다.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태국 영화였지만, 커즌스는 이 작품을 "21세기 최고의 영화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찬란함의 무덤”은 원인 모를 수면병에 걸린 군인들을 돌보는 자원봉사자 젠지라의 이야기를 다룬다. 태국 동북부 콘깬 지역의 한 임시 병원을 배경으로, 현실과 꿈, 과거와 현재가 혼재하는 환상적인 세계를 그려낸다.

 

이 영화는 단순한 환상극이 아니라 태국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을 담고 있다. 군인들이 꿈속에서 옛 왕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설정은 군부 독재 하에서 억압받는 개인의 무력감을 상징한다. 아피찻퐁 감독은 "꿈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지만 원하는 대로 꿀 수는 없다"며 예술가로서의 제약과 무력감을 표현했다.

영화는 느린 호흡과 명상적인 분위기로 진행되며, 형광등의 색깔 변화와 네온사인을 통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젠지라와 켕이 함께 찾아간 왕궁의 폐허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자칫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었던 끔찍한 현실이 오버랩되며 한 국가의 지도자가 가져야할 도덕성에 대한 의문과 이에 저항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저력도 자연스럽게 연계되었다.

 


커즌스의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구로사와 아키라로 대변되는 일본 영화의 부흥기에 대한 서술이었다. 1950년대는 일본 영화의 "황금기"로 불리며, 구로사와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감독이었다.

구로사와는 1951년 “라쇼몽”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일본 영화를 세계 무대에 알렸다. 그는 서구 영화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독특한 일본적 미학을 구현했다. 존 포드, 윌리엄 와일러, 프랭크 카프라 등 서구 감독들로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전후 일본 사회의 혼란과 재건 과정에서 구로사와의 영화들은 인간의 존재론적 고민과 사회적 갈등을 깊이 있게 다뤘다. “이키루”에서는 죽음을 앞둔 관료의 실존적 각성을, “7인의 사무라이”에서는 계급 간의 갈등과 연대를 그려냈다.

 

개인적으로 감독의 작품 중 가장 인상 좋아하는 것은 “란”이다. 이 영화는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을 일본 전국시대로 옮긴 작품으로, 권력과 배신, 혼돈을 다룬 장대한 서사시다.

영화의 절정인 제3성 공격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압도적인 스펙터클을 보여준다. 구로사와는 수백 명의 엑스트라와 말들을 동원해 전쟁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그러나 이 장면이 주는 감동은 단순한 액션의 쾌감이 아니라 전쟁의 허무함과 인간의 탐욕이 초래하는 파멸에 대한 깊은 성찰이었다.

앞선 명작들과 결이 다른 작품이지만 어렵게 블루레이를 구해서 서가에 꽂아놓을 만큼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 책에 등장하는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반가웠다.

 

책은 스트리밍 시대 영화 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그는 영화관과 스트리밍 서비스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는 영화관 산업에 심각한 위기를 가져왔다. 미국의 경우 극장 관람객이 지난 5년간 27% 감소했고, 리갈 시네마는 39개 지점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했다. 국내에서도 2위인 롯데시네마와 3위인 메가박스가 합병을 발표했다. 코로나 이후 급격히 상승한 영화 관람료와 넷플릭스 구독료의 가격 차이를 따져보면 많은 영화 팬들이 극장으로 발걸음을 방 구석으로 옮기 이유가 설명된다. 한마디로 심각한 위기이다.

 


하지만 커즌스는 이러한 변화가 영화관의 완전한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대신 극장은 "대형 스크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영화"에 특화될 것이며, 스트리밍은 다양한 독립 영화와 틈새 영화들을 위한 새로운 유통 채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적으로 스트리밍과 극장에서의 영화 관람은 분명히 다른 체험이라고 생각한다. 스트리밍은 편의성과 접근성에서 압도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개인의 취향에 맞는 영화를 선택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매력이다. 하지만 극장에서의 체험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큰 스크린과 우수한 음향 시스템이 주는 몰입감은 집에서는 재현하기 어렵다. 앞서 언급한 “란”의 제3성 공격 장면 같은 스펙터클은 극장의 큰 스크린에서 볼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벤허”의 숨막히는 경주 장면, “반지의 제왕”의 전투 장면. 손바닥 화면으로 감상하기에는 제작진에게 미안하다.

 

또한 영화관은 사회적 체험의 공간이기도 하다. 다른 관객들과 함께 웃고, 놀라고, 감동하는 집단적 경험은 영화의 감동을 증폭시킨다. 이는 개인적이고 파편화된 스트리밍 체험에서는 얻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영화를 보기 위해 외출을 준비하는 것은 상당한 번거로움이 따른다. 상영 시간을 맞춰야 하고, 교통편을 고려해야 하며, 때로는 긴 대기 시간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스트리밍을 선택하게 된다.

 

만약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작은 동네 극장이 하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거창한 멀티플렉스가 아니라, 아담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극장에서 좋은 영화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면, 영화 관람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극장에서 “찬란함의 무덤” 같은 명상적인 영화를 보거나, 다소 작은 스크린이지만 분명 영화관에 어울리는 “란”의 웅장한 서사에 몰입하는 경험은 분명히 특별할 것이다.

 

“세계 영화 읽기”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영화의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것이다. 스트리밍과 극장, 블록버스터와 독립영화, 서구 영화와 아시아 영화 모두 각각의 가치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형태가 다른 것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우리의 영화 체험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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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 대전환 - 인구소멸의 위기를 기회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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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 대전환 : 그렇다면 한국은 일본을 닮아갈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출간한 “일본 경제 대전환: 인구소멸의 위기를 기회로”를 읽으며, 타임머신을 타고 한국의 미래를 미리 엿본 기분을 느꼈다. 일본이 한국보다 18년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여 겪은 시행착오와 성공 사례들은 단순한 이웃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곧 우리가 직면하게 될 현실의 청사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하나는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낸 것에 대한 감탄이었고, 다른 하나는 한국이 아직 이러한 변화에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위기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확신하게 된 것은 고령화가 반드시 쇠퇴를 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보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재해석할 수 있었다.


10년전 시니어 비즈니스를 현장에서 보겠다며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6월말 오사카를 누비며, 실버용품 전문점,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추모용품 샵, 후불제 상조업체 등을 셔츠에 땀이 가득 머금는 불쾌함을 참아가며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그 이후 큰 변화가 없어보여던게 작년 3월의 도쿄에서였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꿈틀거리는 생명력은 그 이후의 드러나지 않은채, 때로는 제도의 모습으로 때로는 온라인 비즈니스나 유통 구조의 재편집의 형태로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책을 통해 깨달은 메시지를 기본으로 다시 방문할 때 꼼꼼히 살펴보고, 그렇다면 한국은 일본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갈지 전혀 다른 럭비공처럼 제갈길 찾아갈지 예측해보고 대비해보겠다는 다짐이 든다.



일본이 이룬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국민의 자산관리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다. 2024년 도입된 신 NISA는 비과세 투자금액 한도를 1800만엔까지 확대하고 비과세 기간 제한을 완전히 철폐했다. 이는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저축 민족'이라 불리던 일본인들의 투자 마인드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국가적 의지의 표현이었다.


한국의 ISA가 예적금 등 확정금리형 상품도 포함하는 것과 달리, NISA는 투자상품으로만 편입을 제한하여 젊은 층의 저축을 투자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러한 접근법은 고령화 시대에는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자산을 증식시킬 것인가가 핵심이라는 생각의 전환을 요구한다.


특히 일본의 신탁제도 발달은 나에게 가장 큰 인상을 남긴 부분이다. 유언대용신탁이 2009년 출시 이후 6년 간 10만 건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 것은 고령자들의 절실한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결과였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이 도쿄플라자백화점 5층에 지점을 두고 "고객이 자신의 '사후'를 맡기고, 우리는 고객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안심'을 판매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는 대목에서 진정한 고객 중심 서비스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숨어있는 고객 니즈를 철저히 분석하여 상품화한 그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결과이다.


성년후견지원신탁은 더욱 혁신적이었다. 2012년 도입된 이 제도는 피후견인의 재산을 일상적 지출 부분과 장기 보관 부분으로 나누어 관리함으로써 성년후견인의 횡령 사건을 크게 줄였다. 이는 제도적 혁신이 어떻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였다. 영화의 테마가 하나 줄어들어 아쉽긴 하지만 현실의 부조리한 상황들을 정면돌파하여 정의가 실현되는 하나의 본보기가 된다.


일본 금융권의 기업문화 변화도 인상적이었다. 미쓰이스미토모 해상화재보험이 육아휴직자의 동료들에게 응원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나, 미즈호금융그룹의 '투잡러 은행원' 제도는 조직문화 혁신의 좋은 사례였다. 이러한 변화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필연적 적응이었지만, 동시에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T/O는 그대로인채, 육아휴직 빠지면 나머지 사람들이 n/1로 욕을 하며 일을 해야하는 우리 현실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일본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정책의 연속성이다. 아베노믹스의 3개 화살은 총리가 바뀌어도 꾸준히 유지되었지만, 한국은 정권 교체 때마다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고령화에 대비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치적 견해와 달리 전 정부에서 합리성있게 추진했던 제도라면 과감히 그대로 밀어붙이는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금융권은 여전히 예대율 90% 수준에서 이자수익 중심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도 뼈아프다.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아직도 이자놀음에 빠져 눈 앞의 수익에 눈 먼 국내 은행들은 정말 반성해야 한다. 일본 메가뱅크들은 해외에서 50%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며 비이자 수익 다변화에 성공했다. 이러한 차이는 고령화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한국은 여전히 자녀 부양에 대한 기대가 높고, 개인의 자립적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반면 일본은 이미 개인이 스스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있다. 이러한 인식 차이는 관련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노인빈곤률 최고 자리를 못 떨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는 인식변화와 제도의 혁파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국가는 국민을 지키지 못한채, 박스 주워 생활비를 버는 노인 빈곤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한 제도권의 분발을 기대할 수 밖

에 없다. 


일본의 신탁제도 성공 사례를 보며, 나는 한국형 시니어 자산관리 플랫폼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현재 한국의 신탁제도는 수억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고액 자산가들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일본의 사례를 보면, 중산층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신탁 상품이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디지털 기반 신탁 플랫폼을 통해 복잡한 신탁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AI를 활용한 개인별 최적 자산 포트폴리오 제안, 그리고 법무, 세무, 금융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하여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이 새로운 먹거리로 시작해볼만한 분야라는 믿음이 들었다.


일본의 역모기지 상품 다양화 사례에서 영감을 얻어, 주택자산을 활용한 시니어 케어 통합 서비스를 구상해 볼 수 있었다. 리버스60과 같은 상품이 주택건설·구입·리모델링뿐만 아니라 고령자용 서비스주택 입주 일시금 용도로도 활용되는 것을 보며, 주택자산의 활용 가능성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었다.이 무궁무진함을 깨달았다.


일본에서 '퇴직대행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며, 한국에서도 시니어들의 인생 전환기를 지원하는 서비스의 성공가능성도 눈에 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거 은퇴하는 시점에서 이들의 제2의 인생 설계를 돕는 사업이 유망하지 않을까? 특히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한 고령자의 디지털 격차 해소는 정부 보조금도 기대해볼 수 있는 분야라는 기회가 어렴풋이 눈에 아른거린다.



고령화는 더 이상 사회적 부담이나 경제적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성장동력의 원천이다. 일본이 보여준 것처럼, 적절한 제도적 뒷받침과 혁신적 사고가 결합되면 인구소멸의 위기를 경제 발전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시니어 자산관리 플랫폼, 케어 통합 서비스, 교육 컨설팅 등은 모두 고령화 사회의 니즈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모델이다.


물론 이러한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 규제 환경의 복잡성, 사회적 인식의 변화 필요성, 기술적 혁신의 요구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성공 사례들이 보여주듯, 이러한 도전들은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고령화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이 변화를 어떻게 기회로 전환할 것인가 하는 선택뿐이다. 

이 책을 통해 얻은 통찰과 영감을 바탕으로, 나는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실현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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