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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 대전환 - 인구소멸의 위기를 기회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일본 경제 대전환 : 그렇다면 한국은 일본을 닮아갈까?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출간한 “일본 경제 대전환: 인구소멸의 위기를 기회로”를 읽으며, 타임머신을 타고 한국의 미래를 미리 엿본 기분을 느꼈다. 일본이 한국보다 18년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여 겪은 시행착오와 성공 사례들은 단순한 이웃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곧 우리가 직면하게 될 현실의 청사진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하나는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낸 것에 대한 감탄이었고, 다른 하나는 한국이 아직 이러한 변화에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위기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확신하게 된 것은 고령화가 반드시 쇠퇴를 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보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재해석할 수 있었다.
10년전 시니어 비즈니스를 현장에서 보겠다며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6월말 오사카를 누비며, 실버용품 전문점,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추모용품 샵, 후불제 상조업체 등을 셔츠에 땀이 가득 머금는 불쾌함을 참아가며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그 이후 큰 변화가 없어보여던게 작년 3월의 도쿄에서였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꿈틀거리는 생명력은 그 이후의 드러나지 않은채, 때로는 제도의 모습으로 때로는 온라인 비즈니스나 유통 구조의 재편집의 형태로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책을 통해 깨달은 메시지를 기본으로 다시 방문할 때 꼼꼼히 살펴보고, 그렇다면 한국은 일본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갈지 전혀 다른 럭비공처럼 제갈길 찾아갈지 예측해보고 대비해보겠다는 다짐이 든다.
일본이 이룬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국민의 자산관리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다. 2024년 도입된 신 NISA는 비과세 투자금액 한도를 1800만엔까지 확대하고 비과세 기간 제한을 완전히 철폐했다. 이는 단순한 제도 개선을 넘어 '저축 민족'이라 불리던 일본인들의 투자 마인드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국가적 의지의 표현이었다.
한국의 ISA가 예적금 등 확정금리형 상품도 포함하는 것과 달리, NISA는 투자상품으로만 편입을 제한하여 젊은 층의 저축을 투자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러한 접근법은 고령화 시대에는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자산을 증식시킬 것인가가 핵심이라는 생각의 전환을 요구한다.
특히 일본의 신탁제도 발달은 나에게 가장 큰 인상을 남긴 부분이다. 유언대용신탁이 2009년 출시 이후 6년 간 10만 건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 것은 고령자들의 절실한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결과였다.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이 도쿄플라자백화점 5층에 지점을 두고 "고객이 자신의 '사후'를 맡기고, 우리는 고객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안심'을 판매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는 대목에서 진정한 고객 중심 서비스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숨어있는 고객 니즈를 철저히 분석하여 상품화한 그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결과이다.
성년후견지원신탁은 더욱 혁신적이었다. 2012년 도입된 이 제도는 피후견인의 재산을 일상적 지출 부분과 장기 보관 부분으로 나누어 관리함으로써 성년후견인의 횡령 사건을 크게 줄였다. 이는 제도적 혁신이 어떻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였다. 영화의 테마가 하나 줄어들어 아쉽긴 하지만 현실의 부조리한 상황들을 정면돌파하여 정의가 실현되는 하나의 본보기가 된다.
일본 금융권의 기업문화 변화도 인상적이었다. 미쓰이스미토모 해상화재보험이 육아휴직자의 동료들에게 응원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나, 미즈호금융그룹의 '투잡러 은행원' 제도는 조직문화 혁신의 좋은 사례였다. 이러한 변화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필연적 적응이었지만, 동시에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T/O는 그대로인채, 육아휴직 빠지면 나머지 사람들이 n/1로 욕을 하며 일을 해야하는 우리 현실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일본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정책의 연속성이다. 아베노믹스의 3개 화살은 총리가 바뀌어도 꾸준히 유지되었지만, 한국은 정권 교체 때마다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뀌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고령화에 대비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치적 견해와 달리 전 정부에서 합리성있게 추진했던 제도라면 과감히 그대로 밀어붙이는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금융권은 여전히 예대율 90% 수준에서 이자수익 중심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도 뼈아프다.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지만 아직도 이자놀음에 빠져 눈 앞의 수익에 눈 먼 국내 은행들은 정말 반성해야 한다. 일본 메가뱅크들은 해외에서 50%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며 비이자 수익 다변화에 성공했다. 이러한 차이는 고령화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한국은 여전히 자녀 부양에 대한 기대가 높고, 개인의 자립적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반면 일본은 이미 개인이 스스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있다. 이러한 인식 차이는 관련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노인빈곤률 최고 자리를 못 떨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는 인식변화와 제도의 혁파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국가는 국민을 지키지 못한채, 박스 주워 생활비를 버는 노인 빈곤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한 제도권의 분발을 기대할 수 밖
에 없다.
일본의 신탁제도 성공 사례를 보며, 나는 한국형 시니어 자산관리 플랫폼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현재 한국의 신탁제도는 수억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고액 자산가들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일본의 사례를 보면, 중산층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신탁 상품이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디지털 기반 신탁 플랫폼을 통해 복잡한 신탁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AI를 활용한 개인별 최적 자산 포트폴리오 제안, 그리고 법무, 세무, 금융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하여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이 새로운 먹거리로 시작해볼만한 분야라는 믿음이 들었다.
일본의 역모기지 상품 다양화 사례에서 영감을 얻어, 주택자산을 활용한 시니어 케어 통합 서비스를 구상해 볼 수 있었다. 리버스60과 같은 상품이 주택건설·구입·리모델링뿐만 아니라 고령자용 서비스주택 입주 일시금 용도로도 활용되는 것을 보며, 주택자산의 활용 가능성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었다.이 무궁무진함을 깨달았다.

일본에서 '퇴직대행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며, 한국에서도 시니어들의 인생 전환기를 지원하는 서비스의 성공가능성도 눈에 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거 은퇴하는 시점에서 이들의 제2의 인생 설계를 돕는 사업이 유망하지 않을까? 특히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한 고령자의 디지털 격차 해소는 정부 보조금도 기대해볼 수 있는 분야라는 기회가 어렴풋이 눈에 아른거린다.
고령화는 더 이상 사회적 부담이나 경제적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성장동력의 원천이다. 일본이 보여준 것처럼, 적절한 제도적 뒷받침과 혁신적 사고가 결합되면 인구소멸의 위기를 경제 발전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시니어 자산관리 플랫폼, 케어 통합 서비스, 교육 컨설팅 등은 모두 고령화 사회의 니즈를 충족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 모델이다.
물론 이러한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 규제 환경의 복잡성, 사회적 인식의 변화 필요성, 기술적 혁신의 요구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성공 사례들이 보여주듯, 이러한 도전들은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고령화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이 변화를 어떻게 기회로 전환할 것인가 하는 선택뿐이다.
이 책을 통해 얻은 통찰과 영감을 바탕으로, 나는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실현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