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부터 뇌가 젊어지는 습관 - 전두엽이 살아나는 63가지 생활습관 50의 서재 7
와다 히데키 지음, 이현주 옮김 / 센시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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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 뇌가 젊어지는 습관 : 미리 준비하는 치매 예방과 뇌 건강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50대에 접어들면 문득문득 찾아오는 "이제 나도 늙나 보다" 싶은 순간들. 그런 고민을 안고 손에 들게 되는 시리즈가 있다. 센시오 출판사의 '50의 서재' 시리즈 일곱 번째 책인 “50부터 뇌가 젊어지는 습관”은 일본 최고의 노화 전문의 와다 히데키가 36년간 6천여 명의 고며 얻은 통찰을 63가지 생활습관으로 정리했다. 


책을 읽어가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전두엽이라는 키워드였다. 우리 뇌에서 감정 조절, 논리적 사고, 창의성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40대부터 위축되기 시작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면서도 어딘가 납득이 갔다. 예전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즐거웠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일들이 귀찮게 느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나이 탓'이 아니라 전두엽의 기능 저하로 설명했다.

특히 "전두엽은 예상치 못한 일에 대처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라는 설명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매일 단조로운 생활 패턴에 익숙해지고, 새로운 도전이나 변화를 피하게 되면서 전두엽이 점점 사용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는 원칙이 뇌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었다.


와다 히데키 박사가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는 "뇌는 나이를 모른다"는 것이다. 전두엽은 자극하고 사용하면 다시 젊어질 수 있으며, 60세 이후에도 오히려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주장은 나이살이 붙은 모든 이에게 새로운 희망이다. 실제로 런던대학 연구팀이 밝힌 바에 따르면 뇌의 신경세포는 어른이 되어도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나이 든 지금이야말로 좋은 머리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시니어가 되면 상식에 매이거나 다른 사람의 지시에 따를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이 오히려 큰 강점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의 전환은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해주었다.


책을 처음 시작하면 일단 자신의 전두엽 나이를 측정해볼 수 있다. 여러가지 설문에 답을 하다보면 자신의 전두엽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12년이나 젊은 결과는 나름 기분을 좋게 만든다. 아직 말랑말랑.

책에서 제시하는 63가지 습관들은 어렵지 않은 것들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와닿았던 것들을 꼽아보자.


"50세 침묵이 금이 아닌 독"이라는 표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 관계와 네트워크가 줄어들기 때문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뇌를 새롭게 자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기 쓰기나 하루 중 중요한 일을 글로 정리하는 것도 전두엽을 가동시키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특히 인상깊었던 연구 결과가 있었다. 뉴욕대학 의대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자기 말을 귀담아들어 줄 수 있는 대화 상대가 있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인지기능 연령이 4년이나 젊다는 것이다. 대화는 단순한 소통을 넘어 뇌 건강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강조점이다.

"전두엽은 새로운 경험을 가장 좋아한다"는 저자의 말에 따라, 변화와 해프닝을 두려워하지 말고 매일을 호기심 가득한 탐험가가 되어 모험하는 마음으로 지내라는 조언이 마음에 들었다. '일단 해 보자'고 생각하는 사람의 뇌가 잘 돌아간다는 것도 인상깊었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디어 내고 새로운 생각하기를 좋아하던 나조차도 그런 일들이 귀찮아지기 시작한 것에 대해 스스로 경계를 갖기 시작했다. 이것이 단순한 피로나 나태함이 아니라 전두엽 기능 저하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마음이 헛헛할 때 마시던 혼술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코올이 전두엽 기능을 악화시킨다는 내용을 보면서, 일시적인 위안을 위한 선택이 장기적으로는 뇌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음과 폭음이 인지장애 확률을 1.7배나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심장을 쿵하고 내리 찍었다.


책에서 강조하는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는 사회적 활동의 중요성이었다. 사회활동은 신경세포 간의 연결을 활성화하고 뇌기능을 촉진하며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대인관계의 결핍은 뇌 노화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이런 내용들을 읽으면서 앞으로는 지역 커뮤니티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로 불타게 되었다. 자원봉사, 복지관이나 경로당 프로그램 참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면 상대적으로 인지기능의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과도한 건강 걱정이나 회사 내 인간관계,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도 이제는 내려놓으려고 한다. 만성 스트레스가 해마를 위축시키고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내용을 보면서, 스트레스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규칙적인 운동, 취미 생활, 명상이나 요가, 친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마음을 풀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의 경우,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솔직하고 투명한 대화로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피하고,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려 노력하며, 갈등 상황에서는 공격하거나 비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책을 덮으면서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라는 것이다. 전두엽을 자극하는 63가지 습관들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면서, 더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50대, 60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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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탈출법 - 평정과 휴식으로 이끄는 7가지 마음 기술
함영준 지음 / 북스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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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탈출법 : 우울 탈출, 평정과 휴식으로의 여정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울은 단순한 기분 변화가 아니라 삶 전체를 뒤흔드는 실존적 위기다. 

“우울탈출법”은 50대 중반에 깊은 우울의 나락을 경험한 베테랑 언론인 함영준이 스스로를 취재하며 찾아낸 7가지 회복 기술을 기록한 책으로, 체험이 녹아 있어 이론서보다 생생하고 구체적인 길잡이를 제공한다. 

직장인은 누구나 한번쯤은 극심한 우울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순간과 마주한다. 대부분은 우울증 초기단계에 진입했음에도 별거 아니라고, 직장생활 스트레스의 하나 일뿐이라며 애써 외면하지만 거기서 한 발만 더 나가면 위험한 낭떠러지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

나 역시 회사업무상 소송에 휘말려 꽤나 고생한 시절이 있었다.

경쟁사의 책임자들은 문제가 발생하여 재판으로 끌려가기도 했고, 구속된 사례도 있었으니 유사한 업무 총책임자였던 나로서는 꽤나 큰 압박으로 하루 하루 옥죄어 왔다.

업무를 진행하면서 준비해왔던 자료들과 유능한 로펌 덕분에 우리 회사는 혐의없음으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지만 사무실과 로펌을 왔다갔다하며 법적 문제를 검토하는 6개월은 피말리는 시기였다. 

흡연하던 시절이니 하루에 한두갑은 기본으로 폐속에 암흑을 집어넣었고, 업무 도중 멍하니 창문 밖을 바라보는 경우도 많았다고 주변 사람들이 전한다.

어쩌면 지금도 그때의 우울휴유증이 잠재의식에서 검은 눈을 번뜩이고 있을지 모른다.

우울탈출법이라는 책 제목에 끌릴 만하다.


저자는 발병 초기의 극단적 무력감, 불면, 공황 발작을 상세히 기술하며 정신과 치료를 받기까지의 두려움과 편견을 직시한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OECD 자살률 및 우울증 유병률 1위라는 통계가 개인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임을 환기시킨다.

안타깝지만 약물 요법까지 진행해야했으나, 매일 새벽 운동화를 묶고 자연으로 나섰다는 일화를 시작으로, 몸·마음·생활 전 영역에서 우울을 다루는 구체적 루틴을 만들어 나갔다. 글쓰기, 산책, 명상, 전문가 인터뷰, 심리학 공부가 병행되며 ‘마음을 디톡스’하는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치유 이후 저자는 우울을 삶의 가장 위태로운 스승이자 커다란 전환점으로 정의한다. 사회적 성공 대신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가 가치의 기준이 되었다는 깨달음을 고백하며, 우울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만큼, 재발에도 흔들리지 않는 심리적인 면역 체계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책의 핵심 개념은 루미네이션이다. 이는 부정적 사고가 끊임없이 되풀이돼 감정이 증폭‧확대되는 현상으로, 저자는 후회·자책·죄책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사라진다는 문장으로 무서운 파괴력을 전달한다. 루미네이션은 번아웃·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우울의 전조이며, 이를 멈추려면 관찰자의 시각을 확보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봤다. 하루 동안 내가 떠올린 부정적 생각을 기록했고, 그 빈도가 평균 27회나 됐다. 이는 저자가 말하는 루미네이션 악순환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기록 덕분에 생각과 나를 분리하여 관찰해보자는 작은 자기관리가 시작되었다. 

운동 루틴도 이제 겨우 1주일 되었지만 일단 시작했다.헬스장 등록까지는 부담스러워 집 근처 산책로를 거의 매일 15분 걸었다. 첫날엔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지만, 일주일 동안 걷는 동안만큼은 생각에 끌려가지 않았다. 저자가 제안한 운동을 가리켜, 루미네이션을 즉시 중단시키는 물리적 스위치라고 설명한 대목이 떠오른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1위, 우울증 유병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필자 역시 우울증을 그저 지나가는 감기”정도로 치부했으나, 주위에 가슴 아픈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나서야 병의 심각성을 체감했다. 책이 강조하듯 우울은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구조적 스트레스·인구구조·노동환경·사회적 고립이 복합적으로 낳는 21세기형 질병이다.몰래 앓다 나을 병이 아니라,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내가 심각한가?”를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체크포인트를 만들어보는 과정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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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언어 수업 - 모호한 생각을 미래의 비전으로 바꾸는
호소다 다카히로 지음, 지소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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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언어 수업 : 미래를 만드는 언어의 힘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새로운 풍경에 가장 먼저 도달하는 건 '말'이다.


호소다 다카히로의 “컨셉 언어 수업”에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흔히 언어를 소통의 도구나 생각을 전달하는 수단 정도로 여기지만, 저자는 언어가 바로 미래를 발명하는 도구라고 단언한다.


책에서 등장하는 핵심 개념은 “비저너리 워드(Visionary Word)”다. 

이는 단순한 슬로건이나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풍경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여 표현하는 언어다. 비저너리 워드는 "상품과 기업의 본질을 설계하는 이른바 '골격'을 형성하는 말"이며, 완성된 상품을 "화장하듯 꾸미는" 언어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구체적인 사례를 떠올려 본다면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선언한 "10년 안에 인류를 달로 보낸다", 무함마드 유누스의 "빈곤을 박물관으로", 코코 샤넬의 "여성의 몸에 자유를 돌려준다" 같은 문장들이 바로 비저너리 워드의 전형이다. 이들은 모두 당시로서는 허황해 보였지만, 결국 현실이 되었다.

결과론적인 시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여기 등장한 문장은 실제적으로는 구체적인 플랜을 구상하고 이를 모든 관련자 뿐 아니라 대중에게 명확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함축성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정의와 선언은 인류의 발전을 엮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저자는 비저너리 워드를 만들기 위한 체계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첫 번째 단계는 "정말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실들을 의심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상품이나 서비스에 붙은 언어의 '라벨'을 떼어내고, 의심할 사실들을 모은 '다우트 리스트'를 작성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는 편리하고 유용하면 그만이다"라는 일반적인 생각에 의구심을 품는 것이다. 이런 의심에서 출발한다면 우리는 스타벅스 입장권이라 불리던 맥북과 만나게 된다. 

지금은 M시리즈 칩으로 성능까지 거머쥐었지만 얼마전 까지만해도 가격을 감안하면 가성비 좋은 녀석은 아니었다. 하지만 기기를 갖는 자체만으로 상상력이 뛰놀며 미학적 민감성이 증가한다면 그 자체로도 아이디어와 새로운 생각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감성으로 치부하기에는 소통력 강한 UI도 분명 작업효율 측면에서 강점도 있다.

당연한사실을 부정하며 탄생한 걸작이다.   


두 번째 단계는 "만약?"이라는 질문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자유롭게 상상하는 것이다. 

떼어낸 라벨 위에 다양한 가능성을 그려보며, "만약 아름다운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같은 질문들을 모은 '이프 리스트'를 작성한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정답이 아닌 색다른 답을 찾겠다고 마음 먹는 것이고, 프로일수록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색다른 시각을 갖추며 기존의 전문가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자유로운 상상을 구체적인 언어로 다듬는 과정이다. 저자는 여기서 5가지 핵심 기술을 제시한다

이름 바꾸기: 기존의 명칭을 새롭게 정의하여 인식을 전환시킨다. '학생'을 '작은 학자'로 바꾸어 본다. 

뒤집기: 불만을 희망으로, 상식을 독창성으로 뒤집는다. 불만을 뒤집으면 희망이 나타난다.

비유하기: 복잡한 개념을 친숙한 것으로 비유하여 이해를 돕는다. 

달리하기: 기존의 요소를 다르게 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든다. 

반대되는 것과 짝 짓기: 모순적인 요소들을 결합하여 혁신을 창조한다. 

아이디어 생성을 위한 SCAMPER와 유사한 조합이지만 분명 새로운 접근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요소들이다.


마지막 단계는 "그러려면?"이라는 질문을 통해 비저너리 워드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여기서는 '백캐스팅(Backcasting)' 방법론을 활용한다. 이상적인 미래에서 현재로 거슬러 올라가며 실행 계획을 역산하는 방식이다. 역산으로 문제풀이하는 방식은 기존에도 사용해본 경험이 다들 있을듯하다. 이 부분을 좀 더 강력한 프로세스에 따라 접근해보는 개념이라 볼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말의 한계는 생각의 한계"라는 명제에 주목해본다한다. 이는 비트겐슈타인의 언어철학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언어가 단순히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생각 자체를 규정하는 틀이라는 관점이다.

아는만큼 보이듯,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근본적인 생각과 사고의자유로움은 폭발적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고, 이는 언어를 통해 구체화된다.

업무뿐 아니라 개인의 비전을 작성하는 기법으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우리나라 같이 빠른 변화를 겪고 있는 사회에서는 이런 언어적 사고력이 더욱 중요하다. 기존의 것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언어로 설계하고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이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AI 시대, 인간끼리가 아닌 기계와도 경쟁하는 시대에 나는 무엇으로 유니크한 무기를 만들 것인가.

책 한 권을 통해 미래를 설계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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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전략이다 - 당신의 브랜드를 담아낼 8가지 키워드
이승윤 지음 / 북스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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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조근 조근 들려주는 이야기에 숨은 치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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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전략이다 - 당신의 브랜드를 담아낼 8가지 키워드
이승윤 지음 / 북스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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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전략이다 : 공간이 조근 조근 들려주는 이야기에 숨은 치밀함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공간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때로는 감미롭고 때로는 냉정하며  가끔은 유혹과 배신도 가득하다.

단순히 물건을 팔고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물리적 교차점이 아닌, 사람이라는 제3의 존재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오늘의 풍요로움을 누리며, 미래를 약속받기도 한다.

우울했던 기분이 시장에 가면 활기를 되찾고, 학교라는 교정에 발걸음을 내딛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의욕이 솟는 화학적 반응은 공간이 단순히 위치를 점유하지 않고 스스로 빛이 나며 우리에게 말을 걸어주고 있다는 증거이다.


긴자에 위치한 무인양품 플래그 스토어와 맞붙어는 호텔 공간을 걸으며 그들이 추구하는 일상에 깊숙히 존재하고픈 욕심에 대한 표현방식에 놀랐었다. 다른 호텔을 예약했어 머무를 수 없었지만 다음 여행에는 꼭 한 번 묵어 보고픈 욕망이 저 깊은 곳에서 재차 유혹한다.

문득 지난 겨울 새벽 3시에 편의점을 찾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나는 단순히 라면을 사러 간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나는 그 환하게 켜진 불빛 속에서 위안을 찾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무인양품은 24시간을 지키며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고 싶었던 것이다.

얼마나 여유롭게 고객을 유혹하는가.

당신의 일상이 무인양품이 제안하는 제품들만으로 채워진 공간에서 오히려 더 효과적이고 안락한 하루를 보장할 수 있다는 체험과 상품의 다양성에 대한 호감도를 자연스럽게 상승시킬 수 있다.

처음 애플스토어에 들어갔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때 나는 맥북을 사러 간 것이 아니었다. 그냥 구경하러 간 것이었는데, 어느새 나는 그곳에서 두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두 시간 동안 나는 마치 미래를 체험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애플스토어의 천재성은 그들이 매장을 '판매 공간'이 아닌 '체험 공간'으로 설계했다는 데 있다. 모든 제품이 손에 닿을 수 있는 곳에 있고, 모든 기능을 마음껏 시도해볼 수 있다. 직원들은 판매원이 아니라 가이드처럼 행동한다. 그들은 무엇을 사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어떻게 사용하는지 보여준다. 마치 친구에게 자기 물건의 위대함을 설명하는 열띤 톤의 목소리로.

국내 기업들도 이런 애플의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 스튜디오나 KT 스마트모빌리티 체험존이 그 예다. 하지만 아직 애플스토어만큼의 완성도는 보여주지 못한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들이 아직 '체험'보다는 '판매'에 더 집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산 부서에서 효율성을 재촉하는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영원히 따라하기의 그림자 속에서 혼자 빈 공간에 잽만 날릴 뿐이다


LG전자의 “홈브루 하우스”는 컨셉부터 세부전략까지 정교한 설계를 뽐내고 있다.

집에서 맥주를 만들어먹는다는 발상은 분명 애주가들에게는 매력 넘치는 제안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내 숙성의 시간은 자신의 조금함이 기다려주지 않다는 절망감에 쌓여, 빛좋은 개살구 발명품이라고 머리속에서 이내 지워버린다.

이 부분이 마케터들은 티핑포인트의 순간으로 본 것 같다. 기다림조차 즐거움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접근. 체험장을 통해 맥주 익는 기다림은 갈증을 이겨내고 한차원 높은 취향의 만족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마케팅 도구와 코스별 전략을 통해 설득하고 체득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전략은 입소문을 통해 어쩌면 미래 우리의 집술 방식을 뒤바꿔 놓을지도 모른다. 



이런 정교한 마케팅은 오감을 느끼게 하는 사례들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똘똘한 접근법이다. 매장의 음향 전략은 사람들이 얼마나 무의식적으로 공간의 영향을 받고 있었는지 깨닫게 만들어준다. 카페에서 일할 때 특정 음악이 나오면 집중이 더 잘 되고, 백화점에서 쇼핑할 때 배경음악에 따라 기분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더 치밀하게 만들어나갈지 생각해보는 일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이 꿈틀댄다.

음향을 통한 공간 전략은 가장 은밀하면서도 강력한 마케팅 도구다. 사람들은 시각적 자극에는 어느 정도 방어막을 가지고 있지만, 청각적 자극에는 상대적으로 무방비하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을 영리한 마케터들이 공략한다.

매장에서 배경음악의 템포를 조절해서 고객의 동선을 유도하고, 특정 시간대에 특정 음악을 틀어서 체류 시간을 조절하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방법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음악이 브랜드의 정체성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과학적으로 완벽한 음향 전략이라도, 브랜드와 맞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최근 국내 카페나 레스토랑 업계에서 'BGM 큐레이션 플랫폼'이 유료 서비스로 도입되고 있는 것은 이런 음향 전략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음향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음향은 공간 전략의 한 요소일 뿐이고, 다른 요소들과 조화를 이루어야 진정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인센스 스틱이나 다양한 향기제품이 선보이는  감각적 마케팅의 위력을 새삼 실감했다. 와인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지만, 그 맛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향을 맡아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마케터들의 전략이 시작된다. 노즈캐칭(Nose-catching)이라는 용어 자체가 흥미롭다. 눈을 사로잡는 것이 아니라 코를 사로잡는다는 발상. 그리고 그 발상은 와인이라는 제품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한 결과다. 와인은 시각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병의 디자인이나 라벨로는 그 와인의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없다. 결국 직접 맛보고 향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시음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다. 와인의 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 향과 어울리는 안주를 페어링해서 제공하는 것. 그리고 고객이 '작은 실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최근 서울 시내 주요 호텔 라운지나 백화점 주류 매장에서 시음 존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후각 전략의 효과를 인정한 결과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단순히 시음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제공하는 경험의 품질이다.



책에 소개된 다채로운 케이스 스터디를 하나씩 정복해 나가며 현대의 공간 전략이 얼마나 정교하고 치밀한지 깨달았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만들어내는 감정적 체험이 얼마나 진정성 있는지에 대해서는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것들이 치밀한 전략의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과연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진짜였는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경험이라고 해서 그것이 가짜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전략이 고객의 진정한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애플스토어에서 내가 느꼈던 설렘은 진짜였다. 그들이 치밀한 전략을 통해 그 설렘을 만들어냈다고 해서 그것이 가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나는 어떤 공간을 원하는가'였다. 그리고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는 내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너무 완벽한 공간을 좋아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계산되고 치밀하게 설계된 공간에서는 오히려 부담감을 느낀다. 대신 약간의 불완전함이 있는, 그래서 내가 스스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

미래의 공간은 어떻게 될 것인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람들의 기대치도 계속 높아질 것이고, 그에 따라 공간 전략도 진화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 욕구다. 사람들은 언제나 연결을 원하고, 의미를 찾고, 새로운 경험을 추구한다. 그리고 이런 욕구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공간 전략도 결국은 이런 인간의 본질적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기술은 그 욕구를 더 효과적으로 충족시키는 도구일 뿐이다.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같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넘어선 경험이 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물리적 공간의 중요성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물리적 공간의 고유한 가치가 더욱 소중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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