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사피엔스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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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사피엔스 : 나를 복제한 AI의 축복, 또다른 나의 백업





인간의 뉴런은 860억개 정도라고 하는데 만약 디지털 기술이 향상되어 하드디스크에 저장할 수 있다면 웨스턴디지털 하드가 몇 개나 필요할 지 궁금하다.

대략 1페타바이트 (PB)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47억권의 책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단순하게 지금까지 평생 읽은 책 수와 비교만 해봐도 아득한 분량인데, 우리 뇌는 메모리의 역할 뿐 아니라 감정 구현이나 미세한 감각 센싱 등 복합 신호 처리를 해야 하니 단순 비교로는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럼에도 하드디스크에 뇌의 모든 활동을 저장할 수 있고, 데이터가 인공 신체 등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상호 데이터 교환이 가능한 기술을 발명한다면 우리의 영혼은 복제될 수 있을까?

뇌의 데이터를 뽑아내어 하드디스크에 저장하여 의식을 생성한다면 그 녀석의 기억이나 생각의 방향, 의사결정의 선택은 100% 나와 동일할 수밖에 없을 텐데 그렇다면, 그 놈은 나인가? 

그 녀석은 나를 어떻게 해석할까?

“적으로, 동지로, 경쟁자로, 한낱 고기 덩어리에 갇힌 한심함 영혼?

 

복잡해지는 테크놀로지의 디스토피아 세계관은 결국 AI 시대에 맞는 윤리학 제창이 시급하다는 경고를 준다.

 

게임 유저들에게 각광받던 앤비디아의 주식이 하늘을 뚫어버리는 경제 가치를 보여주고 있고 누구나 접근 가능한 생성형 AI의 놀라운 결과물은 미래의 변화가 인간의 인식을 아득히 넘어선다는 예상은 쉽게 가능하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를 쏙 빼 닮은 살인기계를 인간들에게 보내는 약간의 유머까지 동반한 AI 등장이 현실화되고 있는 진행형의 2024년 오늘 모습이다.

 


죽음이 예견된 말기 암 환자의 아내가 겪을 세상사람들의 동정이, 그녀가 놓인 처지에 따라 제 각각의 반응이 보이는 장면은 - AI가 구현해내는 세상이 결코 인간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암시일지도 모르지만, 결코 공정한 사회는 아닌데 굳이 카피할 필요가 있을 지 모르겠다.

대기업가의 죽음으로 사람들은 동정 어린 시선이 아닌 질투와 음모의 검은 눈동자로 미망인을 바라본다.

심지어 남편이 일구어 낸 기업의 임원들도 업무를 잘 알지도 못하는 대주주의 조용한 퇴장을 바랄 따름이다.

합리성과는 동떨어진 처사라고 비난하기에는 어려움도 따른다.

실제 여배우 출신의 주인공이 거대 기업의 총수가 된다면 경쟁사들만 만세를 부를지도 모르니.

 

남편의 서재에 칩거하던 그녀에게 새로운 남자라는 인연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뜻밖의 방해자가 없었더라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잔잔한 인생의 여유가 되었겠지만 세상일이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방해꾼의 세상과 작별한 전남편이라면 두 연인의 기분이 어떨까?

 

인공지능이 인간 내면의 악한 면까지 학습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 대한 작가의 스토리텔링은 흥미를 돋군다.

AI에게 일부러 잘못된 정보나 왜곡된 자료를 제공하고, 대화를 진행할 때 사회의 부정 요인을 자주 언급했을 때 결과값이 그동안 학습된 내용이 크게 반영된 사례가 소개된 적이 있다.

 


과학자가 자신의 생을 가상공간 속에서 영위하기 위해 카피에 가까운 동기화를 진행한다면 본인 의도와 상관없이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추악한 면, 심지어 자각하지 못한 잠재의식마저 전송될 수 있고 인간의 한계성을 넘는 데이터와 결합하여 새로운 인격체를 가지게 된 AI의 폭주는 인간이 알 수 없는 교묘한 위장막 너머 인류의 위협이 될만한 무언가를 준비하게 될 지도 모른다. (물론 일부러 악을 증폭시킨다면 파장은 파국이다.)

 

감각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논리의 데이터 형태로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는 AI는 본인 의지에 맞게 감각을 왜곡하고 또다른 추론을 통해 상상치도 못할 악의 화신이 되어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무한한 능력을 부여하기에 각 국 정부와 과학자들이 2024년 오늘날에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감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런 부정의 측면이 아닐까 싶다.

 

조선시대의 역사물을 흥미로운 서사로 풀어내 드라마화까지 성공시켰던 작가의 신작은 예상을 벗어난 가까운 미래의 세상을 그리고 있다. 고전미 넘치는 작품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주제와 시대상이 예상과 빗나가 아쉬운 감도 들었다. 그러나, 인상 깊은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손길을 가게 만든 출판사의 전략이 먹힌 탓인지, 책을 골랐고 - 첫 장을 읽기 시작하며 작가의 상상력과 문자로 뿜어내는 정제된 화려한 문체는 최근 가장 큰 화두가 근 미래 세상의 불안한 광경을 목격하는 우리에게 하나의 경고와 희망이 교차되는 가능성의 시간을 제공한다.

 

SF소설이 과거처럼 “공상” 소설이 아닌 현실에 단단히 뿌리를 박은 미래 예측이라는 점은 읽어가는 책장이 살짝 떨리는 착각을 일으킨다.

 

추천 대상 : sf 라면 바로 이 책, 일단 시작 / 좋아하는 작가의 새로운 세계를 도전하고 싶은 독자 / AI 세상의 어두운 면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윤리학자와 과학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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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넛지 - 치밀하고 은밀한 알고리즘의 심리 조작
로라 도즈워스.패트릭 페이건 지음, 박선령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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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넛지 : 당신을 조정하는 모든 것을 거부하라
 
 
 
 
모의 고문훈련에 참가한 군인이 있다.
언젠가 작전을 위해 참가한 전투에서 적군에게 사로 잡혔을 때 정보를 캐내기 위해 악랄한 수법을 동원하는 적에게 목숨 같은 기밀을 지키기 위한 사전 훈련이다.
시간이 지나면 감금이 해제된다는 전제 조건을 제외하고는 실제와 동일한 수준의 혹독한 고문이 시작된다.
인간 이하의 취급은 물론 잠을 재우지 않거나 침대 바닥에 결박시키는 등 우리가 영화를 통해 익히 보던 끔찍한 장면들이 재현된다.
 
확고한 의지와 정신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자존감, 자기확신 같은 의식 무장이 없다면 막막한 다음 순간의 고통에 대한 공포감에 인간 본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사실 실험이란 전제조건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는 반론도 충분히 가능하다. 안전이나 기약이 없는 실제 상황은 고문 자체보다 언제든 한순간 목숨이 끝날지 모른다는 낭떠러지 위에서 삶의 종결에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다크 넛지라고 통용되는 인간의 행동 방향을 작은 조건만으로 움직이려는 의도는 고문처럼 치명상을 우리에게 입힐 일은 적지만, 행동 전반에 작용-반작용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끌리게 만든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고문에 대한 사전 준비와 실전 연습을 통해 감내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군에서 시행하듯, 일상의 순간마다 암암리에 강요되는 정부가 계도라는 미명으로 유도하는 음모나 기업의 행동경제학에 따른 접근을 준비하는 일상의 준비와 연습의 필요성을 저자는 강조한다.
 
부지불식간에 잠식당하는 마케팅의 포로가 되어 통장 잔고를 바닥내는 일 따위는 없게 하려면 1+1 세일에 눈이 돌아가서는 안되고, 정상가격과 타 경쟁사의 가격까지 비교하는 진절머리 나지만 귀찮은 일을 실행해야 하고, 단순 금전의 손해보다는 장난질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자아의 확립이라는 거창한 주제라도 가져와야 한다, 이 말이다.
 
숏츠나 릴스 같이 짧은 시간 내에 저작자의 모든 할 말을 압축해내는 시스템은 알고리즘 같은 거창한 전략 접근을 떠나 중독이라는 빠지지 말아야 할 위험성에 개인을 노출시킨다.
휴대폰을 손에 들고 손가락으로 다음 컨텐츠를 휙 넘겨버리며 참을성과 인내심을 줄어들고 조금이라도 긴 내용이나 머리를 아프게 하는 발언들을 타노스의 손가락 튕김으로 자신의 세계에서 소멸된다.
 


교묘한 작동 툴로 사람들을 사로잡은 만큼 끊임없는 자극과 단기의 이익만을 추구하게 인간을 개조한다.
진득하게 자리에 앉아 독서를 즐기거나 영화 감상을 하는 소비자가 아닌 광고와 알고리즘에 즉각 반응하고 지갑을 열 수 있는 행동경제학의 완벽한 샘플 고객을 원하고-만들어 나간다.
 
이것이 2024년 우리가 하루 종일 유혹받고 있는 다크 넛지의 실체이고 목적이다.
 
흥미로운 챕터는 소위 “똑똑한 사람”들이 오히려 속기 더 쉬운 환경에 놓였다는 점이다.
자기 과신은 물론 자기 속임에도 능숙하기 때문에 원하는 넛지를 제공한 측과 같은 방향을 갖게 될 경우 더욱 적극성을 가지고 스스로 기만하는 아이러니 속에 잠식된다.
 
망해가는 기업 사례는 정반대의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승승장구하던 기업이 소비자의 심리를 우습게 생각하고 대처한 결과, 어처구니없는 신제품을 만들어 한 순간에 나락에 빠지거나, 우수한 기술력을 맹신하다 경쟁사에게 잡아 먹히는 경우다.
똑똑한 인재들이 모여 수많은 학습과 경험을 토대로 집단지성의 결과물을 내놓지만 약육강식 경쟁세계에서 빈번하게 죽임을 당하는데, 개인 vs 집단의 대결에서 개인은 결코 다윗의 영광을 재현할 수 없다.
 
그저 할 수 있는 대안은 책에서 소개된 바와 같이 사례를 내 주변의 현실과 적용시켜 그동안 실수가 자명했던 선택들에서 벗어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빼곡히 적어놓는 일뿐이지 않을까?
 
광고가 뿜어내는 악마의 속삭임 정도는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여긴 헛똑똑이들에게 언제든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희생양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사실을 깨달을 수만 있다면 이 책 한권에 들이는 비용과 수고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출판사의 다크 넛지라고 의심해보는 일도 게을리하지 말자.)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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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팔지 막막할 때 읽는 카피 책 - 기획자, 마케터, 광고인, 셀러라면 꼭 알아야 할 팔리는 글 작성법
톰 올브라이튼 지음, 정윤미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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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팔지 막막할 때 읽는 카피 책 : 카피 문구 장인 되는 쉿! 비법 배달이요.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냐?"

명절 큰 절 올리고 용돈을 두둑이 받아 한껏 커진 입을 순간 다물어라!

쭈삣, 장래희망이라.

그 때는 용돈 기증자의 취향에 맞춘 답변을 찾느라 머리를 굴렸는데, 2024년의 아이들은 어떤 직업을 입 밖으로 던져낼까?

유튜버나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비율이 꽤 높다는데 과거와는 달라진 직업관과 부의 축적에 대한 시각 차이는 뚜렷하다. 비록 진보의 변화라고 칭찬하는 게 어색하더라도.

내 경우에는 "광고 전문가"였다. (물론 초등학교 때는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였고.)

예나 지금이나 TV CF에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멋들어진 문장은 광고 한 편 전체를 이끄는 힘이었고, 단어 몇 개의 조합이 물리세상의 상품이 가지는 모든 강점을 부각시키는 과정이 매력 넘치는 일련의 매직 같았다.

광고홍보학과 같은 전문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전공을 선택 못 한 아쉬움이 학창시절 뭔가 부족하다는 공허감으로 텅 비기도 했다.

첫 직장에서 인터넷 비즈니스를 업으로 삼게 되며 마케팅부터 웹사이트 제작, 관리, 제휴 비즈니스 등 무지개 일곱색깔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 중 아이디어가 분수처럼 쏟아지던 시기는 프로젝트 매니저 자격으로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를 구축할 때였다 .

기능 면에서 고객과 소통하는 UI,UX는 물론 백오피스의 기능과 레거시 시스템 연동 등 꽤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였지만 협업부서와 원활한 소통과 새롭게 선보이는 기능들을 융합해서 나름 업계에서 인정받는 결과물을 완성했다.

 경쟁사 일부는 내가 주축이 되어 구축한 사이트의 기능이나 디자인들을 벤치마킹하여 엇비슷한 결과물을 출시하기도 했고, 지금도 많은 고객들이 즐겨 이용하는 유용한 서비스 기능도 최초로 개발했었다.

 1인 다 역을 하는 상황이다 보니, 각 페이지에 들어가는 네이밍과 헤드라인, 그리고 설명 문구까지 거의 대부분을 혼자 맡아 작성하게 되었는데 방대한 내용에 지레 겁먹고 엄두가 안 나긴 커녕, 빠른 속도로 연필 냄새 꾹꾹 담아낸 문구를 만들 수 있는 자, 나뿐이다! 자만심도 잘 섞여 그럭저럭 쓸만한 카피들을 쏟아냈다.



 직장 생활하면서 브랜딩과 카피라이팅에서 숨어있던 미약한 존재감을 뽐낼 수 있었던 단 한 번의 경험이었다.

매일 야근을 하며 4개월 동안 험난한 일정을 소화해냈지만 지금 돌이켜봐도 행복한 순간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이유는 역량을 극대화하여 실체화시킨 자존감의 경험 때문이다.

 지금도 카피라이팅에 관심을 갖고 인상 깊은 카피를 메모장에 적어 넣거나 사진으로 저장한다.

개인사업이나 장사를 하게 된다면 과거의 경험들을 되살려 솜씨를 발휘할지 모른다는 기대감과 어차피 혼자서 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카피라이팅을 위해 머리를 쥐어짤지 모르겠다.

막막할 때 써먹을 카피의 정석을 책 한 권으로 정리하려는 결심도 한다.

마케팅과 상품의 첫 인상은 강렬한 카피의 헤드라인으로 결정된다. 때로는 카피의 전체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긴 설명문의 도입이 된다. 문장 하나로 모든 배경과 전략을 함축하여 고객의 눈과 머리를 땅! 내리쳐야 한다. 한 눈에 눈 길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잡지의 지나간 페이지에 묻히고, 온라인 클릭으로 종말이다.


당신을 위한 제안이예요, 속삭임이 중요하다는 원칙은 모든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욕심에 고민하던 오류에서 탈출할 기회다.

사실 모든 마케팅의 원칙이고, 목적이 전방위 고객을 흡수하는 전략이라 하더라도 각 개별 고객이 자신이 꼭 필요하던 상품이라는 점을 느끼게 하지 않으면 가망 고객이 단 번에 방관자로 퇴화되는 비극에 빠진다. 헤드라인의 강렬한 한 줄이 1:1 맞춤 서비스 느낌이 들게 다듬는 훈련은 필수 코스라고 믿어도 좋다.

 또한, 나이키의 "Just to do it"처럼 명령어를 사용하여 직접 행동을 요구하는 적극성은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임팩트를 주니, 오랫동안 나이키=카피라이팅이라는 동일화 현상을 만들었다.

정말 잘 만든 헤드카피 아닌가! 

 이미지 한 장이 카피를 대체하는 경우도 많다.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클로즈업된 아이의 얼굴이나, 작은 부품의 모습으로 전체 상품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시각 표현은 천 마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을 품는다.

상품 본질의 특성을 잘 나타내기 위해서는 카피와 이미지의 조화가 필요하다.

책에 소개된 바나나 우유의 컨셉 그림은 마케팅 캠페인의 목적에 맞는 문구와 이미지 배치를 통해 고객 소구를 위한 도구를 명확히 하고 지금 당장 편의점에 뛰어가 노란 플라스틱 병을 사야 해! 설득을 전달하여 맛의 정수를 공유하게 된다.

이미지를 잘 다루고 이해가 카피라이터의 필수조건일 수도 있다는 조언이다.

생각이 막다른 골목길에 막혀 한 치 앞으로 못 나가는 순간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저자가 제안하는 6가지 솔루션은 카피 작법뿐 아니라 업무나 일상생활 모든 영역에서 막힌 혈을 풀어주는 침의 역할처럼 속 시원한 도움이 될 수 있다.

 1. 그냥 생각하라 : 생각의 환경을 구축하라

2. 장소를 바꿔라 : 작은 환경 변화만으로 기분이 달라지고 생각 시각 각도가 바뀐다

3. Free Writing을 시도하라 : 자유롭게 글을 써 내려가라

4. 무의식을 활용하라 : 편안한 휴식이나 잠자리에서 유레카를 외칠 지도 모른다

5. 최악의 아이디어를 생각하라 : 실패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할 것

6. 깨지기 쉬운 아이디어를 소중히 하라 : 새싹 아이디어를 "그러나", "그런데"로 방해 금지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참고하면 되겠지만 제일 효용성 있는 방법은 5번째 원칙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으려는 강박관념으로 오히려 생각의 흐름을 막아서는 경우는 자주 겪는 일이다. 이런 경우 오히려 틀린 정답을 계속 내놓으면서 마음도 가볍게 먹고, 실패를 즐거운 마음으로 상상하다 보면 오히려 정답에 가까운 방안이 순간 튀어나오는 행운도 만날 수 있다. 아이디어는 자유롭게 뛰어노는 목초지에서 거대한 거인의 모습으로 성장하기 마련이다.

글쓰기에서 가장 지루한 과정이자 하기 싫은 일은 "퇴고"다.

처음 쓴 글도 시간을 투자하고 열과 성을 다해 빚은 "작품"인데, 더 손 댈 이유가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물론 다시 한 번 독자의 눈으로 문장을 읽어 나가면 어순이나 부드러운 서술을 떠나 오타부터 눈에 한가득이다.

초안은 쓰레기다! 단언하는 저자의 주장대로 처음 꾹꾹 눌러가며 종이에 써 내려간 문장은 시작점이다. 바로 그 문장을 원점으로 걸작의 반열에 오르는 노력이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주눅들 필요도 없고 반대로 자만심도 금물이다.

또 하나 중요한 조언은 "간결하게 쓰라".

처음 만난 순간의 첫 인상이 연애를 좌우하고, 면접의 당락을 결정짓는 일반론의 관점으로 바라보더라도 매력 있는 카피의 1 요소라 불러도 손색없다.

욕심을 덜어내고 진심을 불어넣는 고수의 향기가 필요하다.

 이 책은 카피라이터를 꿈꾸는 지망생이나 현업에서 일부라도 해당 업무를 진행하는 이들에게는 참고서 같은 접근으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광고업계나 헤드라인으로 월급쟁이 생활을 하는 이들은 물론이고 큰 범주 내에서 마케팅과 전력, 소비자 관리를 하는 업무를 맡은 직장인들에게 일 잘하는 직장생활의 꿀 팁이 빼곡히 적혀 있는 비법서로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비록 카피라이터라는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흉내 비슷하게 낸 경험을 해봤던 내게는 즐거웠던 업무의 성과물들 이면에는 철모르는 동네 바보가 실전 무대에서 혼자 고전 분투했었네, 안타까움과 대견함이 교차된다. 다시 비슷한 업무를 맡게 될 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만의 사업을 준비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책장을 열심히 넘겨보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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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의 미래, 로컬 - 로컬에서 제안하는 취향, 경험, 라이프스타일
은종성 지음 / 책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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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의 미래 로컬 : 우리가 땅에 발을 붙이고 갈 로컬, 상거래와 경험으로서의 재발견 

 

팬데믹을 기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던 온라인의 진격은 그야말로 파죽지세가 되어 대한민국 유통을 잠식했다.

유통 공룡이라는 수식어가 붙던 대기업들은 점차 하락하는 매출과 고객수 감소로 빈익빈의 좌절을 맛보고 있다. 특히 온라인은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믿어 의심치 않던 식료품 영역도 온라인의 거침없는 질주는 계속되었다. 마치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시절, 다른 상품은 몰라도 의류는 인터넷 판매가 힘들어!라고 모두 공감했으나 지금 상황은 의류는 온라인이 대세 아닌가. 매장 기반의 브랜드 역시 온라인을 병행하지 않으면 힘든 시기였고, 고가품 유통의 대명사였던 백화점들은 과거의 화려한 영광을 뒤로 한 채, 지속 경영을 의심할 수 있는 위기에 봉착했다.

백화점 빅 3가 온라인 시대에 취한 각양각색의 변화 시도 역시 소비자들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웃음과 울음의 갈린 결과에 놓였다.

이 와중에 거대한 온라인을 인수했던 신세계 그룹의 경우에는 부동산 악재까지 겹치며 "승자의 저주"에 빠지고 말았으니 과연 앞으로 누가 현실세계의 매장을 운영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지역소멸과 인구절벽이 코 앞에 닥친 대한민국으로서는 당장 저렴한 상품 구매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손댈 여지도 없는데 산적한 과제로 공간의 공동화는 피할 수 없는 위기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제조사-도매상-소매상-소비자로 이어지던 전통의 유통방식은 파괴에 파괴를 더하며 혼전 양상을 띄고 있고, 구매하고 2달 정도 까먹고 있으면 상품이 도착한다던 알리 익스프레스의 속도는 7일이면 한국 도착과 늦을 때 보상까지 보증할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아마존에서 주문한 음반이 딱 3일만에 집에 도착하는 건 이제 놀랍지도 않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로컬의 시대는 완전히 저물어버리는 걸까?

지금도 심각한 구상권의 대형상가들의 흉측한 모습으로 모든 상권들이 파국을 맞이할까?

 

오프라인 입장에서 더 난처한 점은 거대한 트렌드가 단순 공간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이미 방사형으로 변화했고, 물건을 사고 파는 행위가 상거래뿐 만 아니라 가치의 전이나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 등 이 역시 복잡다단한 변화를 겪고 있다. 당근 거래가  신제품 시장에 활력소인가 독소인가를 따져봐야 할 그런 종류의 복잡한 아이러니에 묶인 셈이다.

 



책에도 노드스크롬이나 무인양품 호텔 같은 가치 변화를 중점에 둔 새로운 접근법에 대해 상세한 의견을 제공하고 있고 방문자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이런 종류의 변화는 제한이 강하고, 결국 체험과 브랜드를 유인하는 창구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한계도 있다.

 

무인양품이 일본 각 지역에 특색 있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건 매장들을 오픈했지만 막상 방문해보면 결국 자신들의 구색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품의 한계는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화려한 변화를 끈질기게 수행하기 어려운 난관에 부딪힌다는 제약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고객 소통과 개인화 전략은 의미 있는 신규 모델들을 등장시키리라 믿는다.

역할이 달라진 로컬의 특성에 맞게 기업과 소상공인들도 탈출구를 찾는다.

그러나, 생존의 과정에서 그만큼의 죽음을 묵념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도 인정해야 한다.

 

책에 소개된 익히 알고 있는 - 처음 듣게 되는 다수의 기업들과 그들의 경쟁도구들이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높이겠지만, 그들의 운명은 녹록치 않으리라는 어두운 그림자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생존자는 행성을 지배하리라.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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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의 함정 - 숫자에 가려진 고객 인사이트를 포착하는 법
앤디 맥밀런.자넬 에스테스 지음, 이윤정 옮김 / 유엑스리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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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의 함정 : 죽은 데이터가 아닌 살아있는 데이터를 포획하는 방법




비즈니스의 중심에는 누가 있는가?

고객.

정답.

진짜?

현장에서 고객은 고려 대상 범주에는 들지만, 사업의 핵심 축에 서있지는 않다.

말로는 고객의 의견과 니즈가 중요하고 소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지만 바쁜 조직의 메커니즘에서 그들의 존재는 뒤로 밀린다.

대신 컴퓨터나 외부대행사가 작성한 고객리포트, 고객설문조사가 빈 자리를 채운다.

구매자들의 의견이 반영된 리포트면 충분한데 굳이 한사람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는가?

시간 낭비일 뿐이지.

그리고 급속하게 소규모로 시작된 사업이나 대기업의 주목받는 프로젝트는 한순간 무너지고 종료 버튼을 누른다.

왜 그럴까?

시작부터 제일 중요한 중심축을 배제한 실행안이 성공할 확률은 극히 적은 게 정상 아닌가?

숫자로 표현된 리포트를 믿고 실제 사람들의 행동분석과 만족도를 체험하지 못했다면 제품이나 서비스의 방향성은 점차 현실과 유리되고 파편화되었다.

그걸 실무진만 모르고 있었다면 우습지 않을까?


숫자로 된 자료도 의미를 가지고 제품개발과 개선에 유용하지만 무엇보다 고객의 실질 목소리와 의견을 듣는 소통의 기회를 최적화시켜 전면 배치해야 한다.


결국 제품을 사용하는 건 누구?

재 구매할 사람은 누구?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숨어있는 숫자의 이면을 발견하여 인사이트를 얻겠다는 방법론은 오랜 시간 기업과 직원들을 괴롭혔다. 특히 현장의 마음을 읽는 리더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실제의 모습과 너무 다른 컨설팅사의 리포트가 공감할 수 있는 이질감 덩어리다.

큰 돈을 내고 진행하는 컨설팅은 유효한 결과를 내놓는 경우가 더 많겠지만, 현실의 세계에 발을 딛고 있지 않는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사내에서 사업기획을 만들기 위해 동일한 과정을 밟을 때도 마찬가지다.

고객 중심의 사업 전략 프로세스를 정립시키지 않았다면 바로 그 자리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책은 많은 오류 속에서 갈팡질팡한 결과물을 들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바로 우리를 위해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고객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는 방법은 어떤 질문을 던질 지 설계하는 작업에서 시작된다.

잘못 구성된 질문은 엉뚱한 답변으로 연결되고 이에 따라 진행한 프로젝트는 실패의 결과물로 사업 자체가 휘청거릴 수 있는 재앙의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물론 조심해야 한다.

“고객의 진심은 내가 잘 알지.”

오랫동안 현업에 몸 담아 왔다면 빠지기 쉬운 오류다.

고객과 나를 동일한 선상 위에 놓고 판단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게 쉬운 일과를 보낼 수 있겠지만 배를 산 위로 올릴 수 있다.

실제 비즈니스와 명확한 연결성을 파악해야 한다.

책에 등장한 월마트의 실수 역시 잘못 설계된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사용성 테스트를 위한 다양한 기법만큼이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주의사항들이 있다.

불안전한 존재인만큼, 실험자나 피실험자 모두에게서 잘못된 시각과 답변, 예측들이 혼재되어 있어 소음 속에서 제대로 된 시그널을 잡아내는 일은 과정 각 요소마다 반드시 체크해야 할 조건이다.

편향은 여러 형태로 등장하기 때문에 모든 오류를 잡아내는 일은 쉽지 않지만, 최대한 틀린 부분을 정정하고 보안하지 않으면 원했던 진실보다는 가공의 결과값에 노출될 수 있다.

설문조사나 심층 포커스 그룹을 운영할 때 어쨌든 피실험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답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의도성을 가지거나 다른 마음을 먹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진행되며 인간 본성에 충실한 지극히 정상궤도다. 틀어진 답변의 방향을 보정하고 제대로 트래킹하기 위한 기법들이 총동원되야 궁극의 소비자 마음 속에 들어있는 비밀상자를 열어볼 특혜를 누리게 된다.


사랑받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인사이트를 얻는 일련의 과정은 어느 정도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늘 상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눈썰미로 각 과정의 정교한 준비과정과 실행을 읽다 보면 정답에 한 발자국씩 앞서가는 결과물을 상위 그룹이 생성해낸 궁극의 이유를 얻을 수 있다.


특히 기존에 고객들이 평상시에 사용하는 솔루션을 단계별로 살펴보며, 고객이 진행하고 있는 순서는 물론 선택상황에 고려요인 등을 면밀히 살펴보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어쩌면 고객이 선택한 솔루션은 겨우 차선책에 불과했을 뿐이라는 미소를 짓게 될 수도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고객이 사랑할만한 완벽한 대체재 또는 궁극의 선택제를 개발할 기회를 조우하게 된다.



책 후반부는 어렵게 획득한 소비자가 원하는 궁극의 방향을 설득하고 사내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아무리 멋진 아이디어나 세상을 뒤바꿀 신제품을 만들어도 회사 경영진의 오케이 사인이 없다면 현실에서 구현할 수 없다.


원래 인류의 방향을 바꿀만 한 획기적인 상품과 서비스의 초기에는 극심한 반대 또는 조롱이 필수요건이다. 황당하기까지 한 새로운 발상은 사내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유와 당의성이 부여되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를 설득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와 가치를 재정의할 수 있다.


구매자에게 다가서는 최고의 솔루션을 구현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읽어가다 보면 비즈니스 현장에서 얼마나 큰 오류들과 실수들이 한데 엉켜 있는지 깨닫게 된다.


물론 이런 실수의 과정도 완벽함을 기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이자 과정임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숫자나 인식, 고정관념, 편향으로 인해 잘못 데이터를 해석하고 적용할 때 결과물은 돌이킬 수 없는 공간 속에 갇힐 수밖에 없다.


책에서 제시하는 -때로는 고객과 소통하고, 때로는 고객과 충돌하면서-단계별 과정을 현업에 적용 헤나가면서 우리만의 새로운 방식도 개발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증가된다.


세상에는 정답은 없다. 하지만 정답에 가깝게 다가서는 기술과 단계, 그리고 소통은 배울 수 있고 우리는 책 한 권에서 큰 교훈을 얻은 셈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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