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팔지 막막할 때 읽는 카피 책 - 기획자, 마케터, 광고인, 셀러라면 꼭 알아야 할 팔리는 글 작성법
톰 올브라이튼 지음, 정윤미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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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팔지 막막할 때 읽는 카피 책 : 카피 문구 장인 되는 쉿! 비법 배달이요.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냐?"

명절 큰 절 올리고 용돈을 두둑이 받아 한껏 커진 입을 순간 다물어라!

쭈삣, 장래희망이라.

그 때는 용돈 기증자의 취향에 맞춘 답변을 찾느라 머리를 굴렸는데, 2024년의 아이들은 어떤 직업을 입 밖으로 던져낼까?

유튜버나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비율이 꽤 높다는데 과거와는 달라진 직업관과 부의 축적에 대한 시각 차이는 뚜렷하다. 비록 진보의 변화라고 칭찬하는 게 어색하더라도.

내 경우에는 "광고 전문가"였다. (물론 초등학교 때는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였고.)

예나 지금이나 TV CF에서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멋들어진 문장은 광고 한 편 전체를 이끄는 힘이었고, 단어 몇 개의 조합이 물리세상의 상품이 가지는 모든 강점을 부각시키는 과정이 매력 넘치는 일련의 매직 같았다.

광고홍보학과 같은 전문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전공을 선택 못 한 아쉬움이 학창시절 뭔가 부족하다는 공허감으로 텅 비기도 했다.

첫 직장에서 인터넷 비즈니스를 업으로 삼게 되며 마케팅부터 웹사이트 제작, 관리, 제휴 비즈니스 등 무지개 일곱색깔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그 중 아이디어가 분수처럼 쏟아지던 시기는 프로젝트 매니저 자격으로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를 구축할 때였다 .

기능 면에서 고객과 소통하는 UI,UX는 물론 백오피스의 기능과 레거시 시스템 연동 등 꽤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였지만 협업부서와 원활한 소통과 새롭게 선보이는 기능들을 융합해서 나름 업계에서 인정받는 결과물을 완성했다.

 경쟁사 일부는 내가 주축이 되어 구축한 사이트의 기능이나 디자인들을 벤치마킹하여 엇비슷한 결과물을 출시하기도 했고, 지금도 많은 고객들이 즐겨 이용하는 유용한 서비스 기능도 최초로 개발했었다.

 1인 다 역을 하는 상황이다 보니, 각 페이지에 들어가는 네이밍과 헤드라인, 그리고 설명 문구까지 거의 대부분을 혼자 맡아 작성하게 되었는데 방대한 내용에 지레 겁먹고 엄두가 안 나긴 커녕, 빠른 속도로 연필 냄새 꾹꾹 담아낸 문구를 만들 수 있는 자, 나뿐이다! 자만심도 잘 섞여 그럭저럭 쓸만한 카피들을 쏟아냈다.



 직장 생활하면서 브랜딩과 카피라이팅에서 숨어있던 미약한 존재감을 뽐낼 수 있었던 단 한 번의 경험이었다.

매일 야근을 하며 4개월 동안 험난한 일정을 소화해냈지만 지금 돌이켜봐도 행복한 순간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이유는 역량을 극대화하여 실체화시킨 자존감의 경험 때문이다.

 지금도 카피라이팅에 관심을 갖고 인상 깊은 카피를 메모장에 적어 넣거나 사진으로 저장한다.

개인사업이나 장사를 하게 된다면 과거의 경험들을 되살려 솜씨를 발휘할지 모른다는 기대감과 어차피 혼자서 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카피라이팅을 위해 머리를 쥐어짤지 모르겠다.

막막할 때 써먹을 카피의 정석을 책 한 권으로 정리하려는 결심도 한다.

마케팅과 상품의 첫 인상은 강렬한 카피의 헤드라인으로 결정된다. 때로는 카피의 전체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긴 설명문의 도입이 된다. 문장 하나로 모든 배경과 전략을 함축하여 고객의 눈과 머리를 땅! 내리쳐야 한다. 한 눈에 눈 길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잡지의 지나간 페이지에 묻히고, 온라인 클릭으로 종말이다.


당신을 위한 제안이예요, 속삭임이 중요하다는 원칙은 모든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욕심에 고민하던 오류에서 탈출할 기회다.

사실 모든 마케팅의 원칙이고, 목적이 전방위 고객을 흡수하는 전략이라 하더라도 각 개별 고객이 자신이 꼭 필요하던 상품이라는 점을 느끼게 하지 않으면 가망 고객이 단 번에 방관자로 퇴화되는 비극에 빠진다. 헤드라인의 강렬한 한 줄이 1:1 맞춤 서비스 느낌이 들게 다듬는 훈련은 필수 코스라고 믿어도 좋다.

 또한, 나이키의 "Just to do it"처럼 명령어를 사용하여 직접 행동을 요구하는 적극성은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임팩트를 주니, 오랫동안 나이키=카피라이팅이라는 동일화 현상을 만들었다.

정말 잘 만든 헤드카피 아닌가! 

 이미지 한 장이 카피를 대체하는 경우도 많다.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클로즈업된 아이의 얼굴이나, 작은 부품의 모습으로 전체 상품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시각 표현은 천 마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을 품는다.

상품 본질의 특성을 잘 나타내기 위해서는 카피와 이미지의 조화가 필요하다.

책에 소개된 바나나 우유의 컨셉 그림은 마케팅 캠페인의 목적에 맞는 문구와 이미지 배치를 통해 고객 소구를 위한 도구를 명확히 하고 지금 당장 편의점에 뛰어가 노란 플라스틱 병을 사야 해! 설득을 전달하여 맛의 정수를 공유하게 된다.

이미지를 잘 다루고 이해가 카피라이터의 필수조건일 수도 있다는 조언이다.

생각이 막다른 골목길에 막혀 한 치 앞으로 못 나가는 순간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된다.



저자가 제안하는 6가지 솔루션은 카피 작법뿐 아니라 업무나 일상생활 모든 영역에서 막힌 혈을 풀어주는 침의 역할처럼 속 시원한 도움이 될 수 있다.

 1. 그냥 생각하라 : 생각의 환경을 구축하라

2. 장소를 바꿔라 : 작은 환경 변화만으로 기분이 달라지고 생각 시각 각도가 바뀐다

3. Free Writing을 시도하라 : 자유롭게 글을 써 내려가라

4. 무의식을 활용하라 : 편안한 휴식이나 잠자리에서 유레카를 외칠 지도 모른다

5. 최악의 아이디어를 생각하라 : 실패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할 것

6. 깨지기 쉬운 아이디어를 소중히 하라 : 새싹 아이디어를 "그러나", "그런데"로 방해 금지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참고하면 되겠지만 제일 효용성 있는 방법은 5번째 원칙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으려는 강박관념으로 오히려 생각의 흐름을 막아서는 경우는 자주 겪는 일이다. 이런 경우 오히려 틀린 정답을 계속 내놓으면서 마음도 가볍게 먹고, 실패를 즐거운 마음으로 상상하다 보면 오히려 정답에 가까운 방안이 순간 튀어나오는 행운도 만날 수 있다. 아이디어는 자유롭게 뛰어노는 목초지에서 거대한 거인의 모습으로 성장하기 마련이다.

글쓰기에서 가장 지루한 과정이자 하기 싫은 일은 "퇴고"다.

처음 쓴 글도 시간을 투자하고 열과 성을 다해 빚은 "작품"인데, 더 손 댈 이유가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물론 다시 한 번 독자의 눈으로 문장을 읽어 나가면 어순이나 부드러운 서술을 떠나 오타부터 눈에 한가득이다.

초안은 쓰레기다! 단언하는 저자의 주장대로 처음 꾹꾹 눌러가며 종이에 써 내려간 문장은 시작점이다. 바로 그 문장을 원점으로 걸작의 반열에 오르는 노력이 시작된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주눅들 필요도 없고 반대로 자만심도 금물이다.

또 하나 중요한 조언은 "간결하게 쓰라".

처음 만난 순간의 첫 인상이 연애를 좌우하고, 면접의 당락을 결정짓는 일반론의 관점으로 바라보더라도 매력 있는 카피의 1 요소라 불러도 손색없다.

욕심을 덜어내고 진심을 불어넣는 고수의 향기가 필요하다.

 이 책은 카피라이터를 꿈꾸는 지망생이나 현업에서 일부라도 해당 업무를 진행하는 이들에게는 참고서 같은 접근으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광고업계나 헤드라인으로 월급쟁이 생활을 하는 이들은 물론이고 큰 범주 내에서 마케팅과 전력, 소비자 관리를 하는 업무를 맡은 직장인들에게 일 잘하는 직장생활의 꿀 팁이 빼곡히 적혀 있는 비법서로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비록 카피라이터라는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흉내 비슷하게 낸 경험을 해봤던 내게는 즐거웠던 업무의 성과물들 이면에는 철모르는 동네 바보가 실전 무대에서 혼자 고전 분투했었네, 안타까움과 대견함이 교차된다. 다시 비슷한 업무를 맡게 될 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만의 사업을 준비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책장을 열심히 넘겨보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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