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가 자신을 언제 죽음으로 이끌지 알 수 없는 나날 속에서, 고아처럼‘ 간절하게 살아 있는 소리들 앞에 무릎 꿇은 그의 모습에서 삶의 덧없음과 숭고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결국 모든 게 사라질 운명이라는 걸 알면서도 남은 시간 동안 "덜 부끄러운 무엇"을 보여주려고 애쓰는 것. 바로 이런 태도가 사카모토를 드물게 좋은 예술가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였다. - P36
<예술의 주름들> 읽고 사게 된 시집. 인용된 시는 한 편뿐이었지만 도저히 안 살 수 없었다.
고독이 아편처럼 느껴질지라도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위안이 있다, 타인의 음악에서만, 타인의 시에서만.타인들에게만 구원이 있다.고독이 아편처럼 달콤하다 해도,타인들은 지옥이 아니다,꿈으로 깨끗이 씻긴 아침 그들의 이마를 바라보면,나는 왜 어떤 단어를 쓸지 고민하는 것일까,너라고 할지, 그라고 할지,모든 그는 어떤 너의 배신자일 뿐인데, 그러나 그 대신 서늘한 대화가 충실히 기다리고 있는 건 타인의 시에서뿐이다. - P26
이 책은 미국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친밀한 반려자의 테러와 가정폭력 살인 사건의 증가 양상은 어느 나라건 동일하다. 공격적인 행동, 젠더화된 역할 구분, 강압, 피해자 행동 이면의 심리 상태,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하게는 위험 지표들. 이런 것들이 전 세계 사례에서 등장하고 또 등장한다. 나는 이 책이 포괄적이면서도 길게 이어지는 국제적인 논의의 작은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알라딘 eBook <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 (레이철 루이즈 스나이더 지음, 황성원 옮김, 정희진 해제) 중에서
월요일에 아침, 출근길 콱 박히는 문장
핵실로는 크게 좌절감을 느끼지만 자신이 바라는 세상이 아니라 존재하는 세상 속에서 일해야 함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