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였을 때는 보이는 것을 자세히 그리고 정확하게 보는 것이 중요했고 들리는 소리를 확실히 그리고 분별하며 듣는 것이필수였습니다. 그런데 내가 시를 쓰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것도보고 싶어서이고 들리지 않는 소리도 듣고 싶어서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시도하지 않는 시인이라면 시인의 감성이나 상상력이라는 것이 어디에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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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산책 말들의 흐름 4
한정원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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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의 행복 타령이 지겨워, ‘행복‘이라는낱말을 사전에서 삭제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뜻을 바꾸든지. [행복: 음식이 소화되지 않아서 배에 가스가 차는 것을 뜻함] 하지만 얄팍하게 사용하는 것이문제이지, 낱말 자체는 결백하다는 것을 안다.
길에서 만난 포교자에게 약간 밉살스럽게 대꾸했지만, ‘행복하기 싫다는 내 말은 정확히는 ‘행복을 목표로 살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많은 이들이 행복을 ‘승진’ ‘결혼’ 내 집 마련 등과 동의어로 여기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행복은 그렇게 빤하고 획일적이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고 설명하기도 어려우며 저마다 손금처럼 달라야한다. 행복을 말하는 것은 서로에게 손바닥을 보여주는 일처럼 은밀해야 한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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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것을 잃었을 때, 사람의 마음은 가장 커진다. 너무 커서 거기에는 바다도 있고 벼랑도 있고 낮과 밤이 동시에 있다. 어디인지 도무지 알 수 없어서, 아무데도 아니라고 여기게 된다. 거대해서 오히려 하찮아진다. 그런데 그 마음을 페소아는 다르게 바라봤다.

이 모든 것이 내 마음속에선 죽음이요.
이 세계의 슬픔이다.
이 모든 것들이, 죽기에,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

그리고 내 마음은 이 온 우주보다 조금 더 크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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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더불어 사는 우리는 지구와 한 가족이지만 한 번도가족처럼 따뜻하게 지구의 안녕을 물어본 적이 없다. 우리는 그동안 풍요롭게 식량과 에너지를 지구로부터 얻었으며지구는 그저 말없이 모든 것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지구는과연 안녕할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지구의 형편을 비로소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커다란 장점은관측과 실험으로 얻어진 신뢰할 만한 자료를 토대로 검증된 내용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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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어떤 분야로 분류할 것인가 하는 것도 출판 트렌드(라고 쓰고 유행이라고 읽는)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전 같았으면 자연스럽게 자기계발 분야에 진열되었을 책이 요즘에는 인문 심리 혹은 에세이로 분류되는 것도 그러한 흐름 중 하나다. - P80

어쩌면 책을 정말 사랑하고, 독서를 진정으로 즐기는 이들이라면 책을 파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보다는 평생 즐길 수 있는 취미로 두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 P158

결국, 우리의 일은 실재하는 사람이 만나는 일이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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