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 이민희 옮김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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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유혹을 참으면 더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마시멜로 이야기는
조너선과 그의 운전기사 아서가 나누는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자기 계발서다.
어렵지 않은 구성 덕분에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마시멜로 실험'은 아이에게 마시멜로 하나를 주고,
지금 먹어도 되지만 기다리면 두 개를 주겠다고 제안하며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이다.
눈앞의 유혹을 참고 기다린 아이들은 더 큰 보상을 선택하고,
즉시 먹어버린 아이들은 당장의 만족을 택한다.


"지금 먹지 마라. 더 큰 보상을 상상하라."
이 단순하고도 명료한 메시지는,
어쩌면 우리가 가장 자주 놓치고 있는 삶의 태도일지도 모른다.

더 큰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종종 눈앞의 유혹에 흔들리고, 같은 후회를 반복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말한다.
자신의 욕구와 충동을 조절하며, 스스로 원하는 순간까지 기다릴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하지만 저자는 '참는 것'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때로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지금의 마시멜로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고 말한다.

"성공은 과거에 마시멜로를 먹었는지, 참았는지에 달려 있지 않다.
나아가려면 내일을 위해 오늘 무엇을 할지에 달려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마시멜로 그 자체가 아니다.
보다 구체적인 미래를 그리고, 그것을 향해 지금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쉽게 놓치는 이 단순한 진리를, 이 책은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나는 눈앞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는 사람인가, 아니면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인가.

돌이켜보면 나는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는 사람이다.
유혹에 흔들리면서도, 정작 선택할 용기가 없어 망설이는 쪽에 가깝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조금 더 나 자신을 믿고 움직여도 괜찮다고 조용히 손을 내밀어 주는 듯한 온기를 전해주었다.

어쩌면 우리는 때로 마시멜로를 성급하게 삼켜버리기도 하고,
반대로 타이밍을 놓쳐 끝내 손에 넣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이란 결국 그런 선택과 후회의 반복이라는 것을 안다면,
그 과정 자체가 더 이상 두렵지만은 않다.

그리고 다시 마음이 흔들릴 때,
나는 다시 묻게 될 것이다.
지금의 마시멜로를 먹을 것인가, 아니면 참고 기다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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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1등급 고미정이 망하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우신영 지음 / 우리학교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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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내 나는 아이들의 대치동 탈출기.


일명 '대치동 키즈'로 살아온 고3 고미정.
그녀는 꿈도 희망도 없는 일상 속에서, 그저 학원과 학원 사이를 오가며 하루를 버틴다.
시험 성적이 점점 떨어질수록 부모의 무관심은 더욱 깊어지고,
불안정한 삶 속에서 미정은 무너지지 않기 위해 버티는 것에 익숙해져 간다.

그런 미정에게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영만은 낯선 온기를 건넨다.
누구도 기억하지 않던 생일을 축하해 주고, 서툴지만 진심 어린 노래를 불러주는 사람.
그녀에게 그것은 처음으로 받아보는 '관심'이었다.

망해버린 성적을 뒤로한 채, 두 사람은 엄마를 향해, 더 나아가 세상을 향해 작은 반항을 시작한다.
그 반항은 거창하지 않지만, 그동안 눌려 있던 삶을 처음으로 뒤집어보려는 시도에 가까웠다.


수능을 망한 미정에게 영만은 말한다.
"엄청 장한 거야. 망했다는 건 뭔가 해 봤다는 거니까."


그 한마디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칭찬을 받아본 적 없던 미정의 마음에 깊게 스며든다.
누군가의 기대에 맞춰 살아가던 아이는, 조금씩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부모의 말을 묵묵히 따르던 수동적인 존재에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영만을 통해 변화하는 미정의 모습을 보며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도, 명예도 아닌,
그저 지친 순간에 건네는 한마디와 조용한 위로.
어쩌면 그렇게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한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는지도 모른다.

작품 속 대치동 아이들의 모습은 처참하리만큼 현실적이다.
하루 대부분을 학원에서 보내고,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쉴 틈조차 없이 다음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삶.

아이들은 자신의 선택이 아닌, 어른들이 정해놓은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그 과정에서 친구와의 추억도, 삶의 기쁨도 점점 사라져 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일은,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으로 이어진다.

'그들은 대체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일까, 아니 정말 스스로 선택한 삶일까.'

이 작품은 대치동이라는 공간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요구해온 방식의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단순한 성장담이 아니다.
어딘가를 읽고 나면 웃기보다는, 오히려 가슴 한편이 서늘해진다.

꿈과 희망을 이야기해야 할 아이들이
식어버린 컵라면과 당분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는 현실.

그 속에서 미정의 '망함'은 끝이 아니라,
처음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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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 (10만 부 기념 바스락 에디션)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작 비스킷 1
김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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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았던 게 아니라, 외면당하고 있었던 존재들.


자신을 지킬 힘을 잃어 점점 보이지 않게 된 존재들, '비스킷'.
사회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이들은 서서히 형태를 잃어가고, 결국 주변 사람들조차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제성은 친구 효진, 덕환과 함께 비스킷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청각이 유난히 발달한 그는, 같은 건물 위층에 학대를 당한 채 감금되어 있는 비스킷의 존재를 감지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자신의 존재를 지워버린 비스킷은 어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세 사람은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직접 행동에 나선다.
과연 그들은 끝내 그 작은 존재를 세상 밖으로 끌어낼 수 있을까.

제성과 효진, 덕환은 아무런 조건 없이 비스킷을 고립의 틀 밖으로 꺼내려 한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누군가를 구하려 하는 걸까.'

그러나 이야기가 끝에 다다랐을 때, 그 질문은 부끄러움으로 돌아왔다.
사람이 사람을 구하는 일에, 과연 이유가 필요할까.
어쩌면 나처럼 이유를 먼저 떠올린 순간, 누군가는 이미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이 작품이 말하는 것은 결국 '관심'이었다.
비스킷을 구하기 의해 필요한 것은 거창한 용기가 아니라, 아주 작은 시선이다.
하지만 그 작은 관심조차 받지 못해 스스로를 지워버리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주변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안부를 묻는 사소한 행동이 누군가를 붙잡아주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잊고 살아간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보면, 내 주변에도 비스킷 같은 존재는 분명히 있다.
서로를 통해 '나'라는 존재를 확인해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작지만 분명한 울림으로 내 마음에 퍼진다.


작고 쉽게 부서지는 비스킷처럼,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다.
누군가의 한마디, 한 번의 시선만으로도 이들은 다시 자신의 존재를 붙잡을 수 있다.

그렇게 쉬운 방법을 우리는 모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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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담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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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건우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말 그대로 서늘한 공포를 선사한다.
'흉담, 사람을 헤치는 이야기.'
이 단어만으로도 불길한 기운이 스며들고, 그 감정은 점점 커져 결국 호기심마저 삼켜버린다.
궁금하지만, 쉽게 다가서기 망설여지는 이야기다.

차미조는 아버지 차문수의 기괴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공포소설가인 전건우를 찾아간다.
온몸에 할퀸 자국이 남은 채 발견된 차문수.
두 사람은 저주 전문가인 정후와 함께, 죽음을 둘러싼 '흉담'의 근원을 추적하기 위해 K시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흉담을 퍼뜨린 노인을 만나게 되고, 결국 끔찍한 규칙과 마주하게 된다.

"자정까지 두 사람에게 흉담을 전하지 않으면, 악귀가 찾아온다."

남은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선택의 순간이 다가온다.
살기 위해 누군가에게 공포를 넘길 것인가, 아니면 끝까지 그것을 끊어내려 할 것인가.
이 질문은 자연스럽게 독자에게로 향한다.

작품의 초반부는 현실감 있는 설정과 전개로 강한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단순한 허구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순간,
이 작품이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은 공포를 한층 더 깊게 만든다.
이야기는 더 이상 안전한 바깥의 이야기가 아니라, 언제든 나의 현실로 스며들 수 있는 가능성처럼 느껴진다.

이 작품에서 저주는 초자연적인 현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 시작에는 언제나 인간의 감정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누군가를 향한 강한 증오심과 욕망은, 결국 파괴적인 형태로 되돌아온다.
왜 사람들은 그 결과를 알면서도 욕망을 내려놓지 못하는가.
이 질문은 작품 전반에 걸쳐 묵직하게 남는다.

또한 소설은 '보도연맹 학살 사건'을 중요한 축으로 끌어온다.
실존했던 비극적 역사와 흉담이 맞물리며, 이야기는 단순한 공포를 넘어 현실의 잔혹함으로 확장된다.
억울함과 원통함이 쌓여 만들어진 저주라는 해석에 도달하는 순간,
작품은 다시 한번 방향을 비튼다.

그때 문득 깨닫게 된다.
원통함보다 더 깊고 집요한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저주를 퍼뜨리려는 자와 그것을 막으려는 자의 사투는 일단락된다.
그러나 인간이 지닌 어두운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그 흉담은 이미 누군가에게 전해졌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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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으로 들어가기
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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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잃을 걸 알면서도,
누군가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이다는 폭풍 속에 홀로 서 있다. 언니와의 이별과 엄마의 죽음 이후, 혼자 남겨진 그녀는 상실로 인한 슬픔을 마음 깊숙이 끌어안고 살아간다. 여행에서 돌아온 집에서 엄마를 죽은 채 발견한 기억은 그녀에게 깊은 죄책감으로 남아, 끊임없이 그녀를 흔들어 놓는다. 결국 그녀는 그 집을 떠나,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낯선 곳에 정착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조금씩 자신의 폭풍과 정면으로 마주하기 시작한다.

이다는 타인에게 의지하고 관계를 맺는 것에 큰 두려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두 번의 상실 이후, 그녀의 삶은 늘 불안정하고 슬픔으로 잠겨 있는 듯 보인다. 그런 그녀는 마리안네와 크누트 부부와 함께 지내게 되고, 라이프와의 만남을 통해 점차 변해간다. 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그녀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다시 관계를 시작하는 용기를 내게 된다. 끝이 존재하더라도, 그럼에도 다시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선택하며 한 걸음 나아간다.

작품에서 말하는 '폭풍'은 이다의 내면을 상징한다. 상실로 인해 요동치는 감정의 소용돌이, 그 한가운데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애써 외면하고 도망치던 그녀가 스스로와 마주하는 순간은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그런 점에서 이다는 누구보다도 용기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다는 언니 틸다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내미는 도움의 손길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엄마의 죽음 이후에도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가고, 언니마저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처음에는 그런 그녀의 태도가 이해되지 않았지만, 점점 그 날카로움이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다시 혼자가 되는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점차 깊어지는 관계 속에서 도망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그녀의 변화를 보며, 삶을 뒤흔드는 폭풍은 결국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딪히고 무너져 다시는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순간조차, 결국은 지나간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쉽게 잊고 사는 이 사실을, 이 작품은 조용히 일깨워 준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폭풍을 마주하게 된다. 가족의 죽음, 불확실한 미래에서 오는 두려움처럼 삶을 뒤흔드는 순간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런 순간일수록 폭풍을 피하지 말고 마주하라고 말한다. 물론 그것은 결코 혼자서는 건널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는, 두려움을 안은 채 다시 앞으로 걸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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