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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곁에 두어 좋은 말 - 100년의 문학 작품에서 길어 올린 마음들
나민애 지음 / 북다 / 2026년 10월
평점 :
나는 특정 단어나 표현을 들으면
마음의 온도 스위치가 켜지는 듯하다.
바로 ‘몽글몽글하다’이다.
덩어리진 물건이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상태를 뜻하는 형용사로,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이야기’,
‘작가의 문장으로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어요’
라는 식으로 자주 사용한다.
누구나 곁에 두고 싶은 말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가급적 많은 언어를 보살피고 싶다.”(241p)
아기 새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어미새와 같은 마음일까.
어떤 마음이길래 많은 언어를 보살피고 싶다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책을 읽다 보니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문학 작품 속에서 길어 올린 말들은
작가의 생각과 추억, 일상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다.
단어의 뜻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말에 얽힌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기에
언어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미 알고 있던 표현도 많았지만,
정확한 뜻을 알지 못한 채 자주 사용하던 말도 있었다.
달뜨다, 눈부처, 호젓하다…
곁에 두기 좋은 말들이
모두 따뜻함만 품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새로웠다.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말까지 하나하나 모아 온 작가의 마음을 생각하다 보니,
문학 작품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단어들을
어떤 마음으로 들여다보았을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말이라서 곁에 두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 말에 얽힌 추억과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되고,
그렇게 각자의 곁에 머무는 말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소슬한 가을 저녁,
오늘은 작가의 문장을 곁에 두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