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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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찰리 채플린이 말했다. 누군가에게 보이는 희극적인 모습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살다 보면 알게 된다. 정답이 없는 게 인생이라지만 그래도 잘 살아 보려 애쓰다 마주한 거대한 파고는 참으로 고통스럽다.


<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은 일본 정신과 의사 토미의 2번째 히트작으로 221개의 단어에 맞춰 짧게 건넨 처방전이다. 다독이는 느낌이 글 속에 담겨 있긴 하지만 그 시선은 냉철하다. 남의 시선도, 잘해야 한다는 강박도, 불편한 인간관계도 본질에 벗어났다고 압축적으로 전한다. 


트위터에 적었던 기록이기에 한눈에 들어오는 길이다. 그래서 간결하게 전하려는 메시지가 잘 와닿는다. 긴 설명 보다 강력한 힘이 있는 게 잠언이기에 이러쿵저러쿵 설교적인 글이 불편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삶의 지혜로 보이지만, 정신분석 의학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이다. 이 책은 그렇게 가볍게 보이면서 진중한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툭 던진다. 


소중한 사람

당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달콤한 말을 내뱉는 사람도, 상냥하게 대해주는 사람도 아닙니다. 

당신을 대체할 수 없는 존재로 대해주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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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Memory of Sentences Series 1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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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말했던 작가, 버지니아 울프. 그가 살았던 1900년대 초반보다 지금을 얼마나 나아졌을까? 백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길 위에 있다고 느껴지는 건 비단 나뿐일까.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은 버지니아의 작품 13개 중에서 작가 박예진이 섬세하게 고른 문장 212개가 담겨 있다. 작품에 대한 해설과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원어(영어)와 한글로 기술되어서 함께 읽어 보고 싶은 독자에게 유용하다. 번역까지는 아니어도 원어를 느껴 보고 싶을 때 이 책을 펼치면 된다.


삶을 마무리했던 방식으로 인해 버지니아의 글은 의도치 않게 우중충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었다. 시대적인 배경을 감안하더라도 어두운 구름을 치우고 읽지는 못했다. 박예진 작가의 해석이 그간 애써서 알고 싶지 않았던 버지니아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었다.


책을 펴고 필사를 하거나 기록을 하기에 좋도록 제본이 되어 있다. 쫙 펴지는 느낌. 묵혀두고 읽기에 적절한 책이다. 곱씹어 보고 싶은 문장을 참으로 잘 골라 담았다. 문장에 대한 기억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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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양장본) -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Memory of Sentences Series 2
박예진 엮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센텐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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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동화를 읽지 않은 어린이가 있을까 싶을 만큼 안데르센은 매우 유명한 동화 작가다. 인어공주, 미운 오리 새끼, 성냥팔이 소녀, 눈의 여왕, 백조왕자 등 알려진 작품만 해도 여럿이다. 안데르센은 생전 160편이 넘는 동화를 썼으며 그중에 잔혹함이 느껴지거나 독특한 감성을 담고 있는 동화를 선별한 책이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이다. 안데르센이라는 작가가 표현하려는 인간의 욕망, 이기심 등 감정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같은 모습이다. 시대가 변했지만, 인간은 여전하다.
누군가 그랬다. 동화는 시대를 담고 있다고. 한국의 홍길동전도, 사씨남정기도 그렇다. 안데르센의 시대도 그러했던 부분이 보인다. 박혜진 작가의 설명이 안데르센의 작품 속 이야기를 더 선명하게 부각시켜준다. 덕분에 그가 살았던 배경을 알고 나니 글에 담긴 그의 시선을 따라가기 수월했다. 그의 글은 지금도 살아서 후대에 읽힌다. 그가 의도했던 바와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여러 해석이 가능해졌다는 자체가 시대가 나아졌다는 뜻이 아닐까?
자서전처럼 글을 썼다는 자체가 생경했던 안데르센의 이야기는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덕분에 다시 한번 들여가 보게 되었다. 더는 열어 보지 않는 세계 명작 동화 전집처럼 당연하게 여겼던 이야기를 안데르센과 그의 문장을 찬찬히 살펴보면서 속내를 짐작해는 시간이었다. 이야기만 담겼다면 행간을 곱씹어 보지는 않았을거다. 시리즈로 기획하는 이 책이 다음은 무엇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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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말 처방 - 더 나은 관계를 만드는 대화 지침서
전종목 지음 / 파지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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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 대한 책은 참 많다. 말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가 누가 있을까. 적어도 어렵지만 않으면 좋겠다. 혼자 하는 말도, 누군가에게 하는 발표도, 대화도 어느 것 하나 수월한 것이 없다. 책을 읽어서 고개를 끄덕여도 막상 말을 하는 순간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어른을 위한 말 처방>은 지적질 하지 않는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하지 않는다. 많은 책에서 봤던 접근 방식이 아니다. 과거의 실수를 겪고 일어서서 더 나아가는 과정을 독자와 함께 공유한다. 가벼운 실수 정도야 대화를 이어가는 데 있어 가볍게 소재로 삼을 수 있지만, 저자가 보여준 지난 일은 부끄럽기도 하고 아프게 느껴졌다. 


자신의 아픔을 주변의 조언을 바탕으로 딛고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는 저자의 모습이 그 어떤 말에 대한 조언 보다 감명 깊게 다가온다. 표지에 있는 "그럼에도 우리는 대화해야 한다"라는 구절이 다 읽은 순간 떠오르는 한 문장이었다. 


이 책은 감정을 주로 다룬다. 말을 어떻게 하면 잘하게 됩니다 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가르치려 하지 않는 저자의 자기고백이 하고자 하는 의지를 꺼내도록 독려한다. 올바른 대화를 하지 못해서 켜켜이 묵혔던 지난날을 꺼내어 마주하는 시간, 그 담담함이 대화가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묵직하게 보여준다. 편하기만 한 삶이 어디 있으랴. 


하이라이트 표시한 문장도 말 자체보다 말을 앞두고 마음의 자세에 대한 부분이었다. 저자의 다독임에 위안을 받고 싶다면 <어른을 위한 말 처방>을 펼쳐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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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리스트
나태주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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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도 서평을 쓰려면 공이 든다. 그중에서도 제일 어려운 책이 시집이다. 시를 평하는 일이라니. 대학 입학시험을 위해 분석했던 시만 떠오른다. 시를 시처럼 받아들였던 계기는 조병화 시인 덕분이었다. 절절한 사랑 노래는 아스팔트 보다 메마른 내게도 울림을 주었다. 

그리고 두 번째 만난 시인이 나태주 님이었다. 어느 높고 번쩍이는 빌딩에서 면접을 보고 허탈하게 돌아서던 길, 1층 로비에 전시된 [풀꽃 1]이 가슴에 박혔다. 어딘가엔 쓰임이 있을 거라며 가짜 위로를 스스로 하는 시간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던 시기에 만난 시선은 정말 따스했다. 

그렇게 만난 나태주 님의 신작인 <버킷 리스트>는 여전히 세상을 곱디고운 눈으로 위로를 전한다. 꽃이라 적혀 있지만 사랑이고, 자식이고, 시였다. 거칠지 않은 시인의 표현 참으로 부럽다. 시를 쓰지 않아도 맑은 말을 할 수 있을 텐데 무에 그리 맺힌 게 많은지 우아하게 뱉지 못한다. 

<버킷 리스트>에서도 가슴에 남는 시가 있다. 이미 공개된 시지만, 지금에서야 눈에 들어온다. 

나빠지면 얼마나 더 / 나빠지겠나 / 고개를 들었을 때 / 꽃이 되었고

좋아지면 얼마나 더 / 좋아지겠나 / 고개를 숙였을 때에도 / 꽃이 되었다

더 좋은 꽃이 되었다

<좋은 꽃> 나태주


시인은 시를 썼지만, 나는 위로를 받았다. 누군가에게 닿을지 모르는 손길이 이렇게 귀하게 쓰이다니 부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나태주 시인의 다른 시집이 그러하듯, 이 책도 필사하기 참 좋은 책이다. 그림도 워낙 어울리고 곳곳에 등장하는 시인을 닮은 노신사가 자꾸 말을 건다. 그의 걸음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순간, 다시 숨을 고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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