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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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계를 주는 것은 시간을 기억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따금씩 잠시 망각하라는 것이다. 시간과 싸워 이겨보려고 모든 힘을 소진해서는 안 된다.

p115

1910년 6월 2일

장남 퀜틴의 이야기

시간을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는 퀜틴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가 하는 말을 되짚어보면 이게 무슨 뜻일까 의아하면서도 어렵게 느껴지지만 결국 어렴풋이 알 것만 같은 것은 보통의 언어로는 느낄 수 없는 그 무언가의 공감대를 작가 포크너는 퀜틴을 통해 말하고 있는 것 아닐까?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그 모든 것의 총합일 테니 말이다. 고함과 분노 즉 퀜틴의 기억 속에 자리 잡힌 소음들이 언제쯤 괜찮아질까? 이제 퀜틴은 그 시간들을 놓아주어야만 한다. 인간을 죽음으로 몰고 있는 것이 결국 시간이었다니... 그 모든 것에 대한 부조리함을 알기까지 인간은 더 이상 시간에 의해 존재하지 말 것이며 시간 앞에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는 퀜틴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마음이 엿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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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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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크리스마스 때문에 얼마나 걱정하는지 아무도 몰라. 정말 몰라요. 무슨 일이든 잘 견뎌 내는 여자도 있지만, 난 그렇지 못하잖아요. 제이슨과 애들 때문에라도 좀 더 버텼으면 좋겠는데.

p16

1928년 4월 7일 고함과 분노 첫 번째장의 화자는 콤슨 가문의 막내 벤지의 시선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서른세 살이나 되었지만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벤지가 엄마 캐럴라인은 늘 걱정이다. 백치로 소설 속에서 묘사되고 있는 벤지 그의 시선으로 소설 속 이야기는 시작되고 네 남매에게 일어날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난다. 벤지 엄마도 제일 걱정인 그 아이가 나 역시도 걱정이다.

한편 그런 벤지에게 늘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캐디 누나는 여전히 벤지의 기억 속에 자리 잡혀있다. 현실과 과거를 넘나드는 벤지의 기억 서른세 살이 되었지만 아직도 세 살 속 세상에 살고 있는 벤지의 기억 저편으로 소설은 현실의 골프장과 캐디, 벤지가 기억하는 목장과 캐디가 넘나들며 벤지의 기억을 표현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은 정신 바짝 차리고 더 집중하며 읽어나가야 한다. 각자 다른 성향의 네 남매 그렇기에 이번 크리스마스가 더 걱정인 콤슨가 부인 그녀의 마음이 오죽할까? 벤자민, 백치인듯하지만 그가 느끼는 오감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만이 느낄 수 있는 감각들이기에 그저 백치라고 하기에 벤지는 너무나 많은 걸 알며 느끼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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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사일러스
조셉 셰리던 르 파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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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사일러스』

조셉 셰리던 르 파누(저자) 고딕서가(출판)

고딕 서가의 고딕소설 3종 시리즈 중 마지막으로 읽어본 엉클 사일러스! 어쩌면 나에게 고딕소설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내려 준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숲속의 로맨스」, 「공포 집 여성」, 「엉클 사일러스」 모두 저마다의 고딕 소설만의 매력을 뽐내며 마지막을 장식했기에 난 이 시리즈들을 읽는 동안 또 하나의 장르를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었음에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되었다.

70이 넘었지만 건강한 아버지를 화자는 늘 선생님이라 불렀다. 어느 날 브라이얼리라는 마른 신사가 집을 찾아왔고 가정부인 러스크 부인은 그가 며칠간 집에 머물 거라고 했다. 아버지와 브라이얼리는 무슨 사이일까? 17세 소녀, 자신을 어린애 취급하는 브라이얼리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루틴 가문에 어떤 사연들이 있었길래 이토록 주인공 모드가 공포에 질려있는 것일까? 마담 드 라 루지에르라는 모드 가정교사가 새로 오고부터 기이한 분위기가 엄습해온다. 스베덴보리 교도들을 알고 지내며 천국과 지옥이라는 책을 읽는 비현실적인 종교를 갖고 있는 모드의 아버지도 그렇고 자신의 이중적인 성격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는 가정교사까지... 너무나 불길하고 위험인물이라는 것이 점점 느껴진다. 특히 가정교사 마담 드 라 루지에르는 한 명 한 명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려는 모습에 모드의 집안 전체를 집어삼킬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데..

하지만 뭔가, 유령 같은 느낌, 그런 거 있잖아요?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느낌 중 가장 사악한 면들...

그나마 모드 옆에 러스크 부인이 있어 다행인 걸까? 점점 사악하게 모드를 조여오는 듯한 가정교사의 태도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야말로 그녀의 행동은 오싹함의 결정판이 아닐 수 없다. 무섭다 그녀의 말과 행동이... 한편 모드의 아버지는 모드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궁금해하는 사일러스 삼촌에 대해 무언가 감추려 하는 모습이 역력하고... 대체 사일러스 삼촌의 정체는 무엇일까? 오스틴 루틴이 자신의 동생에 대해 항상 슬퍼하고 있는 이유는? 점점 미궁 속에 빠지는 루틴 가문의 진실이 궁금해졌다.

모드의 아버지 오스틴 루틴의 사촌 레이디 놀리스는 마드무아젤이 마담 드 라 루지에르라는것을 눈치챈다. 그녀가 어떤 이유로 루틴 가문의 가정교사가 되었는지 미스루틴 즉 모드가 상속녀라는 것을 알고 접근한 것인지에 대한 의심을 놓지 않는데... 그렇기에 모드 아버지에게 마담에 대한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에 대해 말하려 하고 마담은 그런 레이디 놀리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편 사일러스 에일머 루틴 즉 오스틴의 동생의 행적 그가 도박과 쾌락에 탐닉한 채 살인을 저질렀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데... 8세 사일러스 삼촌을 초상화로 접한 모드는 그의 비밀도 모른 채 잘생기고 신비스러운 그를 우상시한다. 가부장적인 모습의 루틴 가문에 과연 모드는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아무런 힘조차 없어 보이는 소녀 모드에게 그녀가 상속받을 재산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인물들이 점점 더 가 까오는 듯 하다. 유쾌하지만은 않은 어딘가 모르게 꼭꼭 숨어있는 듯한 비밀들이 하나둘 세상 밖으로 나오려 하는데...

편지인의 내용들은 사일러스가 어떻게 하여 빚을 지게 되고 살인이라는 의심까지 받게 되었는지 짐작 가게 한다. 반면 부자였던 형 오스틴에게 동생의 부탁은 어쩌면 그가 형으로서 그저 동생의 일들을 눈감아주는 것이라 보아야 할까? 그러나 추방당할 위기에 있던 사일러스에게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종교였다. 빚이 있고 가난했던 그에게 종교는 어떤 의미였을까? 사일러스 삼촌에 대한 신비롭고 치욕적인 이야기는 모드에게는 꽤나 충격이었고 왠지 모를 더 커다란 비밀이 있을 것만 같아 아직은 그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사일러스 그의 등장만으로 무슨 일들이 생길 것만 같은 오싹함은 배가 되어간다. 모드에게 다가오는 그의 그림자가 점점 불길해져만 가는데... 과연 모드는 마치 인간의 탈을 쓴 유령의 모습을 한듯한 사일러스 삼촌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현실에서도 인간의 모습을 한 채 사이코패스적인 범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소설 속 사일러스는 그런 인간의 모습을 대변한 인물은 아닐까?

고통과 절망이 말문을 열게 만들었구나. 가장 고집스럽고 잔인한 사람에게 애원하도록 만들었구나.

인간의 모습 공포에 사로잡히다!

엉클 사일러스의 작가 르 파누는 비극적 로맨스를 의도하며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센세이션 소설이자 고딕소설로 평가된 엉클 사일러스의 첫 시작부터 마치 유령이라도 나올 것처럼 분위기에 압도되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소재들이 가득한 엉클 사일러스! 한 달 반이라는 시간 동안 고딕소설의 세계에 빠져있던 소중한 시간에 마침표를 찍게 해준 엉클 사일러스를 통해 이제는 고딕소설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팬이 되어버렸음을 느끼며 고딕 서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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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 - 제 꿈 꾸세요
김멜라 외 지음 / 생각정거장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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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

김멜라외 (저자) 생각정거장(출판)

1936년 한국단편 문학의 전형적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을 발표했던 이효석 작가님의 이름을 바탕으로 한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는 올해로 23회를 맞이하여 읽게 되었다. 이효석 작가님을 기리기 위한 수상작품집은 많은 신인작가들의 중 단편 소설을 한 권으로 다 만나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쩌면 매년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한국 소설에 대한 생각의 폭과 깊이가 더 남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난 수상작품집을 찾아 읽곤 한다.

생각 정거장 출판사는 이효석 작가님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2000년대부터 이효석 문학상을 선정했다고 한다. 아마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많은 문학상 중 하나로 즐겨 찾는 독자들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이번에 내가 눈여겨보게 될 작품으로 김멜라『제 꿈 꾸세요』는 제목만으로도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올해는 특히나 코로나 시대를 겪어온 많은 사람들에게 꿈이라는 소재로 지치지 말고 조금 더 살고 싶은, 살게 만드는 이야기들을 많이 접했던 것도 사실이며 여성작가들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을 받기도 했었다. 이번 대상 수상작은 특히 꿈이라는 단어가 주는 것은 많은 의미가 있겠지만 나에겐 긍정적인 의미로 더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도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는지 모르겠다.

이 소설은 그들이 건네는 인사입니다.

좋은 꿈 꾸세요.좋은 아침이에요. 평범한 안부를 전하는 마음

-대상수상작가 수상소감중에서-

김멜라 작가『제 꿈 꾸세요』 죽음이라는 것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삶을 되돌아봄으로써 삶은 어쩌면 죽음과 하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과연 나의 죽음은 어떨지에 대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던 「제 꿈 꾸세요」는 직업 없이 혼자 살고 있는 여자가 죽음을 택했지만 사흘 만에 깨어난 자기 자신에게 새로 살아보겠다고 다짐까지 하건만 급하게 먹은 초코바 하나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챔버그녀를 저승으로 이끌어주는 천사로 꿈을 통해 그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그녀는 친구와 남자친구, 엄마의 꿈 중 누구 꿈에 나타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과연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꿈을 통해 알릴 수 있을까? 다름 아닌 엄마와의 꿈속에서 조우는 안타깝기도 하면서 마음이 뭉클하면서 짠해짐을 느끼게 되었다.

죽음을 맞이했지만 꿈을 통해 그리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표현들이 울컥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삭막한 세상 속에서 나 홀로 외롭게 이 세상을 등져버리는 많은 이들에게 죽음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다시 한번 소중한 삶과 인연을 생각해 보게 만든 소설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박해진 현실 세계를 반영한 김지연 작가의 『포기』 중년 여성의 외로움을 잘 표현한 백수련 작가의 『아주 환한 날들』, 어릴 적 아버지의 외도를 목격하곤 그때의 그 기억들을 성인이 된 자신에게 과연 사랑이라는 단어에 물음표를 던지게 만든 위수정『아무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할아버지가 돌아가심과 함께 만나게 된 친구들과의 갈등을 이야기한 이주혜 작가의 『우리가 파주에 가면 꼭 날이 흐리지』 등 이번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2』총 8편의 단편소설을 담고 있었다. 우수 수상작 외에도 대상을 수상한 김멜라 작가의 자선작 『메께라께라』와 기수상 작가 이서수님의 『연희동의 밤』도 함께 읽어볼 수 있었기에 단 한 권이 주는 한국문학의 위상은 실로 대단했고 그 자체로 영광이었으며 상상력 가득했던 이번 소설로 조금 더 깊이 있는 문학을 접할 수 있었음에 찬바람 불어오는 이 가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신인작가들의 다양한 단편소설을 통해 문학의 깊이를 좀 더 이해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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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사일러스
조셉 셰리던 르 파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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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사람한테는 기댈 데가 그거 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그이는 세상에서 고립된 지 너무 오래되었고, 이론은 현실에서 잘 통하지 않아.

p302

편지안의 내용들은 사일러스가 어떻게 하여 빚을 지게 되고 살인이라는 의심까지 받게 되었는지 짐작 가게 한다. 반면 그런 일들이 일어났었던 그때에 부자였던 형 오스틴에게 동생의 부탁은 어쩌면 그가 형으로서 그저 동생의 일들을 눈감아주는 것이라 보아야 할까? 그러나 추방당할 위기에 있던 사일러스에게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종교였다. 빚이 있고 가난했던 그에게 종교는 어떤 의미였을까?

사일러스 삼촌에 대한 신비롭고 치욕적인 이야기는 모드에게는 꽤나 충격이었고 왠지 모를 더 커다란 비밀이 있을 것만 같아 아직은 그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사일러스 그의 등장만으로 무슨 일들이 생길 것만 같은 오싹함은 배가 되어간다. 모드에게 다가오는 그의 그림자가 점점 불길해져만 가는데... 과연 모드는 마치 인간의 탈을 쓴 유령의 모습을 한듯한 사일러스 삼촌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현실에서도 인간의 모습을 한 채 사이코패스적인 범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소설 속 사일러스는 그런 인간의 모습을 대변한 인물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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