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 사일러스
조셉 셰리던 르 파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엉클 사일러스』

조셉 셰리던 르 파누(저자) 고딕서가(출판)

고딕 서가의 고딕소설 3종 시리즈 중 마지막으로 읽어본 엉클 사일러스! 어쩌면 나에게 고딕소설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내려 준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숲속의 로맨스」, 「공포 집 여성」, 「엉클 사일러스」 모두 저마다의 고딕 소설만의 매력을 뽐내며 마지막을 장식했기에 난 이 시리즈들을 읽는 동안 또 하나의 장르를 더 깊이 있게 알게 되었음에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되었다.

70이 넘었지만 건강한 아버지를 화자는 늘 선생님이라 불렀다. 어느 날 브라이얼리라는 마른 신사가 집을 찾아왔고 가정부인 러스크 부인은 그가 며칠간 집에 머물 거라고 했다. 아버지와 브라이얼리는 무슨 사이일까? 17세 소녀, 자신을 어린애 취급하는 브라이얼리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루틴 가문에 어떤 사연들이 있었길래 이토록 주인공 모드가 공포에 질려있는 것일까? 마담 드 라 루지에르라는 모드 가정교사가 새로 오고부터 기이한 분위기가 엄습해온다. 스베덴보리 교도들을 알고 지내며 천국과 지옥이라는 책을 읽는 비현실적인 종교를 갖고 있는 모드의 아버지도 그렇고 자신의 이중적인 성격을 낱낱이 드러내고 있는 가정교사까지... 너무나 불길하고 위험인물이라는 것이 점점 느껴진다. 특히 가정교사 마담 드 라 루지에르는 한 명 한 명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려는 모습에 모드의 집안 전체를 집어삼킬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데..

하지만 뭔가, 유령 같은 느낌, 그런 거 있잖아요?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느낌 중 가장 사악한 면들...

그나마 모드 옆에 러스크 부인이 있어 다행인 걸까? 점점 사악하게 모드를 조여오는 듯한 가정교사의 태도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야말로 그녀의 행동은 오싹함의 결정판이 아닐 수 없다. 무섭다 그녀의 말과 행동이... 한편 모드의 아버지는 모드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궁금해하는 사일러스 삼촌에 대해 무언가 감추려 하는 모습이 역력하고... 대체 사일러스 삼촌의 정체는 무엇일까? 오스틴 루틴이 자신의 동생에 대해 항상 슬퍼하고 있는 이유는? 점점 미궁 속에 빠지는 루틴 가문의 진실이 궁금해졌다.

모드의 아버지 오스틴 루틴의 사촌 레이디 놀리스는 마드무아젤이 마담 드 라 루지에르라는것을 눈치챈다. 그녀가 어떤 이유로 루틴 가문의 가정교사가 되었는지 미스루틴 즉 모드가 상속녀라는 것을 알고 접근한 것인지에 대한 의심을 놓지 않는데... 그렇기에 모드 아버지에게 마담에 대한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에 대해 말하려 하고 마담은 그런 레이디 놀리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편 사일러스 에일머 루틴 즉 오스틴의 동생의 행적 그가 도박과 쾌락에 탐닉한 채 살인을 저질렀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데... 8세 사일러스 삼촌을 초상화로 접한 모드는 그의 비밀도 모른 채 잘생기고 신비스러운 그를 우상시한다. 가부장적인 모습의 루틴 가문에 과연 모드는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아무런 힘조차 없어 보이는 소녀 모드에게 그녀가 상속받을 재산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인물들이 점점 더 가 까오는 듯 하다. 유쾌하지만은 않은 어딘가 모르게 꼭꼭 숨어있는 듯한 비밀들이 하나둘 세상 밖으로 나오려 하는데...

편지인의 내용들은 사일러스가 어떻게 하여 빚을 지게 되고 살인이라는 의심까지 받게 되었는지 짐작 가게 한다. 반면 부자였던 형 오스틴에게 동생의 부탁은 어쩌면 그가 형으로서 그저 동생의 일들을 눈감아주는 것이라 보아야 할까? 그러나 추방당할 위기에 있던 사일러스에게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종교였다. 빚이 있고 가난했던 그에게 종교는 어떤 의미였을까? 사일러스 삼촌에 대한 신비롭고 치욕적인 이야기는 모드에게는 꽤나 충격이었고 왠지 모를 더 커다란 비밀이 있을 것만 같아 아직은 그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사일러스 그의 등장만으로 무슨 일들이 생길 것만 같은 오싹함은 배가 되어간다. 모드에게 다가오는 그의 그림자가 점점 불길해져만 가는데... 과연 모드는 마치 인간의 탈을 쓴 유령의 모습을 한듯한 사일러스 삼촌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현실에서도 인간의 모습을 한 채 사이코패스적인 범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소설 속 사일러스는 그런 인간의 모습을 대변한 인물은 아닐까?

고통과 절망이 말문을 열게 만들었구나. 가장 고집스럽고 잔인한 사람에게 애원하도록 만들었구나.

인간의 모습 공포에 사로잡히다!

엉클 사일러스의 작가 르 파누는 비극적 로맨스를 의도하며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센세이션 소설이자 고딕소설로 평가된 엉클 사일러스의 첫 시작부터 마치 유령이라도 나올 것처럼 분위기에 압도되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소재들이 가득한 엉클 사일러스! 한 달 반이라는 시간 동안 고딕소설의 세계에 빠져있던 소중한 시간에 마침표를 찍게 해준 엉클 사일러스를 통해 이제는 고딕소설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팬이 되어버렸음을 느끼며 고딕 서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려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