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마리 오베르 지음, 권상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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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마리 오베르 (저자) 자음과 모음(출판)

노르웨이 젊은비평가상을 수상한 마리 오베르의 첫 장편소설 『어른들』을 만났다.

어디까지 자라야 어른이 되는 것일까?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이라고 하기엔 나조차도 웃음이 난다. 어른의 깊이를 아직 나도 잘 모르겠으니 말이다. 몸과 마음이 자라 비로소 어른이 되기까지 우리에겐 무슨 일들이 일어났던 것이며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들이 비로소 책장을 덮으니 더 알 수 있었다. 어른이 무엇인지 그리고 아직 그 어른이 되기 위해 내가 무슨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른들 이 소설은 어쩌면 성인들이지만 비로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할까? 읽으면서도 다 큰 어른들의 서로에 대한 시기, 질투심 이런 것들이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자매라고 하기엔 내가 알기론 적어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더 클 텐데 그러기보다 상대방의 행동에 한심해하며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며 가슴속 깊은 곳에서 보이는 그들만의 행위와 속마음이 너무나도 낱낱이 비쳐서 읽으면서도 자매가 맞나 싶었다. 어쩌면 지극히도 현실적인 문제들이며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그 무언가를 생각했을 것 같다.

그렇게 언니 이다와 크론병을 앓던 여동생 마르테 재혼한 마르테 남편 크리스토페르 그의 딸 올레아까지... 어릴 때부터 늘 몸 약한 마르테 걱정만 하셨던 엄마, 그런 엄마와 교제 중인 스테인까지... 그들의 이야기가 별장에서 펼쳐진다. 언니 이다는 어쩌면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아닌 여동생만을 걱정하며 신경 쓰는 엄마에게도 내심 서운했던 기억들을 소환하기도 한다. 이다와 마르테는 65세 엄마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들과 준비된 별장으로 간다.

그렇게 소설은 그들의 특별한 일상을 시작으로 이어간다. 하지만 읽다 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왜일까? 아이가 있지만 그 아이는 사랑하는 남편의 아이일 뿐 내 뱃속으로 낳은 아이가 아니었기에 마르테는 늘 유산만 하던 자신의 아이를 힘겹게 임신하고 그런 마르테를 이해할 수 없지만이다 또한 결혼은 부정하면서 아이는 갖고 싶은 마음에 마르테 남편에게 손을 내밀고... 이 땐 정말 놀랄 노자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동생의 남편에게... 여동생에 대한 짙심이 선을 넘었던 것 같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내내 계속되었지만 이다의 마음이 왜 고개가 끄덕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끝까지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숨기려던 그녀의 진심은 무엇일까? 동생을 사랑하긴 한 것일까? 자신의 삶과 동생의 삶을 너무 비교하며 살았던 건 아닐까? 그녀들은 왜 행복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았을까? 너무 신기하게도 이 책은 나에게만큼은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깨우침을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끝까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누구에게도 있었을 법한 마음속 한 가지만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인간의 진정한 본모습이 이렇게 드러날 때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이유이다. 이 책 제목이 왜 어른들인지 어린이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가진 어른들의 모습들이 있었기에... 작가는 또다시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진정한 어른들에 대하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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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 '무진기행' 김승옥 작가 추천 소설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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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저자) 스타북스(출판)

누구에게 자신만의 허점은 있다. 인간으로서 그 내면을 파고드는 그래서 더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인간실격. 너무나 유명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이라 읽고 또 읽어보길 몇 차례... 이번엔 스타북스 출판사의 인간실격과 마주했다.

다른 사람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은 건 나뿐이 아닐 테지... 사진 속 그의 웃음이 섬뜩하다고 느낀 것은 어쩌면 그가 인간으로서 삶을 상실한지도 오래였는지 모르겠다.

점점 자신을 파멸의 세계로 끌어당기며 인간으로서의 삶을 놓아버리는 순간 그는 이제 이 세상에서 영원히 실격돼 버린다. 이 작품은 인간 정신 깊은 곳에 박혀 있는 인간의 존재 그 자체를 언급한 무서운 작품이라고 한다. 하긴 작가 다자이 오사무가 세 번의 자살 끝에 생을 마감하였고 이 소설이 그의 다른 소설보다는 달랐던 것은 그의 자전적 의미의 소설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세계에서 왜 그들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에 주인공 요조는 점점 인간에 대한 환멸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을 살았던 그들에게 어쩌면 그들의 인생이 아닌 나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라는 의미의 소설이지도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섬세하고 감수성 뛰어난 다자이 오사무 작가는 특히 인간의 속성과 삶의 모습들에 대한 풍자를 통해 인간의 고뇌와 진실을 파헤치고 있어 때로는 잔잔하고 벅찬 주몽을 줄 때가 있어 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일본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천재적인 작가라고 불릴 만큼 그의 작품세계는 단연 돋보인다. 2010년 인간실격은 영화로도 개봉되었을 만큼 작품에 대한 높은 관심은 영화로까지 이어졌다. 인간세계에 적응하지 못한 요조. 그가 파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들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그가 아닌 우리가 인간실격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하나를 하나로 보지 못하고 다른 것을 덧붙여 설명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세계가 어쩌면 그를 더 파멸의 세계로 인도했던 것은 아닐까? 요조의 기묘한 얼굴이 다시금 떠오른다. 인간은 과연 무엇이며 인간의 가치가 진정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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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 2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6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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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2』

도스토옙스키(저자) 문학동네(출판)

백치 1권에 이어 2권에서도 역시 아름다운 인간의 진실된 묘사는 이어졌다. 삶에서 배제되고 격리되는 므이쉬킨 공작의 운명은 이 소설의 제목이 왜 백치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백치라는 의미가 '공적 세상에 속하지 못하는 자, 공적이지 못한 인간, 사인'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정치적인 공적 세상에 참여하지 못하는 자, 공적인 삶, 세상의 삶에 참여하기엔 부적격하다고 선언되고 배제되는 자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소설 속 백치 므이쉬킨이 바로 그러한 인물이다.므이쉬킨이 보여준 그만의 순수함, 인간으로서의 존재감이 2부에서는 점점 다른 이들처럼 파멸을 맛보게 되면서 그의 앞날을 예고했다. 로고진과 그리스도처럼 선한 의지로 충만한 므이쉬킨 공작 그 사이에 나스타시야. 이셋은 과연 어떠한 결말을 맺게 될지가 제일 궁금했다. 인간의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지 직관적인 그의 시선으로 냉철하게 다른 인물들을 비판하는 그의 모습에서 단연 인간의 본래적 모습을 보기도 했다.

이 소설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바로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이다. 도스토엡스키의 묘사력은 그의 책을 읽을때마다 생각들지만 단연 최고인듯 싶다.그들의 속마음이 훤히 보이는듯한 대화들과 행동 속에서 인간의 내면이 보이고 동시에 그들만의 모순이 드러나며 과연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진실된 모습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늘 중심에 있는 므이쉬킨 공작을 두고 그들이 일삼는 발언들은 때론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정작 그들은 어쩌면 공작보다 더 못난 이들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속내를 기꺼이 감추며 다른 사람들 눈치만 보기에도 바쁜 사람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솔직하고 자신의 뇌전증을 당당히 얘기하는 공작으로 인해 그들은 그에게 또 다른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 공작이 사랑했던 어쩌면 연민으로부터 비롯됐던 나스타시야를 다시 만나고부터 그의 인생이 다시 꼬이기 시작한다. 그는 진정으로 그녀를 사랑했던 것일까? 또 다른 여자 아글라야에 대한 그의 마음은 진심이었을까? 이 소설을 읽는 재미는 이렇게 등장인물들 사이 사이에서 오는 극중 대립감이다. 나스타시야와 아글라야는 정 반대의 성격과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그 둘은 공작의 사랑을 원한다.

자신들의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인간의 모순을 가장 잘 드러낸 장면이기도 했다. 백치에 나오는 주요 인물들은 괴짜, 기인, 머리가 돌아버린 사람 등등 일반적인 인물들은 아닌 만큼 왜 그들이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는지를 생각하며 읽게 된다. 세계는 이런 사람들을 배제하고 배척하고 고립시키고 격리하며, 많은 인물들이 자신도 그렇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과 위험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어쩌면 일맥상통하다. 어딘가에 소속되고 어딘가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보장받기 원하며 자신의 뜻과는 전혀 달라도 그들이 원하기에 때로는 자신의 존재마저 감추고 애써 희생양이 되어버리는 사회로부터 우리는 지금까지 서로가 서로를 마주하며 때론 경멸하며 본모습을 감춘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들에 회피하지 않고 그러한 권리조차 없다고 느꼈던 므이쉬킨 공작. 그의 개입은 로고진과 나스타시야를 결국 파멸로 가는 길에 기여했으나,아글라야가 폴란드백작과 혼인한것이며.입폴리트도 자연사로 생을 마감한 것이며 비범한 앞 두사람과는 달리 다른 인물들은 평범하게 존속됨은 진실로 아름다운 인간의 선한 의지가 가져온 결과라 한다.

어쩌면 백치는 인간의 파멸을 그린 소설이기보다 므이쉬킨공작으로 부터 인간이 얼마나 진실되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제대로 표한하며 그가 선택했던 그 모든 것들이 원칙적으로는 옳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줌으로써 긍정적인 인간의 모습의 최후를 보여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그가 완전한 백치로 돌아갔어도 말이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부디 악으로부터 선이 앞설 수 있는 세계를 기다리며 므이쉬킨 공작이 내게 남겨준 인간의 진실함만은 안고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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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 1세대 페미니스트 안이희옥 연작소설 70년대부터 현재까지 역사가 된 일상의 기록
안이희옥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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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안이희옥(저자) 열린 책들(출판)

조실부모하고 계모 밑에서 자란 아이라고 얕보면 안된다. 늘 올바르게 살아내야 해. 그래야 내가 산다.

p15

노년에 접어든 독신 여성의 삶과 기억을 펼쳐낸 안이희옥님의 연작소설 안젤라를 만났다. 일제 강점기 시대의 아버지의 모습을, 아버지의 세월을 화자는 다시 되뇌어 보면서 글은 시작된다. 안갯속을 헤매는 그녀의 말들이 그녀의 지금 모습을 비추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그 시대의 가장 힘없고 나약했을 존재들에 대하여 작은 위로의 말조차도 때론 힘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을 때가 있다.

8.15시대 갈등과 긴장 사회, 6.25 잔혹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전쟁터, 5.16프락치와 짭새 그리고 감시사회였던 그 시대에 안젤라가 있었다. 그녀는 평생 씻을 수 없는 기억들 사이로 생을 살아야 했지만 버틸 수 있었을까? 그녀의 정신 깊은 곳에서는 그날에 받은 온갖 고문과 정신적 장기적인 고통 속에 정신과 치료가 항상 뒤따라야만 했다. 유신시절 많은 청년들에게 크고 작은 상처들을 남겼던 그 시대를 살았던 안젤라.

천진난만하고 명랑한 소녀였던 안젤라도 세월과 시대에 시달리며 우울한 여인으로 변해왔다.

p54

여성 학생 최초로 단상에 올라갔었던 소설을 쓰는 주인공 안젤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연극배우 판도라와 같이 술을 한잔 기울이고 있을 때 세 살 아래 동아리 후배 연화로부터 전화가 오고 안젤라는 연화와의 추억을 되새긴다. 감시가 살벌했던 유신시절 공포정치시대를 걸쳐왔던 그들... 유독 선배들과 어른들을 잘 따랐던 연화, 시인이 되어 좋은 작품을 쓰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었던 연화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안젤라는 병으로부터 고독하게 지냈을 연화를 떠올린다.

삶이 인생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는 것을 또다시 안젤라를 통해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는 대학 후배 연화의 암 투병 소식을 전해 듣게 된다. 가난했던 그 시절 악착같이 공부해서 대학에 입학해 감사일을 하며 지금의 남편 정교수를 만났다. 그 누구보다 부지런히 악착같이 살던 그녀의 투병 생활에 안젤라는 선배로서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연화를 병문안 간 안젤라와 연화는 대학 시절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우리네 인생이. 특히 연화의 인생이 충분히 익어 갈 시간을 허락하소서.설익은 채 안타까이 지지 않게 하소서

p62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왔다. 무당인 엄마와 재개발 구역 용역으로 일하시는 아빠 밑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가고 시간강사를 하며 교수인 남편을 만났고 연화는 아들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던 그들에게 찾아온 연화의 담도암은 모든 걸 무너뜨린다. 안젤라는 대학시절 누구보다 당찼던 연화와의 추억을 또다시 되새긴다. 유신 체제 속 일제식 교육을 해야만 했던 안젤라. 교사로서 그녀는 그런 것들이 불만스럽다.

연화와는 달리 안젤라는 결혼에 대한 생각도 부정적이다. 오히려 교사라는 직업으로 인해 책 읽을 시간이 없고 글 쓸 시간이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그녀는 작가를 꿈꾸고 있었고 연화는 안정된 가정을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둘은 극명하게 서로 다른 삶을 추구하며 살았었다. 그런 연화에게 안타까운 일이 생기게 된 것이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살았을 연화가 불쌍했다. 자신을 만나 고생만 하다 간 것 같은 것이라 생각만 드는 연화 남편 정교수. 아내가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 소문들을 믿어서라도 떠난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것일까?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속에서 떠나지 못하는 마음이 오죽할까 싶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이것이 정작 소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사실적 허구에 깊은 혼동이 오기 시재했다. 그러기엔 그들의 삶이 너무 안타깝기 그지없었고 그러기엔 그들의 삶이 너무나도 애처로웠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7편의 소설은 다 다를 것 같지만 어찌 보면 한시대를 겪어온 하나의 이야기이다.

여성이 자율적으로 살려면 경제력이 필요하듯이, 남성 위주 사회에서 뜻을 펴려면 재정부터 자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했다.

p209

전쟁 속 이야기, 유신적 권속 이야기, 남성 권력 속 여성 이야기, 민주화 운동권 이야기 등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과거와 현실 미래를 넘나들며 그들이 진정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호소가 우리들 마음속에 닿기를 바라며 한없이 고통 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노년의 여성들, 현대의 여성들 그리고 앞으로 미래를 짊어지고 가야 할 젊은 여성들에게 현실감 있는 깊은 조언과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의 전환점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안젤라 그리고 소설 속 안젤라 곁을 지켜주었던 수많은 주인공들로 난 오늘도 그들의 삶 앞에 작은 기도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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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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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

채사장(저자) | 웨일북(출판)

잘 다듬어진 화살은 궤적 위에서 방향을 틀지 않는다. 올곧은 여행자는 자신의 여정 중에 길을 바꾸지 않는다.

p20

예전에 채사장의 지대넓얕을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 채사장의 신간 소설 소마가 출간했다고 하니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그때도 인간과 권력에 대해 심오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채사장은 유독 인간의 내면과 본질을 추구하며 인문학 쪽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인간적인 모습을 가장 잘 묘사한 소설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소마를 펼쳤다.


소마는 주인공 이름이다.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살며 아버지로부터 세상과 인간 그 속에 지혜로움을 배우며 성장하지만 아버지가 어른이 되어가는 소마에게 마을에 자신이 쏜 화살을 찾아오라고 하며 내기를 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화살을 찾으러 나섰던 소마에게 불행이 시작되리라곤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그 시간 마을은 순식간에 몰살당하였고 눈앞에서 모든 것을 한순간 잃어버린 소마는 한나에게 사무엘 이란 이름으로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


소마의 인생 여정이 이렇게 비참해질 수 있을까? 삶이 이렇게 허무해질 수 있을까? 하지만 주어진 환경과 시간에 또다시 적응하기 마련인 것이 인간일까? 어느새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올바르게 클 줄 알았던 소마의 모습은 사라지고 인간의 타락된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소마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활을 찾아다니던 중 작은 들개 새끼를 발견했을 때에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그래서 들개를 엎어주었던 그런 소마는 이제 없었다.


소마의 모습에서 인간의 모습과 그로 인한 마음속 내면들이 충돌하는 모습들을 보며 또다시 버려지는 그의 모습을 마주 하게 되기까지 삶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인간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깊은 생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순수한 인간의 모습을 지닌 소마가 어떤 성장 변화를 겪게 되는지 인간이 얼마나 잔인하고 영악한지 이야기의 빠른 전개와 전쟁과 종교라는 큰틀 속에 이뤄지는 서사가 이 책의 흥미로움을 배가시킨다.


현실속에서도 인간들에게 빠질수없는 사랑과 증오 연민 복수 질투 용서라는 소재들이 소설속에 뒤엉키며 헤매이며 인간으로서 부단히도 많은 역경을 딛고 외로움 속에서 힘들게 살았을 소마를 통해 인생을 다시 한번 돌이켜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과연 소마는 모든것을 얻었던만큼 모든것을 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수 있을까? 책장이 덮이고 한참을 멍하니 소마 생각만 하다 어느새 눈물이 고인 나를 발견하였다. 진심으로 인간 자체로의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길 바라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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