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마리 오베르 (저자) 자음과 모음(출판)
노르웨이 젊은비평가상을 수상한 마리 오베르의 첫 장편소설 『어른들』을 만났다.
어디까지 자라야 어른이 되는 것일까?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이라고 하기엔 나조차도 웃음이 난다. 어른의 깊이를 아직 나도 잘 모르겠으니 말이다. 몸과 마음이 자라 비로소 어른이 되기까지 우리에겐 무슨 일들이 일어났던 것이며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들이 비로소 책장을 덮으니 더 알 수 있었다. 어른이 무엇인지 그리고 아직 그 어른이 되기 위해 내가 무슨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른들 이 소설은 어쩌면 성인들이지만 비로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할까? 읽으면서도 다 큰 어른들의 서로에 대한 시기, 질투심 이런 것들이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자매라고 하기엔 내가 알기론 적어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더 클 텐데 그러기보다 상대방의 행동에 한심해하며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며 가슴속 깊은 곳에서 보이는 그들만의 행위와 속마음이 너무나도 낱낱이 비쳐서 읽으면서도 자매가 맞나 싶었다. 어쩌면 지극히도 현실적인 문제들이며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그 무언가를 생각했을 것 같다.
그렇게 언니 이다와 크론병을 앓던 여동생 마르테 재혼한 마르테 남편 크리스토페르 그의 딸 올레아까지... 어릴 때부터 늘 몸 약한 마르테 걱정만 하셨던 엄마, 그런 엄마와 교제 중인 스테인까지... 그들의 이야기가 별장에서 펼쳐진다. 언니 이다는 어쩌면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아닌 여동생만을 걱정하며 신경 쓰는 엄마에게도 내심 서운했던 기억들을 소환하기도 한다. 이다와 마르테는 65세 엄마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들과 준비된 별장으로 간다.
그렇게 소설은 그들의 특별한 일상을 시작으로 이어간다. 하지만 읽다 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왜일까? 아이가 있지만 그 아이는 사랑하는 남편의 아이일 뿐 내 뱃속으로 낳은 아이가 아니었기에 마르테는 늘 유산만 하던 자신의 아이를 힘겹게 임신하고 그런 마르테를 이해할 수 없지만이다 또한 결혼은 부정하면서 아이는 갖고 싶은 마음에 마르테 남편에게 손을 내밀고... 이 땐 정말 놀랄 노자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동생의 남편에게... 여동생에 대한 짙심이 선을 넘었던 것 같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내내 계속되었지만 이다의 마음이 왜 고개가 끄덕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끝까지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숨기려던 그녀의 진심은 무엇일까? 동생을 사랑하긴 한 것일까? 자신의 삶과 동생의 삶을 너무 비교하며 살았던 건 아닐까? 그녀들은 왜 행복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았을까? 너무 신기하게도 이 책은 나에게만큼은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깨우침을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끝까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누구에게도 있었을 법한 마음속 한 가지만은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인간의 진정한 본모습이 이렇게 드러날 때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이유이다. 이 책 제목이 왜 어른들인지 어린이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가진 어른들의 모습들이 있었기에... 작가는 또다시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진정한 어른들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