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더봇 다이어리 : 시스템 통제불능 FoP 포비든 플래닛 시리즈 6
마샤 웰스 지음, 고호관 옮김 / 알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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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 지원단이라고 불리는 단체는 '나'가 일하는 행성의 자원에 대한 옵션을 매입했고, 이번 탐사는 독점 소유권에 입찰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따라서 이 행성에 인간에게 해를 입히는 무언가가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두는 건 꽤 중요했고, '나'에게는 이 단체가 그 어떤 기업 연합에도 속해 있지 않는 자유보유권을 인정하는 행성에서 왔다는 것이 중요했다. 행성에 머무는 탐사대원들의 보안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대화를 항상 녹음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보안유닛인 '나'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의 잠자리까지 봐야하는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런데 크레이터에서 미확인 물체와 사투를 벌인 후 하위보고서 일부가 지워진 문제가 생겼다. 마침내 지도에서 빠진 구역이 여섯 군데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멘사는 사라진 구역에 대해 확실하게 알아보기 위해 탐사대원들과 함께 직접 탐사에 나서고 '나'는 보안 규정에 따라 그들과 동행한다. 지도에 없는 구역을 별 문제없이 탐사를 마치고 하루가 끝날 무렵, 멘사로부터 델타폴 그룹과 연락이 안되는 것 같다고 연락이 온다. 알 수 없는 존재와 기이한 위협, 땅속에서 튀어나온 괴물 등 좋지 않은 상황에서 멘사는 보안유닛을 두고 혼자 델타폴로 가야할지, 함께 가야할지를 고민하고 '나'는 자신이 경험이 있는 유일한 자원으로서 함께 가야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나'는 멘사, 오버스, 라티, 핀-리가 탑승한 대형 호퍼를 타고 델타폴로 향했다. 일행이 델타폴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이었다. 델타폴은 멘사의 탐사대보다 규모가 큰 탐사대였다. 없어진 운송수단은 없었으나 델타폴의 피드는 포착되지 않았으며 보안유닛 세 기도 아무 반응이 없었고 차폐막 때문에 스캐너로 거주지 안을 볼 수도 없었다. 
 
없어진 위험 보고서, 지도에서 사라진 구역, 세 기만 있어야 할 델타폴의 유닛 초과 수량. 회사는 이 행성을 조사하지 않기를 원하고, 심지어 그들을 죽이려는 것으로 짐작되는데, 그렇다면 왜 탐사대를 보냈을까?    
  
 
기계인 로봇의 시선에서 인간사회를 통찰하고,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새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 보안유닛 '나'는 드라마와 독서를 즐기고, 감정을 느낄 줄 아는 로봇인데, 오래 전 오작동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자칭 '살인봇'이라고 부르며 이유야 어떻든 다시 살인을 하고 싶지 않아 스스로 지배모듈을 제거했다. '우리'라는 단어가 나타내는 상징성을 이해하고, 인간을 살리기 위해 자신에게 방아쇠를 당기며, 타인의 감정에 이입하는 '나', 회사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한 행성에 여러 탐사대를 보내어 경쟁 탐사대끼리 약육강식으로 서로를 제거하게 속임수를 쓸 뿐만 아니라 살인을 저지른 후 탐사대 전체를 학살한 뒤 보안유닉에게 누명을 씌우는 인간의 모습은 스스로를 살인봇이라고 부르는 기계유닛보다 더 잔인한고, 비인간적이다. 소설에서는 인간이 기계보다 더 생명체를 존중하지 않는다.  

보존 지원단 탐사대는 보안유닛 '나'를 두고 인간이다 아니다를 두고 설전을 벌인다. 그런데 신뢰가 우선된다면 공동체 구성원이 인간이든 기계든 중요할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 멘사 박사다. 그는 믿음으로 죽음의 고비를 함께 넘긴 보안유닛 '나'를 영구 계약하고 보존 연합으로 돌아가 자유를 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멘사 박사와 함께 보존 연합에 가지 않고 홀로 떠나는데, '나'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증강인간인 척 하며 살아야 하고 결국 멘사의 보호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진정한 자유가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혹은 멘사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일까?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독자가 한 가지로 단정할 수 없는 까닭은 로봇 '나'가 인간애와 자의식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이다.

살인봇 유닛 '나'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 인간보다 더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는 것 같으니까. 디스토피아 소설을 읽을 때마다 독자들은 사고하는 기계의 시대를 두려워하지만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은 사고하지 않는 인간, 즉 우리 자신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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