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저널리스트 : 카를 마르크스 더 저널리스트 3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영진 엮음 / 한빛비즈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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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는 <뉴욕 데일리 트리뷴> 에 실린 기사들, 2부 <임금과 노동>은 소책자로 묶어 출간된 연재 기사들로 구성한다.  
 
1부는 1953년부터 쓰여진 기사로써 자유무역에 의한 빈곤, 지주 제도와 소작지 과밀화, 농업에 기계 도입, 현대식 농업 시스템의 대대적인 도입 등이 불러온 강제 이주와 추방 문제, 아일랜드 소작농과 지주들에게 영국이 가하는 폐해, 여러 공장 노동자들의 파업실태, 허울 뿐인 경제 번영의 진실, 공장 노동자 임금 시스템, 인도와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국의 가혹 행위, 공장 노동의 현황 등에 대해 짚는다. 2부는 1947년 이후 유럽에서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임금노동과 자본의 관계, 노동자 착취, 자본가의 영향력, 시민층의 몰락, 영국의 상업적인 지배와 착취 등의 문제들을 살펴본다. 
 
 
<뉴욕 데일리 트리뷴> 에 실린 기사들을 보면 마르크스가 제시한 표들과 그에 대한 분석이 눈에 띈다. 이 책에서 뿐만 아니라 마르크스의 문헌들을 읽다보면 사실 자료와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논리를 완성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가 얼마나 자신의 논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2부에서는 노동자의 '임금'을 정의하고, 상품 가격의 결정 과정, 자본의 속성과 증식, 자본가 사이의 경쟁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노동자 사이의 경쟁 유발에 대해서 서술하는데, 이는 독자가 자본론을 읽기 전 미리읽기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듯 하다. 
  
마르크스는 노동자들에게 경제 번영이라는 목적 앞에서 수구 권력에 대한 혁명을 늦춰서는 안되며, 영국 노동자 개개인이 조직화되어 노동 계급이 전국적으로 연대하고 단합해야함을 당부한다. 그는 임금의 상승과 하락, 그에 따른 고용주와 노동자의 갈등은 현대 산업 구조에서 노동 정신과 노동 계층의 연대를 구성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파업과 연대의 진가를 이해하려면 연대를 통한 경제적 이득이 겉보기에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 매몰되지 말아야 하며 정신적, 정치적 성과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앞서 읽었던 조지 오웰처럼 마르크스 또한 자본주의는 쇠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그가 그토록 경계했던 자유무역은 일방적 힘을 자랑하며 불공정하게 이루어져, 현재는 날개를 달아 전 세계를 장악해가고 있다. 마르크스는 자본이 살찔수록 노동자의 이익이 늘어난다는 말에 속지 말라고 당부한다. 지금도 경제 성장의 지표처럼 여겨지는 국내총생산의 진실은 알면서도 속는 사람이 많다. 국내총생산량의 증가가 국가 소득과 노동자의 실제 소득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소득.고성장이라는 단어에 우리는 얼마나 자주 현혹되는가. 
 
거의 평생을 가난한 해외 이민자로 살아야 했던 마르크스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노동자 계층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저항'이 아니었을까. 우리를 주저앉히는 흔한 말 중에 하나가 아마 "원래 그래"라는 생각이 든다. '원래'란 없다. 원래 가난한 자도, 원래 부르주아도, 원래 프롤레타리아도 아니다. 소수의 권력자들이 만든 사회 구조를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일 뿐. 모든 사람이 혁명가가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크기에 상관없이 '원래'의 틀을 깨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읽어본 마르크스의 책 중에서 가장 수월하게 읽었다. 마르크스가 쓴 기사들을 읽자니 참 거침없이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용기가 부럽기도 하고... . 여하튼 부담없이 마르크스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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